산마리노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작은 국가로 인구는 약 3만 명 정도 되는 곳입니다. 미사노 서킷은 발렌티노 로씨의 본거지인 타뷸리아에서 직선거리로 10k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척 가까운 곳에 있는 사실상 발렌티노 로씨의 홈 그랑프리입니다. 산마리노의 미사노 서킷은 모토GP를 개최하는 다른 서킷과 다르게 주택가에 위치해 있으며 가까운 곳에 넓은 해변이 펼쳐집니다. 2011년 마르코 시몬첼리가 사망한 이후 서킷의 공식 명칭이 ‘미사노 월드 서킷 미마르코 시몬첼리’로 변경되었습니다.

 

미사노 서킷은 1969년 3.488km로 설계되었고 1972년 정식 오픈했습니다. 1993년 서킷의 레이아웃을 수정했는데 같은 해 500cc 레전드인 웨인 레이니의 척추 골절 부상이 있었고, 이후 안전을 위해 1996년과 2001년 많은 시설이 개선되었습니다. 1997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이 있기 전에는 피트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였고 이때 현재의 피트가 지어졌습니다. 2006년 다시 한번 리노베이션을 실시하는데 4.2km로 확장되었으며 2006년 전까지는 반시계 방향으로 주행했었습니다.

​총 연장 4.2km의 미사노 서킷은 좌 코너 6, 우 코너 10개로 구성되어 있고 스트레이트 구간은 530m로 짧은 편입니다만 T10부터 T11, T12까지 고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어 속도감이 상당한 서킷입니다. 미사노 서킷은 총 연장 4.226km로 좌 코너 6, 우코너 10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은 565m입니다. 서킷 최고 속도는 2020년 두카티 팀 페코 바냐이아의 301.6km/h이며 평균 속도는 164.7km/h로 평균 속도가 가장 높은 필립 아일랜드 181.7km/h에 비하면 느린 서킷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T11, T12 코너는 아주 빠른 고속 코너이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코너가 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T11, T12는 고속 코너로서 라이더들이 트랙 경계선을 많이 벗어나는 구간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코너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표적인 추월구간은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을 지나는 T1과 바로 연결되는 T2 코너, T4 저속 코너, T8, T10 코너가 있습니다. 미사노 서킷에서 그랑프리를 개최한 것은 26회째로 처음 개최된 것은 1980년이었고 당시 500cc 클래스는 3.448km의 서킷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40랩 주행했었습니다. 미사노 그랑프리에서 가장 성공적인 매뉴팩처러는 야마하로 발렌티노 롯시 2008, 2009, 2014년 3회, 호르헤 로렌조 2011, 2012, 2013년 3회, 프랑코 모비델리 2020년 1회, 매버릭 비냘레스 2020년 1회입니다. 혼다는 마크 마르케즈가 2015년과 2019년 우승했으며 두카티는 2018년 안드레아 도비지오소가 유일하게 우승했으며 스즈키는 4회 포디엄만 기록했습니다.

 

타이어 공급사 미쉐린

미쉐린 파워 슬릭 프런트는 소프트, 미디엄, 하드 전부 좌우 대칭 컴파운드이며 리어는 우 코너가 10개로 더 많기 때문에 좌측면이 하드 한 소프트, 미디엄, 하드는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를 공급합니다. 미사노 서킷은 우 코너가 좌 코너에 비해 4곳이 더 많은데다 T11, T12는 코속 코너로 우측의 타이어 스트레스가 큽니다. 따라서 미쉐린은 우측면이 더 하드한 타이어를 공급합니다.

 

연습주행, 예선

금요일 FP1 세션은 45분 가운데 35분이 드라이 컨디션이었고 오후에 진행된 FP2 세션은 웨트 컨디션으로 라이어들이 바이크 세팅을 개선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프릴리아로 이적 후 두 번째 그랑프리를 맞은 매버릭 비냘레스는 FP1 세션 1위로 놀라운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물론 첫 테스트도 미사노 서킷에서 했기 때문에 다른 서킷에 비해 어느 정도 이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비냘레스는 아직 적응하는 중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바이크를 이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프릴리아 RS-GP의 바이크 경쟁력은 모토GP의 성능 평준화 영향도 있겠지만 결코 뒤처지는 성능의 바이크가 아니기 때문에 비냘레스가 적응을 마친다면 이제 상위권 경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냘레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바이크를 타게 된 라이더는 야마하의 프랑코 모비델리와 9년 만에 YZR-M1을 타게 된 안드레아 도비지오소입니다. 모비델리는 2019년형 베이스인 2020년형 M1을 탔지만 팩토리 팀으로 옮기면서 2021년형 M1을 탔고 모비델리가 타는 2020년형은 안드레아 도비지오소가 타게 되었습니다. 왼쪽 무릎 수술로 인해 2개월 이상 결장했던 모비델리는 풋페그에 다리를 올려놓고 주행할 때 통증이 있을 정도로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입니다. 안드레아 도비지오소는 무려 9년 만에 YZR-M1을 타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변화한 M1에 적응하는데 집중해야 했습니다. 도비지오소는 “너무 많이 변했고 라이딩 포지션을 최대한 M1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M1의 물리적인 크기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가장 길고 큰 바이크이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고 스트레이트 주행에서 상체를 숙였을 때 레이스 시트가 많이 남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도비지오소는 아래 사진과 같이 시트의 후면에 스펀지를 두껍게 붙여 사용할 정도로 도비지오소의 시트 포지션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데스모세디치에 이미 익숙해진 도비지오소에게는 적응 기간이 상당히 필요해 보입니다.

 

금요일도 비 예보가 있었지만 모토GP 클래스 세션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주간의 폭우로 인해 날벌레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TV 화면에도 엄청난 수의 날벌레들이 잡혔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잭 밀러의 눈에도 벌레가 들어갔고 헬멧 안에 맴돌아 곤혹스러웠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QP2에 직행하기 위해 FP3 세션은 무척 중요하고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지난 아라곤에서 멋진 레이스 운영으로 모토GP 클래스 첫 우승을 차지했던 두카티 레노보 팀의 바냐이아가 1분 31초 936으로 1위, 팀 메이트인 잭 밀러가 3위,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쿼타라로가 2위를 했습니다. 바냐이아도 페이스가 빠르지만 일관적인 랩 타임은 쿼타라로가 잭 밀러, 바냐이아를 압도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런 페이스는 오후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하는 FP4 세션에서도 유지되었습니다. 쿼타라로는 FP4 세션 1위를 했는데 총 14랩 가운데 12랩을 32초대로 주행만큼 일관된 페이스를 보였으며 3위의 바냐이아는 12랩 가운데 6랩을 32초대로 주행했습니다. 일관적인 페이스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2위를 한 스즈키의 알렉스 린스는 14랩 가운데 9랩을 32초대로 주행했습니다.

일요일도 비 예보가 있는데 쿼타라로는 웨트 컨디션에서는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확실히 웨트 컨디션에서 M1의 성능이 많이 뒤처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웨트 컨디션이었던 금요일 FP2 세션에서 쿼타라로는 18위에 머무를 정도로 좋지 못했습니다. Q2 세션에서는 마치 아라곤 그랑프리 예선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두카티 레노보 팀의 페코 바냐이아가 아라곤 그랑프리에 이어 백 투 백 폴 포지션을 차지했는데 팀 메이트인 잭 밀러가 바냐이아에 이어 2위를 한 것입니다. 또한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가 3위로 지난 아라곤 그랑프리 예선과 완전히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바냐이아는 1분 31초 065로 2020년 비냘레스가 기록한 미사노 서킷의 통합 최고 기록 1분 31초 077을 0.007초 경신했습니다. 그는 웨트 컨디션에서는 조금의 실수도 결과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드라이 컨디션을 선호하며 특히 미사노 서킷의 그립이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했는데요. 바냐이아는 쿼타라로에 챔피언십 포인트가 53점 뒤져있기 때문에 격차가 좀 큰 편입니다. 목요일 기자회견에서는 잭 밀러가 레이스에서 팀 워크를 통해 그를 지원할 수 있다면 가능한 돕겠다고 했는데요. 두카티로서는 혼다에게 3년 연속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겼고 올 시즌 가장 큰 기회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예선 1, 2위를 했기 때문에 스타트가 좋은 잭 밀러가 쿼타라로의 추월을 방해한다면 바냐이아가 우승하는데 수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잭 밀러에게 자신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가장 우선이지만 레이스 전개가 팀을 위해 해야 할 상황에서는 바냐이아를 돕겠다고 한 것입니다. 사실 모토GP 팀플레이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두카티는 이번 그랑프리가 무척 중요한 시점으로 팀플레이가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레이스에서 어떠한 레이스 운영을 할까요.

렙솔 혼다 팀의 마크 마르케즈는 16개의 코너 가운데 10개가 우 코너로 이루어진 미사노 서킷이 체력적으로 어려운 곳입니다. 그는 금요일, 토요일 2일간 세 번이나 전도했는데요. 올 시즌 21회째로 이제 전도수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라이더가 되었습니다. 그는 FP 세션 Pit에서 굉장히 급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바이크의 리어 타이어 워머를 채 빼지도 않았는데 출발하려고 했고 출발을 제지하자 굉장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입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심적으로도 무척 쫓기는 상황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마르케즈였습니다.

 

사실 마르케즈 뿐 아니라 전체 클래스의 많은 라이더들이 전도했습니다. 라이더들은 하드 프런트 타이어를 사용하면서 제대로 예열이 되기 전 기록에 도전해 그립이 좋지 않은 노면으로 인해 전도가 발생했고, 비가 왔었기 때문에 노면에 흙이나 모래 등이 남아 있어 전도가 많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루머에 따르면 마르케즈가 다음 그랑프리인 미국 오스틴 그랑프리까지 참전하고 남은 세 번의 그랑프리에 참전하지 않고 오른팔 회복에 집중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오스틴 그랑프리는 마르케즈가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는 서킷으로 총 7회 가운데 6회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에는 전도 리타이어 했는데 이때도 1위로 주행하다 전도한 것으로 독일 작센링과 같이 독보적으로 강한 서킷입니다. 이미 챔피언십 타이틀은 마르케즈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루머로 볼 수 있습니다. 오스틴에서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팔의 회복에 집중한다는 것이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면 현명한 방법일수 있는 것이죠. 미사노 그랑프리 레이스에서 빠른 라이더가 우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립이 굉장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전도를 하지 않는 안정적인 주행을 하는 라이더가 우승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비가 오면 모든 상황은 제로에서 시작되게 됩니다.

레이스는 기온 26℃, 노면 온도 29℃, 드라이 컨디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비가 예보되었지만 구름이 많이 낀 상황에서 드라이 레이스가 선언되었지만 팀은 플래그 투 플래그(우천 시 모터사이클 교체)를 준비하며 두 번째 바이크는 웨트 세팅을 해놓았습니다. 미쉐린 파워 슬릭 프런트 타이어는 노면 온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아라곤과 같이 대부분 하드 컴파운드가 아닌 7명이 미디움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리어 역시 높지 않은 노면 온도로 인해 소프트, 미디엄 비대칭 컴파운드를 고루 선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쉐린 타이어는 컴파운드와 관계없이 타이어의 그립 및 성능이 저하되는 시점은 레이스의 70% 지점으로 이때부터는 라이더들이 랩 타임이 늦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때부터는 라이더들의 타이어 관리 능력도 필요하고 타이어가 무리 없이 주행할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하게 됩니다. 레이스 데이터를 보면 확연하게 70%를 주행한 후부터 랩 타임은 느려지고 순위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70%부터 타이어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미쉐린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으로 라이더, 바이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이때부터 확실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감안하고 레이스를 보시면 라이더들의 페이스가 왜 떨어지지? 왜 순위가 바뀔까? 등 레이스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지난 아라곤에서 폴 투 피니시로 상승세에 있고 FP 세션에서 좋은 페이스를 보여준 두카티 레노보 팀의 페코 바냐이아가 스타트 직후 T1에서 홀샷을 차지하고 단 한 번의 추월도 허용하지 않고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습니다. 2연속 폴 투 피니시로 챔피언 타이틀에 대한 기대를 더 크게 했습니다. 폴 포지션의 바냐이아는 리어 소프트, 가장 일관적인 페이스를 보여준 쿼타라로는 리어 미디엄 컴파운드로 서로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바냐이아가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한 것은 당연히 노면 온도도 고려한 것이지만 처음부터 선두로 최대한 격차를 벌려 주행하기 위했던 것입니다. 지난해 선두로 주행 중 안타깝게 전도했던 만큼 미사노 서킷의 그랑프리에 대한 아쉬움과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작전대로 바냐이아는 레이스 초반부터 2위 잭 밀러와의 격차를 벌렸고 3랩에서 자신의 레이스 최고 랩타임을 기록할 만큼 초반 페이스를 최대한 끌어올렸습니다. 어느 정도 격차가 벌어졌다고 판단한 바냐이아는 타이어 관리를 위해 약간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주행했는데요. 그는 “쿼타라로가 0.1~0.2초씩 빠르게 주행하는 것을 알았을 때 조금 걱정됐다. 하지만 미사노에서 M1이 데스모세디치를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1, 4 섹터에서 빨랐기 때문에 자신 있는 주행을 했고 마지막 랩은 완벽했다고 생각한다. 아라곤은 긴 스트레이트 구간이 있어서 잠시라도 숨을 돌릴 수 있지만 미사노 서킷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무척 힘들다. 그립도 점점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지면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작년 선두로 주행하다 T6에서 전도했을 때를 생각하면서 브레이킹을 빨리하지 않았다. 그때의 실수가 바로 평소보다 빠른 브레이킹이었는데 프런트가 잠기면서 전도했기 때문이다. 나는 두 번의 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기 때문에 챔피언십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모토GP 라이더들도 사람인지라 자신이 실수했거나 한번 어렵다고 느끼는 서킷에서는 랩 타임이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냐이아는 가장 자신감 없고 어려워하던 아라곤에서 마르케즈를 완벽하게 이겼고 그 자신감을 토대로 지난해 전도로 리타이어 했던 미사노에서 연속 우승을 이끌어냈습니다. 바냐이아의 인터뷰 내용처럼 많은 자신감을 얻은 바냐이아의 앞으로 남은 네 번의 그랑프리에서의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팀 메이트인 잭 밀러는 바냐이아의 챔피언십을 위해 상황에 따라 팀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초반 스타트도 좋았고 팀플레이가 가능한 포지션이었지만 바냐이아의 페이스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밀러가 부담스럽게 팀플레이를 할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13랩까지는 2위로 포디엄을 기대했지만 최종적으로 6위로 체커기를 받으며 포디엄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바냐이아의 2연속 폴 투 피니시가 가장 빛난 결과였지만 개인적으로 아빈티아 에스폰소라마의 루키 에니아 바스티아니니의 3위가 눈에 띄었습니다. 바스티아니니는 예선 12위로 사실 포디엄을 기대하기 어려운 그리드 위치였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4랩에서 6위로 올랐고 19랩에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2019년형 데스모세디치 GP19를 타는 바스티아니니는 “지난 세 번의 그랑프리에서 라이딩 스타일에 변경을 주었는데 GP19를 타는 데 있어 편안함과 속도의 향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아직 바이크에 대한 적응을 하고 있는 루키이기 때문에 이런 시도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바냐이아와 쿼타라로가 레이스에서 32초대를 꾸준히 기록했지만 바스티아니니는 그리드의 핸디캡이 있었기 때문에 레이스 초반 5랩까지는 33초대로 주행했습니다. 예선에서 프런트 그리드였다면 바냐이아, 쿼타라로와 함께 치열한 우승 경쟁도 가능했을 겁니다. 일요일 오전 웜업 랩에서 바이크의 경쟁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레이스에서 브레이킹과 코너 진입에서 생각보다 큰 경쟁력이 있었다고 했는데요. 이제 루키들의 바이크 적응이 어느 정도 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프라막 레이싱의 호르헤 마틴은 루키이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도 2랩에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3랩 T14에서 전도로 리타이어 했습니다. 사실 마틴의 프런트 로우 사이드는 타이어의 그립과 예열이 100%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밀어붙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아쉬움을 많이 남겼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는 바냐이아와 다르게 리어 미디엄 컴파운드를 선택했고 레이스 중반부터 바냐이아와의 격차를 줄여나갔고 결국 0.364초로 2위를 차지했는데요. 만약 비가 왔다면 쿼타라로는 포디엄 근처도 가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그에게 행운이 따른 것은 드라이 컨디션이었습니다. 쿼타라로는 두카티의 바냐이아와 잭 밀러가 리어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했고 자신은 미디엄이었기 때문에 초반 무리하지 않고 타이어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쿼타라로는 “2위를 하고도 이렇게 기뻤던 적은 없었다. 두카티 라이더들이 워낙 빨랐고 특히 바냐이아의 T4, T5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레이스 후반 바냐이아와 격차가 많이 좁혀졌을 때 나는 예선에서 타임 어택을 하듯이 과격하게 주행을 했지만 그 순간 리어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침착하게 주행하기로 결정했다. 챔피언십을 생각하면 현명한 판단이었다. 레이스 초반 더 강한 공격을 위해 리어 소프트 컴파운드도 생각했지만, 일요일 오전 웜업 랩에서 리어 미디움 컴파운드에 대한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바냐이아는 두 경기 연속 우승으로 50점을 획득했지만 쿼타라로의 선전으로 48점의 격차로 네 경기를 남겨두고 뒤집기에 큰 점수 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야마하는 쿼타라로를 제외하고 최악의 결과를 보였습니다. 먼저 팀 메이트이자 오랜만에 복귀한 프랑코 모비델리는 2021년형 M1에 적응해야 하지만 수술한 왼쪽 무릎은 아직도 통증이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레이스 결과 역시 18위로 챔피언십 포인트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모비델리는 일요일 웜업 랩에서 레이스를 완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고 했는데요. 진통제를 맞고 레이스에 임할 정도였으며 수술 이후 체력 저하도 한몫했기 때문에 그 역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페트로나스 야마하 SRT의 발렌티노 로씨는 17위, 9년 만에 M1을 탄 안드레아 도비지오소는 21위로 최후미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안드레아 도비지오소는 트랙 리밋 룰에 의해 롱 랩 페널티까지 부과 받았는데요. 레이스에서 연석을 완전히 벗어나는 경우 1회, 2회까지는 아무런 제재가 없습니다. 그러나 3회가 되면 라이더의 바이크 계기판에 ‘트랙 경계선 위반’ 경고 메시지가 표시됩니다. 그리고 트랙 경계선을 5회 벗어나면 ‘롱 랩 페널티’가 부과됩니다. 규제 예외도 있는데 바로 출발 직후 T1에서 많은 라이더가 코스 아웃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안전을 위해 페널티 부과를 하지 않습니다.(첫 랩에 한함)

우선 M1을 9년 만에 타는 그에게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의 말대로 바이크가 많이 변했고 자신이 오랜 세월 탔던 데스모세디치보다 크기 때문에 수정해야 할 부분과 적응해야 할 부분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페이스가 두카티 만큼 올라오려면 내년 시즌 초반을 지나야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도비지오소의 35세라는 나이도 고려해야 합니다. 큰 기대를 하기에 이제 그도 지는 태양입니다.

디펜딩 월드 챔피언 팀 스즈키 엑스타의 후안 미르는 예선 11위, 레이스에서 6위를 했습니다. 스즈키의 FP, QP 세션에서의 부진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미르는 레이스 이후 “자신은 점점 월드 챔피언에서 멀어지고 있고 이제 타이틀 방어에 대한 꿈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프런트 하드 컴파운드를 선택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GSX-RR은 프런트 하드 컴파운드를 잘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디움을 선택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현재 미르는 챔피언십 3위로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쿼타라로에 67점이나 뒤져있기 때문에 미르의 이야기대로 타이틀 방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네 번 남은 그랑프리는 쿼타라로와 바냐이아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고 쿼타라로의 실수가 없다면 자력으로 바냐이아가 월드 챔피언이 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상황입니다.

 

렙솔 혼다 팀의 마크 마르케즈는 지난 주말 세 번의 전도를 할 정도로 육체적, 심적 부담을 떠않은 채로 레이스를 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4위를 했지만 마르케즈는 5위에서 7위를 생각했는데 그보다 결과가 좋아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마르케즈가 미사노 서킷에 강한 편도 아니고 그의 체력, 근력을 고려한다면 그의 말대로 괜찮은 결과였습니다.

아프릴리아 RS-GP로 두 번째 그랑프리에 참전한 매버릭 비냘레스는 13위로 챔피언십 포인트 3점을 획득하는데 그쳤습니다. 비냘레스는 “여전히 할 일이 많고 아직 바이크에 대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속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정할 부분들이 있다. RS-GP는 충분한 파워와 브레이킹이 좋다. 그만큼 잠재력이 큰 바이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여러 시도를 해야 하고 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바이크 경쟁력은 분명히 있고 M1과 다른 엔진 형식,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비냘레스의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잘한 것입니다.

 

미사노에서는 화요일과 수요일 모토GP 클래스의 공식 테스트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비델리, 도비지오소, 모토3의 대런 빈더, 모토2 라울 페르난데즈, 레미 가드너 등이 참여합니다. 도비지오소, 모비델리, 비냘레스에게는 바이크를 이해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내년 모토GP에 스텝 업하는 라이더들은 처음 모토GP 바이크를 주행하는 테스트입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2년 만에 개최되는 미국 오스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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