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로자일 인터내셔널 서킷은 하마드 공항으로부터 북쪽으로 30km, 도하로부터는 북쪽으로 23km 정도로 접근성이 좋은 곳입니다. 2004년 10월 첫 번째 그랑프리 개최를 위해 약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밤낮없이 공사에 투입되었고 총공사비용은 5,800만 달러가 들었으며 공사 기간은 약 1년 정도 걸렸습니다. 또한 주변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인조 잔디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로자일 서킷은 올해로 20번째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16회째 야간 레이스로 모토GP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19년은 COVID-19로 인해 모토2, 모토3 클래스의 레이스만 진행되었고 모토GP 클래스는 취소되어 2021년에 개막전과 2전이 연속으로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유일하게 야간에 레이스를 진행하는 로자일 서킷은 기존 조명 시스템을 50% 효율을 향상시킨 LED 광원으로 교체했습니다. 기존 조명탑은 약 1,000여 개였지만 528개로 줄였고 LED는 3,697개로 교체하여 균일한 빛으로 라이더 시인성을 높였습니다. ​

인구가 160만 명으로 서킷에는 항상 적은 관중이 TV 화면을 통해 보였으며 서킷 자체의 관중석 역시 스트레이트 구간에 있는 메인스탠드 하나가 유일합니다. 로자일 서킷은 총연장 5.38km, 우 코너 10, 좌 코너 6, 총 16개의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트레이트 구간은 1,068m입니다. 모토GP 클래스는 레이스에서 22랩을 주행하며 총 레이스 거리는 118.4km입니다.

 

이번 그랑프리는 3월 6일 개최되는데 1964년 미국 데이토나 그랑프리 이후 가장 빨리 시작된 시즌이기도 합니다. 카타르는 태국, 터키,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네시아와 함께 그랑프리를 개최하는 7번째 아시아 국가이며 로자일 서킷은 아시아에서 그랑프리를 개최한 11번째 서킷으로 지금까지 개최한 아시아 서킷은 일본 모테기(63회), 스즈카(56회), 후지(8회), 말레이시아 세팡(62회), 샤알람(21회), 조호르(3회) 중국 샹하이(12회), 터키 이스탄불(9회), 태국 창(6회), 인도네시아 센툴(6회)입니다.

야마하는 가장 성공적인 제조업체로 총 10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발렌티노 로씨 4회, 호르헤 로렌조 3회, 매버릭 비냘레스 2회, 파비오 쿼타라로 1회입니다. 두카티는 5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케이시 스토너 3회, 안드레아 도비지오소 2회로 로자일은 두 번째로 성공적인 서킷이며 가장 성공적인 서킷은 세팡, 모테기, 레드불링으로 각 6회씩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혼다는 3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마지막 우승은 2014년 마크 마르케즈의 폴 투 피니시였습니다. 스즈키의 가장 성공적인 결과는 2007년 존 홉킨스, 2019년과 2021년 알렉스 린스, 2021년 후안 미르의 4위입니다.

 

아프릴리아는 2017년 알레익스 에스파가로의 7위가 가장 성공적인 순위였습니다. KTM은 모토GP 데뷔 4년 동안 브라드 빈더가 지난해 2전에서 8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올 시즌 모토GP 클래스 라이더들 가운데 안드레아 도비지오소, 파비오 쿼타라로, 프란체스코 바나이아, 프랑코 모비델리, 잭 밀러, 후안 미르, 호르헤 마틴, 마크 마르케즈, 매버릭 비냘레스, 폴 에스파가로 10명은 로자일 서킷에서 우승 경험이 있습니다. 

 

 

타이어 공급사 미쉐린

모토GP 타이어 독점 공급 업체인 미쉐린은 로자일 그랑프리에서 프런트 소프트, 미디엄, 하드 좌우 대칭 컴파운드, 리어 소프트, 미디엄, 하드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 타이어를 공급합니다. 리어 컴파운드는 우 코너가 10개로 좌 코너보다 네 개 더 많기 때문에 우측면이 더 하드한 컴파운드 타입니다.

 

 

연습 주행 & 예선

카타르 그랑프리는 야간 레이스가 된 이후 적절한 레이스 시간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밤에 이슬이 내려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 있어 그 전의 적절한 시간을 선택해야 했고 3일, 4일에 걸쳐 그랑프리를 진행하기도 했고 세션의 시간을 여러 차례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역대 그랑프리에서 두 번째로 일찍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에 지난 시즌과 또 다른 환경에서 개최되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현지 시각 22:00에서 20:00로 변경되어 개최되었고 2022년은 다시 18:00로 앞당겨졌습니다. 몇몇 라이더들은 시간을 재조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모토GP 클래스의 경우 금요일 FP1 세션이 현지 시간 13:40~14:25로 노면이 가장 뜨거워지는 시간이며 도하의 모래바람으로 노면에 먼지가 가장 많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실제 레이스나 예선은 18:00 이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FP1, FP3 세션에서는 너무 뜨거운 노면으로 인해 좋은 랩타임을 기록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예선 페이스와 가장 비슷한 조건의 세션은 금요일 FP2 세션뿐입니다.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하는 FP4 세션은 17:20분으로 태양이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시간이기 때문에 실제 레이스 상황과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COVID-19로 인해 시즌 전에 항상 있었던 카타르 로자일 테스트 없이 그랑프리에 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면 컨디션이나 서킷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조금 고전할 수 있습니다. 금요일 현지 시각 13:40 FP1 세션과 18:00 FP2 세션의 기온은 7℃ 차이가 있었습니다. 노면 온도의 차이도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다행인 것은 노면에 모래 먼지가 적었습니다.

지금까지 카타르 그랑프리의 금요일 세션은 라이더들이 많은 주행을 하면서 노면의 모래를 청소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번 금요일 세션에서 라이더들은 이구동성으로 노면이 무척 깨끗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예상보다 좋은 노면 컨디션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예선, 레이스와 동일한 시간에 진행된 FP2 세션의 1위, 바로 스즈키의 알렉스 린스입니다. 린스는 1분 53초 432로 마크 마르케즈에 0.035초 빠른 랩 타임으로 세션 1위를 했는데, 놀라운 것은 두카티, KTM, 혼다 등 모든 바이크를 압도하는 최고 속도 355.2km/h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 두 번의 그랑프리를 카타르에서 개최했고 1전 FP2 세션에서 프라막 레이싱의 요한 자르코가 354km/h로 가장 빨랐고 톱 10 안에 두카티 데스모세디치가 전부 포함되었었습니다. 2전 FP2 세션 역시 자르코가 356.4km/h를 기록했으며 350km/h를 넘은 라이더는 1전과 같이 네 명이었습니다. 이번 FP2 세션은 알렉스 린스를 비롯하여 350km/h를 넘은 라이더는 무려 14명으로 늘었을 정도로 역대급으로 최고속이 빠른 그랑프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2년형 엔진 출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마하는 같은 직렬 4기통 엔진을 채용했지만 단 한 명의 라이더도 350km/h를 넘지 못했는데요. 스즈키의 GSX-RR과 야마하 YZR-M1은 엔진 방식도 동일하지만 코너에서 빠른 속도를 내는 퍼포먼스로 항상 최고속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GSX-RR은 완전히 다른 바이크로 발전했습니다. 2021년 린스와 미르는 바이크의 출력이 부족한 데 대해 좌절감을 느낄 정도로 불만이 많았고 재계약도 확실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테스트에서 GSX-RR의 출력이 확실히 향상되었고 두 라이더 모두 굉장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두 라이더는 두카티 데스모세디치와 혼다의 RC213V와의 격차를 실제로 좁힐 정도로 충분한 엔진 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했었습니다. 엔진 출력 향상으로 더욱 빨라진 최고속과 제동 시 안전성을 높였지만 선회에서 조금 희생을 해야 하는 신형 섀시는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FP 세션에서는 GSX-RR이 데스모세디치를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추월하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두카티는 지난 시즌 두 번의 카타르 그랑프리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이었지만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지난번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우선 두카티의 가장 큰 이슈는 팩토리 라이더인 바나이아가 2022년 신형 엔진이 아닌 2021년 엔진을 사용하기를 원했고 잭 밀러도 찬성하면서 두카티가 2021년형 엔진 사용을 허락했다는 것입니다. 신형 엔진의 출력은 높아졌지만 동력 전달에서 2021년형이 더 공격적이라고 판단한 바냐이아의 의견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인데요. 하지만 독립 팀인 프라막 레이싱 호르헤 마틴 호르헤 마틴, 요한 자르코와 VR46의 루카 마리니는 예정대로 2022년형 신형 데스모세디치를 타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두카티의 올 시즌은 조금 복잡하게 상황이 되었습니다.

Q1에서는 파비오 쿼타라로가 2위, 레드불 KTM 팩토리 레이싱의 브라드 빈더가 1위로 Q2에 진출했습니다. Q2에서는 프라막 레이싱의 호르헤 마틴이 1분 53초 011로 폴 포지션을 차지하며 지난해 최종전인 스페인 발렌시아에 이어 2연속 폴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모토GP 15회 참전 가운데 다섯 번 폴 포지션을 기록했고 지난해 스페인 아라곤부터 두카티의 7회 연속 폴 포지션 기록으로 2008년 케이시 스토너 케이시 스토너의 기록과 동일합니다. 호르헤 마틴은 “스즈키의 린스와 미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왜냐면 그들이 가장 강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위는 그레시니 레이싱 모토GP의 에니아 바스티아니니가 차지했으며 지난해 모토GP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맨 앞 줄에 서게 되었고 지난해 후반부터 포디엄에 오르며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타이어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과제가 있습니다. 에니아 바스티아니니는 “데스모세디치 GP21은 매우 부드러우며 그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 한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심리적인 면에서도 안심이 된다. 나에게는 특별한 레이스가 될 것이다. 타이어 선택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승할 기회가 있을지, 포디엄에 오를지 모르겠지만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렙솔 혼다 팀의 마크 마르케즈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마르케즈는 로자일 그랑프리에서 7년 연속 맨 앞 줄에 선 것이지만 2014년 우승이 유일할 정도로 카타르 그랑프리의 우승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포디엄에 오른다면 마르케즈 본인의 통산 100번째를 기록하게 됩니다. 마크 마르케즈는 “새로운 바이크로 첫 번째 레이스를 하게 됐지만 많이 다르다. 타이어 수명, 타이어의 소모량도 파악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이전 RC213V보다 더 잘 통제하고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21년형 엔진을 선택한 두카티 레노보 팀의 프란체스코 바나이아는 지난해 독일 작센링 10위 이후 이번에 9위로 좋지 않은 예선을 기록했습니다. 프란체스코 바나이아는 “최고의 예선은 아니었지만 바이크에서 좋은 느낌을 찾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팩토리 라이더로서 더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라이딩 스타일에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 이번 그랑프리와 올 시즌은 큰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에는 현실적으로 상위 5위 안에 드는 것이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두카티 라이더 가운데 가장 높은 확률로 우승 가능한 라이더는 바스티아니니로 이미 지난 시즌 잠재력을 보여줬으며 그는 탁월한 레이스 페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파비오 쿼타라로는 모토GP로 스텝 업 한 이후 네 번 Q2로 직행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야마하 라이더가 2018년 스페인 아라곤 그랑프리 이후 10위 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처음으로 개막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파비오 쿼타라로는 “제가 가진 유일한 전략은 초반부터 100% 밀어 붙이는 것이다. 나는 그 외에 다른 전략이 없으며 제가 유일하게 앞에 설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잭 밀러의 말대로라면 엔진 출력이 30마력 이상 향상되었다고 하는 스즈키는 금요일의 엄청난 페이스 이후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후안 미르 8위, 알렉스 린스 10위로 타이어 관리가 중요한 서킷에서 그리드가 뒤에 처져 있다는 것은 상당한 핸디캡을 가지고 레이스에 임하는 것입니다. 사실 금요일 페이스가 이어졌다면 상위권 랩 타임이 충분했겠지만 결과를 그렇지 못했습니다. 항상 예선에서 고전하고 레이스에서 힘들게 상위권에 진입하는 패턴을 고쳐야 월드 챔피언에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GSX-RR의 장점은 빠른 코너, 다른 바이크에 비해 연료 소비가 적은 점, 특히 타이어 관리에 탁월하며 거기에 더해 출력이 강해졌기 때문에 실제 레이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알렉스 린스는 “나는 오늘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늘은 금요일에 비해 노면에 모래가 많았지만 FP3에서 사용했던 타이어로 좋은 페이스를 보이는 몇몇 코너를 만들었지만 새로운 작업을 한 FP4 세션은 엉망이었다. 어제의 타이어와 같은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고 실제 출구에서 리어 그립이 없어 미끄러졌다. 하지만 바이크의 출력이 높아진 만큼 상위권 진입에 자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레이스

토요일은 금요일에 비해 노면에 모래와 먼지가 많았지만 미쉐린 타이어의 접지력, 안정성, 질감 면에서 좋은 성능을 발휘했고 마모 패턴도 좋았습니다. 프런트 소프트 컴파운드는 많은 라이더들이 선호했고 리어 소프트 컴파운드는 미디엄 보다 그립은 높지만, 일관성과 안전성 면에서 조금 미치지 못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라이더들의 선택이 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레이스에서는 프런트 컴파운드의 마모가 높은 바이크의 특성 때문에 KTM 네 명의 라이더와 유일하게 나카가미가 프런트 미디엄을 선택했으며 리어 미디엄 컴파운드는 14명, 나머지 10명은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기온 23℃, 노면 온도 28℃의 드라이 컨디션에서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개막전은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졌습니다. 예선에서 자신의 모토GP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인 2위를 차지했던 그레시니 레이싱의 에니아 바스티아니니가 17랩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한 뒤 18랩에서 선두로 나섰고 그대로 체크기를 받아 모토GP 데뷔 19경기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바스티아니니의 우승이 감동적인 것은 그의 첫 번째 우승이기도 하지만 팀 보쓰였던 파우스토 그레시니가 지난해 2월 23일 코로나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지 1주기가 조금 지난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레시니 레이싱은 모토2, 모토3 클래스까지 운영하며 가장 적극적이고 투자를 많이 하는 팀이기도 합니다.

 

모토GP 역사에서 가장 가까운 랩 타임으로 우승한 레이스로는 1996년 체코 브루노에서 믹 두한과 알렉스 크리빌레의 0.002초 차이 승부와 2006년 포르투갈 에스토릴에서 발렌티노 로씨와 모토2 클래스 초대 월드 챔피언 토니 엘리아스의 0.002초 차이 승부입니다. 그런데 토니 엘리아스의 우승이 바로 그레시니 레이싱 팀의 모토GP 마지막 우승이었기 때문에 16년 만의 우승과 함께 그레시니의 1주기에 가까운 시점에서 그에게 우승을 바쳤다는 점이 모토GP 팬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 것입니다.

레이스 막판 TV 화면에 계속해서 보인 여성은 바로 그레시니의 부인인 나디아 파도바니로, 남편의 팀을 맡아 운영하는 팀 보쓰이며 아들인 로렌조도 함께 팀을 끌어가고 있습니다. 팀 보쓰이고 파우스토의 아내인 그녀가 흘린 눈물은 너무 당연했던 것이고 이런 내용을 아는 팬들 또한 감정이 북받친 것입니다. 바스티아니니도 트로피를 들어 하늘에 인사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에니아 바스티아니니는 “포디움에서 팀을 짊어지기로 어렵게 결정한 나디아를 껴안았다. 그녀의 눈을 보니 파우스토와 같은 눈이었고 팀의 모든 분들을 봤을 때 그들의 눈은 빛났다. 사실 우승은 고사하고 포디움에도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폴 에스파가로와 브라드 빈더는 굉장히 빨랐고 바이크 역시 진화했기 때문에 무척 힘든 레이스였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피하고 타이어의 관리에 신경 쓰며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았다. 파우스토를 위해 우승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환상적인 팀으로 운영하는 나디아를 비롯하여 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사실 두카티는 바스티아니니만 성공적인 개막전을 펼쳤을 뿐 팩토리 팀과 폴 포지션을 차지한 호르헤 마틴까지 완전히 초상집 분위기였습니다. 먼저 잭 밀러는 6랩째 10위로 주행하던 중 피트 인 하였지만 전자 문제로 인해 리타이어 했고. 폴 포지션이었지만 레이스에서 8위로 주행하던 프라막 레이싱의 호르헤 마틴은 12랩 T1에서 두카티 레노보 팀의 페코 바냐이아가 추월을 시도하는 중 전도하며 마틴을 충격, 결국 두 라이더 모두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한 것인데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월드 챔피언 후보가 개막전부터 리타이어 하면서 챔피언십은 더욱 흥미롭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레드불 KTM 팩토리 레이싱의 브라드 빈더가 2위로 KTM의 모토GP 복귀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브라드 빈더는 예선 7위였지만 빠른 스타트로 T2에서 3위까지 치고 올랐고 19랩에서 2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바스티아니니에 0.346초 차이로 체커기를 받았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레이스 운영으로 결국 포디엄에 오른 것입니다. 브라드 빈더와 대런 빈더는 친형제 사이로 두 라이더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예선 그리드와 관계없이 레이스에서 상위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도 그런 재능을 여지없이 잘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라드 빈더는 “뒤에서 따라가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빠른 스타트를 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는 의도대로 됐다. 꾸준히 바이크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면서 따라가려고 노력했고 추월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두 랩에서 추월을 시도했지만 이미 타이어는 한계점까지 다다랐기 때문에 역부족이었다. 사실 세팡 테스트에서 바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문제점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KTM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2022년형 RC16은 지난해와 많이 다른 바이크로 변모했고 특히 그립이 매우 좋아졌다. 21회 그랑프리 가운데 이제 단 한 번의 결과이기 때문에 챔피언십에 대해 말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인 혁신과 최대한의 개선을 하는 것이 챔피언십을 위해 할 수 있는 우리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렙솔 혼다 팀의 폴 에스파가로는 첫 랩에서 홀샷을 차지하면서 그룹을 이끌었고 무려 17랩까지 단 한 번의 추월도 주지 않고 선두로 주행했습니다. 마지막 5랩을 남기고 선두 자리를 빼앗겼지만 개막전에서 3위로 포디엄에 올랐으며 혼다 이적 후 두 번째 포디엄을 기록했습니다. 폴 에스파가로와 마크 마르케즈는 프런트, 리어 모두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했는데 사실상 작전과는 다른 양상이었습니다. 폴 에스파가로는 “솔직히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명확한 아이디어가 없었다. 우리는 모든 변수를 분석하여 우리가 포디움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좋은 작전으로 중위권 그룹에서 주행하며 연료와 타이어를 절약하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선두에서 주행하게 됐다. 7랩을 남겨두었을 때 타이어는 한계에 다다랐고 우측면의 그립을 잃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 밀어붙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저의 라이딩 스타일은 코너에 진입하기 위해 리어 브레이크에 크게 의존한다. 바스티아니니에게 추월을 당했을 때 자갈밭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3위의 자리로 다시 복귀할 수 있었다. 새로운 2022년형 RC213V는 전년도 바이크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고 저도 바이크에 많이 적응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2022년형 RC213V는 제가 원했던 바이크이며 한계까지 밀어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속도를 내주고 있다. 다음 그랑프리에서도 이 수준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팀 메이트인 마크 마르케즈는 5위를 했는데 역시 로자일 서킷은 그에게 행운을 안겨주는 서킷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신형 RC213V의 프런트 엔드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요. 마크 마르케즈는 “육체적으로 100%에 가까운 컨디션이었기 때문에 행복하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은 결과였기 때문에 만족한다. 우리보다 빠른 네 명의 라이더가 있었고 나는 그 속도가 없었다. 아직 프런트에 익숙하지 않고 웜업 세션에서 미디엄 컴파운드를 사용했지만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했다. 100%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5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다. RC213V의 속도는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만달리카, 리오 혼도, 오스틴과 같이 우리에게 더 유리한 그랑프리가 있기 때문에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프릴리아 레이싱의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2.242초 차이로 4위를 했는데 아프릴리아의 로자일 서킷 최고의 성적이었습니다. 팀 메이트인 매버릭 비냘레스는 12위에 그쳤고 그는 아직 바이크에 대한 이해, 적응이 필요하며 코너에서의 선회와 프런트에 크게 고전하고 있습니다.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와 프랑코 모비델리는 각각 9위와 11위에 머물렀습니다. 지난해 개막전은 비냘레스, 2전은 쿼타라로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습니다. 야마하 YZR-M1은 현재 6개의 제조업체 바이크 가운데 개선이 되지 않은 유일한 바이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같은 직렬 4기통 엔진을 채용한 스즈키의 GSX-RR만 하더라도 출력이 상당히 개선되면서 금요일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여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금요일 세션에서는 야마하 바이크 네 대가 최고속 최하위에 랭크될 정도로 바이크가 빠르지 않았습니다. 쿼타라로, 모비델리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속도가 없고 그립이 부족하다”였습니다. 그립은 차치하고 신형 바이크의 출력 향상이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올 시즌 챔피언십 타이틀을 잃을 위험이 상당히 커 보입니다.

 

특히 이번 그랑프리는 FP, QP 세션 랩 타임이 지난해보다 느렸지만 레이스 랩 타임은 대부분 54초대로 지난해보다 무려 1초나 빨라졌습니다. 바이크의 성능 향상과 미쉐린 타이어의 그립 역시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펜딩 월드 챔피언 쿼타라로는 바이크의 성능 때문에 고전하고 바냐이아 역시 2021년형 바이크를 선택한 것이 아직 한 번의 그랑프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규정상 엔진은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올 시즌을 버텨야 하는데 과연 올 시즌 그랑프리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다음 그랑프리는 새로운 서킷인 인도네시아 롬복 섬에 있는 만달리카에서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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