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배달시장은 언더본 모터사이클이 주를 이뤘다. 당시 배달 종사자들은 대부분 업체에 소속된 모터사이클을 이용해야 해 선택지가 없었고, 업주는 어디서든 빠르게 정비할 수 있는 언더본 방식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달대행 서비스가 늘어나기 시작하며 이 시장을 스쿠터가 장악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배달대행 서비스가 거의 개인 사업자가 플랫폼에 소속되는 형태로 운영되니 모터사이클에 대한 선택권을 갖게 됐고, 변속이 필요 없는 편리함과 높은 내구성, 우수한 연비 등의 이유로 스쿠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물론 이렇게 선택하는 스쿠터들은 승용 목적인 경우가 많아 배달업에서 사용하려면 별도로 탑케이스 장착을 위한 캐리어 등을 달아야 하고, 이렇게 장착된 탑케이스로 인해 차량 뒷부분으로 무게가 쏠려 차량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동 중 자칫 다른 차량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여러 제조사에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비즈니스에 특화된 제품을 발매하기도 하는데,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공급되고 있는 푸조 모터사이클의 트윗 프로 125가 이번에 국내 도입이 결정됐다.

트윗 프로 125는 국내에서는 낯선 16인치 휠의 스쿠터다. 과거 일부 브랜드에서 이런 빅휠 스쿠터를 선보인 바 있으나, 당시에는 승용에 초점을 둔 모델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시장이라면 어떨까? 언더본 방식의 장점은 안정적인 승차감이다. 일반도로야 대체로 포장이 잘돼있으니 상관없지만, 도로를 벗어난 골목이나 소로는 노면이 고르지 않은데, 휠이 크면 클수록 이러한 거친 노면에서도 진동이 덜 올라와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여기에 큰 휠은 차고를 높이는 효과도 있어 노면의 장애물로 인해 차체에 손상이 갈 확률을 줄여주는 이점도 있다.

캐리어를 별도로 장착해야 탑케이스를 달 수 있는 다른 스쿠터들과 달리,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만큼 트윗 프로 125는 대용량 탑케이스도 문제없이 장착할 수 있는 대형 캐리어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별도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설계 과정부터 탑케이스 장착을 염두에 뒀기에 많은 화물을 적재해도 차량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고, 케이스를 장착해도 뒤쪽으로 크게 튀어나오지 않아 좁은 곳에서 방향을 전환할 때 다른 차량에 손상을 입힐 위험도 적다.

파워트레인은 125cc 공랭 단기통의 이지모션 125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11.4마력/8,000rpm, 최대토크 10.3Nm/6,5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최고속도는 99km/h이며, 연비 56km/L에 연료탱크 5.5L가 탑재되어 1회 주유로 30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 브레이크는 모두 디스크 방식에 전후 연동 브레이크(SBC)가 탑재되어 제동 시 앞뒤가 한꺼번에 작동해 높은 제동력을 손쉽게 끌어낼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 텔레스코픽 포크에 뒤 더블 쇼크 업소버로 많은 화물을 적재한 상태에서도 우수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계기판은 아날로그 속도계와 LCD 창을 조합해 주요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핸들 아래쪽으로는 짐 고리가 있어 작은 비닐봉투 등을 걸어놓기 적당하고, 그 아래로는 열쇠로 열 수 있는 수납함이 마련되어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다. 플로어 패널은 평평해 작은 상자나 긴 형태의 화물을 실을 수 있고, 시트 하단에도 수납공간이 있지만 헬멧을 보관할 만큼은 크지 않으므로 작은 소지품이나 우천시를 대비한 비옷 등을 보관하면 적당하다.

푸조 모터사이클 트윗 프로 125는 작년부터 새로 공식수입원이 된 다빈월드(대표 고재희)를 통해 국내에 수입, 유통될 예정이다. 색상은 화이트 한 종류만 출시되며, 소비자 가격은 미정이다.

예전보다 비즈니스 시장이 커진 만큼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에서 맞춤형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푸조의 트윗 프로 125가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품질과 성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달 대행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즈니스에 특화된 트윗 프로 125가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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