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레이스의 최고봉인 모토GP 또한 코로나로 인한 암울했던 상황을 이겨내고 전 세계에서 경기를 치르며 브랜드간의 실력을 겨루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팩토리팀과 위성팀 등이 참가해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이 경기에 특별한 팀과 선수가 참가한다.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일본 모테기 서킷에서 펼쳐지는 14전 일본 그랑프리에 참가하는 야마루브 RS4GP 레이싱팀의 칼 클러치로우 선수다. ‘이미 야마하에는 파비오 쿼타라로와 프랑코 모비델리가 있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누가 부상당한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바로 모토GP 경기 규칙 중 하나인 와일드카드 제도를 이용해 참가하는 것이다. 모토GP에 참가중인 브랜드들은 팀당 3개의 와일드카드 참가 기회를 얻게 되는데, 그중 하나를 야마하가 이번 일본 그랑프리에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 2021년과 2022년 기존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이를 대체해 칼 클러치로우가 모토GP에 출전한 것은 여러 차례 있지만, 와일드카드로의 참전은 2021년 야마하 팩토리 레이싱 모토GP 테스트팀 가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칼 클러치로우 선수가 이번 참가에서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올 시즌 모든 팀에서 와일드카드 참가로 점수를 획득한 경우는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하는 이유는 바로 각종 개발 과정에서의 테스트를 위한 것이다. 야마루브 RS4GP 레이싱팀의 마츠다 카즈히로 디렉터는 “이번 기회를 활용해 YZR-M1을 최대한 개발하길 바란다”며 “와일드카드 참전을 위해 프로토타입 파트를 사용할 예정이며, 피드백을 통해 기계의 성능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혀 브랜드에서도 성적보다는 제품 개발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일본 그랑프리에서 칼 클러치로우가 타고 출전하는 모터사이클은 야마하 팩토리팀인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 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YZR-M1이지만, 선수 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차량 설정 외에도 다른 점이 하나 눈에 띈다. 그것은 바로 차량의 외관으로, 올해 리뉴얼한 야마하 순정오일인 야마루브의 최상위 제품 RS4GP의 리뉴얼된 버전의 새로운 패키지 색상에 맞춰 제작된 것이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히 외관만 변경된 것이 아니라 성능적으로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이루어졌는데, 기존 제품과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알아보았다.

 

야마하는 모토GP에 참가하며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양산 제품에 적극 투입하고 있는데, 이는 야마루브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피드백을 받아 엔진오일을 개발해 테스트를 거쳐 경기에 투입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고 평가되면 이것이 양산 제품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이번 신형 RS4GP도 그런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으로, 엄선한 기유에 특성에 걸맞은 첨가제를 선택,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음으로써 기존 RS4GP의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능을 더욱 끌어올렸다고 한다.

조금 더 세부 성능에 대해 살펴보면, 우선 저온에서의 점도를 끌어올려 마찰 손실을 줄였다고 한다. 자동차든 모터사이클이든 마찰이 엔진에 가장 큰 손상을 입히는데, 이 마찰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저온 상황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엔진오일의 저온 점도(00W00 중 W 앞부분 숫자)를 너무 높이면 엔진의 시동성이 크게 떨어져 기온이 낮아지는 늦가을에서 초겨울부터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점도를 너무 낮추는 경우에는 엔진 시동성은 좋아지지만, 부품에 유막이 오래 유지되지 않아 실린더 내벽이나 피스톤 등에 스크래치가 발생, 연소실로 오일이 다량으로 새어들어가 함께 연소되며 피스톤이나 밸브 등에 카본이 누적되어 성능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최적의 윤활 성능을 유지하면서 시동성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최적의 점도가 중요한데, 레이스용 제품들 중 5W30과 같이 저온점도를 낮춘 제품도 있지만 신형 RS4GP는 저온점도를 10으로 유지해 윤활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마찰 손실을 최소화해 변속감이나 엔진 응답성을 끌어올렸다.

다음으로는 고온에서의 점도다. 사실 모터사이클이 제성능을 발휘하려면 일정 이상의 온도에 도달해 부품이 적당히 팽창해야 최적의 상태에서 작동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부품이 팽창한 만큼 부품과 부품 사이에서 확실하게 윤활 작용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앞서 저온 점도와 마찬가지로 고온에서도 최적의 점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높은 점도는 엔진의 작동에 방해요소가 되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너무 낮은 점도는 유막이 유지되지 못해 부품을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 여기에 온도 변화에 대응하는 것 역시 엔진오일의 숙제 중 하나다. 엔진오일은 온도가 일정 이상을 넘어서게 되면 점도가 유지되지 않아 윤활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데, 고온, 고부하 조건에서 오랜 시간 주행한 모터사이클의 엔진오일을 교체할 때 보면 점도가 있는 액체가 아닌, 점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물과 같은 상태를 보여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고온에서도 유막을 유지하고, 온도 변화에 따른 점도 변화를 최소화해 윤활 성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RS4GP는 10W40의 점도로 생산하는 것이다.

야마루브 비교 테스트를 진행한 일본 모터사이클 매체 '바이크진'의 기사

먼저 제품이 출시된 일본에서는 제품에 대한 비교 테스트가 진행됐다. 방식은 야마루브에서 생산하는 스탠다드 플러스 제품(국내 미출시?)와 신형 RS4GP를 같은 차량에 넣고 주행해보는 것이었다. 공통적인 의견은 엔진오일 교환만으로도 변속에서의 느낌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으로, YZF-R7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바이크진의 타미야 토오루 기자는 “시동을 걸 때 시동 과정에서의 크랭킹 시간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시동 직후 변속에서 RS4GP가 부드러워 클러치를 연결해 출발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며 “저중속대 회전에서의 엔진 회전 느낌이 특히 달랐는데, RS4GP가 훨씬 부드러웠고 엔진이 작동되는 과정에서의 소음도 약간 감소했다. 서킷에서는 높은 부하가 걸리는 주행을 했음에도 처음의 느낌이 2랩때까지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결과를 설명했다.

야마루브 비교 테스트를 진행한 일본 모터사이클 매체 '영머신'의 기사

야마루브의 RS4GP와 스탠다드 플러스를 넣은 상태에서의 다이나모 테스트 결과. 빨간색 선이 RS4GP로 조금 더 실제 출력에 가까워진 모습을 볼 수 있다

MT-09로 테스트를 진행한 영 머신의 아오키 타카오 기자는 “스탠다드 플러스를 넣은 상태에서도 아무 문제를 느끼지 못해 ‘차이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했지만, RS4GP로 교환하고선 1단을 넣는 순간부터 부드러움을 느꼈고 다른 기어로의 변속 역시 부드러웠으며, 클러치를 연결하고 분리하는 과정에서의 레버 조작감도 향상되어 출발이 쉬워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와 함께 두 엔진오일을 넣고 다이나모 테스트도 각각 진행했는데, 엔진 마력수를 체크해봤을 때 출력은 약 2.3마력, 토크는 0.4kg·m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MT-09의 제원상 출력이 119마력임을 감안하면 RS4GP가 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1번이 신형 RS4GP, 2번이 기존 RS4GP, 3번이 타사 동급 엔진오일. 1번과 2번 사이의 큰 격차를 통해 신제품의 성능이 크게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오일의 성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구로도 신형 RS4GP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유리관 내부를 신형 RS4GP, 구형 RS4GP, 그리고 타사의 동급 엔진오일을 각각 넣은 후 쇠구슬을 넣어 어느것이 더 빨리 바닥에 도달하는지, 즉 어떤 제품이 저항이 가장 낮은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기구를 통한 실험 결과 RS4GP가 타사 제품보다 저항이 낮아 쇠구슬이 바닥에 빨리 도달하는 부분은 놀라운 것이 아니었으나, 구형보다 신형이 더 저항이 낮고, 그 격차가 꽤 크게 벌어지는 점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즉 엔진의 윤활 작용을 하는 엔진오일이지만 부품이 엔진오일에 잠겨 작동하므로 이로 인한 저항은 피할 수 없는데, 신형 RS4GP는 윤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저항을 더욱 낮췄기 때문에 부품이 더 빠르게 작동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출력이나 토크 등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것으로 보인다.

향상된 성능의 신형 RS4GP는 오는 가을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레이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레이스나 트랙데이에 참가하는 모터사이클이나 엔진을 고회전으로 가혹하게 사용하는 슈퍼스포츠 모델에 가장 적합하다. 여기서 특성을 가만히 살펴보면 내구성을 주목할만한데, 고회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엔진을 가혹하게 사용하는 장르가 있다. 바로 투어러로, 장시간의 주행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로부터 엔진 부품을 보호하기 위한 윤활 성능이 요구되기 때문. 따라서 이러한 슈퍼스포츠나 투어러 장르를 즐기고 있다면 이번 야마루브의 신형 RS4GP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야마루브 제품은?

퍼포먼스 4T(10W40)

4행정 엔진을 위한 순정 오일에 합성 첨가물을 배합해 엔진 수명을 연장하고 엔진을 깨끗하게 유지한다. 또한 우수한 시동성과 부드럽고 정확한 변속에 도움을 준다.

 

스포츠(10W40)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배기량이나 차종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다. 시내 주행부터 장거리 투어링까지 모든 주행 환경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프리미엄(10W40)

중대형 차량에 적합한 제품으로, 특히 고배기량 모델의 여름철 사용을 고려해 고온, 고부하 상황에서 엔진 증발률을 낮추고 높은 산화안정성과 유막 유지 성능을 제공한다.

 

HP(0W30)

겨울에 기온이 낮아져 엔진오일의 유동성 저하로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시동 초기 윤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실린더나 피스톤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40℃까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시동 문제를 방지하고 엔진을 마모로부터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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