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와사키 모터스의 콘셉트는 아무래도 ‘부활’인 것 같다. 얼마 전 배기량 400cc 4기통 엔진을 장착한 Ninja ZX-4R 시리즈로 라이더들의 가슴을 들썩이게 하더니, 이번에는 고성능 크루저로 큰 인기를 모았지만 오랫동안 잊혀져있었던 ‘엘리미네이터’를 다시 들고 나왔다.

가와사키의 ‘크루저’라 하면 대부분 ‘발칸(VULCAN)’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엘리미네이터(ELIMINATOR)’ 또한 배기량 1,000cc부터 125cc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베리에이션으로 출시하며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시리즈다.

엘리미네이터가 처음 시장에 등장하게 된 이유 역시 모델명만큼이나 가와사키답다. 1985년,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형 모터사이클로 톰 크루즈 주연의 헐리웃 영화 ‘탑건(TOPGUN)’에 등장하며 스테디셀러가 된 가와사키의 ‘GPZ900R’. 이 고성능의 스포츠 바이크를 타고 싶었으나 체형(?)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크루저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의 라이더들의 요구에 화답하기 위해 그 고성능의 배기량 908cc 4기통 엔진을 가져다가 떡하니 크루저를 출시한 것.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 내구성이 떨어져 높은 엔진 출력을 장시간 주행에서 온전히 버텨낼 수 없었던 체인구동방식을 배제하고 요즘에도 흔하지 않은 샤프트 드라이브 방식을 적용하여 높은 출력으로 멋지고 빠르게 대륙횡단을 가능하게 했던, 오로지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 위치한 가와사키 공장에서 생산된 엘리미네이터는 실로 혁신적인 모델이었다.

크루저라 하면 할리데이비슨을 비롯해 자사의 발칸 시리즈 또한 V형 2기통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두툼한 토크를 바탕으로 여유로운 라이딩을 만끽하는 장르라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와사키는 마치 장르와 라이딩 포지션에 따른 ‘고정관념’이라는 걸 ‘제거’하고 싶었는지 9,500rpm에서 최고출력 105마력을 발휘하며 ‘유유자적’과는 거리가 먼 엘리미네이터를 출시하며 ‘슈퍼스포츠 크루저’ 라는 장르를 새롭게 구축한다.

새로운 엘리미네이터의 출시를 앞두고 먼저 공개된 Ninja ZX-4R 시리즈의 배기량 400cc 4기통 엔진이 적용하여 다시금 ‘슈퍼스포츠 크루저’ 장르를 완전하게 부활시킬 것이라는 여론도 많았으나 아무래도 가와사키는 기존 검증된 엔진 적용으로 합리적인 가격 및 대중화에 무게를 실은 느낌이다.

NINJA 400과 Z400에서 내구성을 증명한 배기량 399cc 병렬 트윈엔진의 스트로크를 늘린 새로운 배기량 451cc 병렬 트윈엔진이 장착되며, 각 연결점의 하중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최고의 경량으로 최적의 강성을 확보한 새로운 트렐리스 프레임이 이를 감싼다. 프런트에 18인치, 리어에 16인치의 스포크 형상의 캐스팅 휠을 장착했으며, 매니폴더와 머플러를 엔진 하단 거쳐 수평으로 길게 뽑고, 실로 오랜만에 트윈 리어서스펜션을 적용하여 정통적인 크루저의 롱&로우 스타일을 고수했다. 긴 형상의 연료탱크로 네이키드인 Z400보다는 상체를 세우게 되지만 풋페그를 엔진보다 후방에 위치하여 기존 자사 미들급 크루저인 발칸 S와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하게 된다.

모든 등화장치에는 LED가 적용되며 흑백 LCD의 원형 계기판은 고맙게도 그 자그마한 화면에 엔진회전수, 현재속도, 기어포지션, 현재시각, 주행거리, 연료잔량 등 다양한 정보를 표시한다. 게다가 생긴 것과는 다르게 스마트기기의 블루투스 연결도 지원한다.

국내에는 오는 7월에 블랙과 화이트 2가지 컬러의 노멀사양이 첫 출시 예정으로 소비자가격은 1,050±50만원으로 책정 예정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