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브랜드마다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고객들이 자사의 제품을 구입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는데, 판매에만 급급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다. 여러 이벤트들 가운데 서킷에서의 이벤트는 고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단순히 고객이 서킷을 체험해보는 것은 물론이고, 본격적인 장비를 갖추고 더 빠른 랩 타임을 목표로 달릴 수도 있으며, 이렇게 서킷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모아 레이스를 개최해 경쟁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들어 여러 브랜드에서 레이스를 개최하는데, 걸출한 YZF-R 시리즈를 보유한 야마하 역시 빠질 수 없다. 야마하 공식 수입원 한국모터트레이딩은 지난 25일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2025 야마하 R3컵 개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킷을 찾은 레이스팀 관계자와 서킷 주행회를 진행한 YZF-R3 오너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한국모터트레이딩 홍보 마케팅 담당 이순수 팀장은 “야마하 제품의 즐거움을 고객들이 느끼게 하기 위해 레이스를 개최해 저변을 넓혀가고자 한다”며 “그 첫 번째 단계로 이 간담회 자리를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가 하나가 되어 레이스를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모터트레이딩 이순수 팀장

야마하 역시 브랜드에서 레이스를 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레이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태생부터 레이스로 명성을 얻어 사세를 점점 더 확장할 수 있었고, 다양한 대회에 참가한 것은 물론이고 현재는 모터사이클 레이스의 최고봉인 모토GP에 꾸준히 참석하며 발렌티노 롯시처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런 야마하이기 때문에 대표모델인 R 시리즈로 레이스를 개최하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번 대회는 한국모터트레이딩이 후원하고 모터스포츠 전문 프로모터인 모토쿼드가 기획, 진행하는 경기로, 우선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3년 동안 완전히 똑같은 내용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닌, 매 시즌이 종료될 때마다 선수와 팀에서 의견을 모아 대회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다음 시즌에 적용한다고. 대회는 연 4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인제스피디움(풀코스)과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상설코스)에서 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2027년 시즌이 종료된 이후에는 전체적인 평가를 거치고 미비한 점에 대해 보완하여 계속해서 연장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클래스는 총 2개로 진행되는데, 메인 이벤트인 ‘R3 컵’과 가칭 ‘R3 컵 플러스’가 치러진다. R3 컵에 참가 가능한 차량은 공식수입원인 한국모터트레이딩을 통해 공급된 YZF-R3 차량으로만 참가 가능하며, 2025년 1월부터 구입한 신차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때 연식은 상관 없이 매매 계약서 상의 날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내년 1월 이후에만 구입했다면 이전 연식 재고 차량이어도 참가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미 국내에서 진행되는 여러 레이스 중 쿼터 클래스에 참가하는 2025년 이전 연식의 YZF-R3들도 다수 존재하는데, R3 컵 플러스는 이런 차량을 보유한 선수들을 위해 마련된 클래스다. 선수 자격은 해당 차량인 YZF-R3를 구입하고 서킷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면 타 브랜드 대회 참가 유무와 관계 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다만 대회가 아마추어 레이스를 추구하는 만큼 다른 대회 입상 경력이 있다면 참가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세팅의 경우 R3 컵은 레이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부품 탈거 및 튜닝만으로 준비 가능한데, 이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도록 안전에 대한 부분만을 갖춰 출전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대표적으로 카울의 경우 순정 상태로 참가 가능하고 라이트는 제거하지 않아도 비산 방지 테이프 등으로 처리해 참가할 수 있다. 사이드 미러, 번호판, 탠덤 스텝, 스탠드, 방향지시등, 테일램프 등은 탈거해야 하고, 핸들, 레버, 스텝 등 돌출된 부품 끝단을 둥글게 처리하고 냉각수를 순수한 물로 교체해야 하며, 엔진 드레인 캡, 주유 캡, 외부 장치 와이어락 장착, 체인가드 및 핸들 스토퍼 장착 등 최소한의 튜닝 만을 허용하는 스톡전 형태로 진행된다. 반대로 R3컵 플러스의 경우 기존 다른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는 YZF-R3의 경우 차체 상당 부분이 튜닝된 경우가 많아 오히려 무제한에 가깝게 튜닝을 허용하는 오픈전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기준에 대한 부분은 기본적인 내용만이 정리됐을 뿐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인데, 프로모터인 모토쿼드에서는 “참가 대리점과 팀, 참가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한국모터트레이딩과 협의해 최종안을 정리한 뒤 연말에는 확정된 내용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국내 야마하 대리점이나 협력점 들에서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있는지 묻자 한국모터트레이딩 이순수 팀장은 “현재 한국에 80개 딜러가 있는데, 이런 딜러 단위로의 참가를 바란다. 특히 레이스가 ‘타고 달리면 재밌다’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경제 활동으로, 타이어, 부품, 정비 등 다양하게 연계되는 활동이 있으니 딜러에서도 적극적으로 서포트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참가자들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기 위해 참가자에게 모터사이클을 대여해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이 준비되느냐는 질문에 모토쿼드 윤수녕 대표는 “일정 인원 수 이상이 모이게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 한국모터트레이딩과 협의를 거쳐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이스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든지 참여해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이벤트가 바로 레이스다. 물론 함께 경쟁할 사람들을 모아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과정들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데, 이 모든 것을 브랜드에서 대신 준비해 놀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이런 원메이크 레이스다. 그동안 레이스를 꿈꿨지만 어떻게 해야 참가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면 이번 R3 컵에 관심을 갖고 준비 과정을 지켜보길 바란다. 문턱을 크게 낮춰 마음만 먹으면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는 경기가 곧 펼쳐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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