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작고 속도도 조금 느리지만 박진감은 그 어떤 경기에도 뒤지지 않는 특별한 레이스, 혼다 원메이커 레이스의 2024 시즌 3라운드가 지난 8월 26일 전남 영암 KIC 미니서킷에서 펼쳐졌다.

혼다 원메이크 레이스에 참가하는 모터사이클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혼다 슈퍼커브와 MSX 그롬 125다. 낮은 배기량이지만 레이스를 위한 최소한의 필수 튜닝만이 허용될 뿐 나머지는 모두 동일한 사양으로 경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순수하게 선수의 실력만으로 겨루게 된다. 특히 경기가 치러지는 코스는 일반적인 서킷에 비해 길이는 짧지만 코너가 많아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사소한 실수 하나로 순위가 크게 뒤바뀌기 때문에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진다.

이번 마지막 라운드의 관전 포인트는 앞선 두 경기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없어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뒤바뀌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커브컵의 경우 전영민(BYS재호렌트)과 김반석(낭만커브), 나경남(더모토)과 박상현(더블아이) 등이 근소한 차이로 경쟁하고 있어 3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시즌 순위가 갈릴 수 있는 상황. MSX컵도 안남기(금강모터스)와 노성훈(MBRR.NRC)이 9포인트 밖에 차이나지 않아 시즌 챔피언을 그 누구도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번 3라운드 결과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혼다 커브컵 예선 1위 박상현

오전에는 먼저 커브컵 예선이 치러졌다. 8명의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한 건 시즌 누적순위 4위의 박상현으로, 1분 19초 785의 기록으로 2위와 0.7초의 격차로 결승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그 뒤로 2라운드부터 출전해 활약을 펼친 김종훈(MBRR.NRC)과 꾸준하게 고른 성적을 보여주는 나경남이 2, 3번 그리드를 나란히 차지했다. MSX컵 예선에서는 윤연수(모터바이크)가 1분 14초 439의 기록으로 폴 포지션을, 그 뒤로 노성훈과 배상운(MVP)이 근소한 차이를 보여 우승을 놓고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시즌 포인트 선두를 달린 안남기는 예선에서 5위를 차지했으나, 앞선 선수들이 빈틈을 보일 경우 언제든 추월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약간의 방심도 허용할 수 없는 상황.

오후에는 먼저 혼다 커브컵의 결승이 시작됐다. 신호와 함께 1번 코너를 김종훈이 가장 먼저 돌아나갔고, 그 뒤를 박상현, 나경남이 바짝 쫓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상현이 경기 초반 실수하며 뒤로 처졌고 김종훈과 나경남이 선두자리를 놓고 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공격적으로 아웃 코스를 공략해 역전에 성공한 나경남이 선두로 나서며 김종훈과의 격차를 점점 벌리기 시작했고, 5번 그리드에서 출발했던 김반석이 매서운 기세로 순위를 올리기 시작해 김종훈을 역전하며 선두를 노리기 시작했다.

혼다 커브컵 우승자 김종훈의 역주

나경남은 후미 그룹을 멀찍이 따돌리며 1위를 굳혀가는 듯 했으나 재역전으로 2위 자리를 탈환한 김종훈이 기세를 몰아 조금씩 거리를 좁혀나가기 시작했고, 후미에서의 압박에 나경남이 결국 브레이킹 실수로 전도하며 선두 자리를 김종훈에게 내주고 말았고 박상현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결국 가장 먼저 김종훈이 체커기를 받으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박상현이 2위, 나경남이 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4위를 차지한 김반석이 누적 점수에선 가장 앞서 시즌 챔피언을 차지했고, 시즌 2위는 박상현, 3위는 나경남이 차지했다.

이날 마지막 경기로 펼쳐진 MSX컵은 17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출발 전부터 그리드가 북적였다. 이미 예선 결과부터 접전이 예고된 만큼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일단 결승 출발과 함께 1번 코너에는 윤연수가 가장 먼저 접어들었고, 그 뒤로 배상운이 노성훈을 제치며 두 번째로 코너에 진입했다. 여기에 노성훈의 뒤를 정민(더블아이)이 바짝 쫓기 시작하며 4명의 선수가 선두자리를 놓고 접전이 시작됐다. 게다가 김정길(혼다모터사이클부산사상점)까지 후미에서 조금씩 순위를 올리기 시작해 어느새 선두권 경쟁에 합류하며 누가 우승할지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이 펼쳐지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혼다 MSX컵 우승자 김정길의 역주

서서히 순위를 높이며 기세를 올리기 시작한 김정길은 몇 랩 되지 않아 선두의 윤연수까지도 제치고 맨 앞으로 나서며 우승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초반 잠시 주춤했던 배상운도 전열을 가다듬고 맹추격을 시작, 경기 중반 윤연수를 제치고 2위로 달리며 시즌 챔피언의 자리를 노리기 시작했다. 이후 순위 변동 없이 김정길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2위는 배상운, 3위는 윤연수가 차지했다. 다만 윤연수의 경우 타 경기 입상 경력이 있어 최종 3위는 노성훈에게 돌아갔다. MSX컵 시즌 챔피언은 노성훈이 차지했고, 배상운이 2위, 배민철(팀혼다레이싱대구)이 3위를 기록했다.

혼다 커브컵 입상자들

혼다코리아 이지홍 대표이사도 현장을 찾아 시상하며 포디움에 오른 선수들을 축하했다. 이지홍 대표이사는 “1, 2전과 마찬가지로 뜨거웠지만, 오늘이 가장 열기가 뜨거웠다고 느꼈다. 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고, 내년에도 1전과 2전, 3전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내년 개최 계획을 밝혀 선수와 관람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혼다 MSX컵 입상자들

올해 혼다 원메이커 레이스의 정규 라운드는 모두 끝났지만, 아직 즐거움이 남았다. 바로 내구레이스가 그것으로, 10월 13일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카트 경기장에서 1시간 동안 펼쳐진다. 앞선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MSX와 슈퍼커브로 펼쳐지는 만큼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을날 특별한 경기를 보고 싶다면 직접 현장을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 외에도 자녀들과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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