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이 낮은 모터사이클은 초보 라이더나 타는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크기가 작아도, 배기량이 낮아도, 속도가 조금 느려도 짜릿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 바로 미니모토 레이스다. 보통 쿼터급 이하의 모터사이클로 펼쳐지는 미니모토 레이스는 국내에서도 오랜 시간 이어지며 취미로 레이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올 시즌 또한 지난 5월 개막전을 시작으로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는데, 드디어 이번 시즌 스프린트 레이스의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다. 코리아 미니모토 레이스 챔피언십 3라운드가 지난 8월 26일 KIC 미니서킷에서 진행됐다.

경기는 총 4개 정규 클래스와 2개의 이벤트 레이스로 개최된다. 먼저 17인치 휠을 장착한 125cc 모터사이클로 펼쳐지는 MT1 클래스, 그리고 12인치 휠의 125cc 모터사이클 및 스쿠터로 진행되는 MT2 클래스, 그리고 200cc 미만의 모터사이클 및 스쿠터가 모두 참가하는 ME 오픈 클래스, 그리고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에 온로드 타이어를 장착해 슈퍼모타드로 불리는 모터사이클로 진행되는 M슈퍼모토 클래스가 있다. 이벤트 레이스로는 혼다 슈퍼커브로 진행되는 혼다 커브컵과 MSX 그롬 125와 몽키 125로 진행하는 MSX 컵이 있다. 일반적인 서킷에서 진행되는 로드레이스보다 작은 규모의 경기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경기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코스가 직선이 짧고 코너구간이 많아 훨씬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진행된 ME 오픈전에서는 1라운드 우승자 전영민(BYS재호렌트)과 2라운드 우승자 안동철(ADT RACING), 그리고 2경기 모두에서 2위를 차지한 장대근(MVP)의 3파전에 미니모토의 강자 김솔(솔레이싱)까지 참전하며 누가 우세를 보일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일단 예선에선 전영민이 1분 7초 500으로 폴포지션을 차지했으나, 예선 2위부터 7위까지가 2초 이내의 격차여서 안심할 수만은 없었다.

ME오픈전 우승자 안동철의 역주

결승전 시작과 함께 전영민이 가장 먼저 1번 코너를 돌아나오며 선두로 질주했고, 그 뒤를 장대근과 김솔, 안동철이 바짝 쫓으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전영민이 서서히 후미와의 거리를 벌리기 시작해 그대로 폴 투 피니시(예선 1위가 결승 1위로 경기를 마치는 것)로 경기를 마무리하나 했는데, 전영민이 경기 중반 코너에서 넘어지는 변수가 발생해 장대근과 안동철, 김솔의 3파전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장대근을 역전한 안동철이 후미의 추격을 뿌리치며 질주한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시상대 정상에 올랐다. 2위는 장대근, 3위는 김솔이 차지했다.

MT1 클래스 우승자 안동철의 역주

MT1 클래스는 단 4명만이 참가해 지루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됐으나, 안동철과 전영민의 예선 기록이 단 0.5초밖에 나지 않아 둘의 치열한 접전이 경기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결승이 시작되고 안동철과 전영민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경기가 펼쳐졌고, 잠시 선두를 빼앗겼던 안동철이 침착하게 다시 재역전에 성공하며 MT1 클래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MT2 ST전 우승자 김정길의 역주

MT2 클래스는 MT2 ST와 MT2 프로로 나눠 진행됐다. MT2 ST에서는 1라운드에서 2위를 차지했던 김정길(혼다모터사이클부산사상점)이 1분 10초 522의 기록으로 예선 1위를 차지했고, 이승준(팀혼다레이싱대구)이 2위, 이태훈(P.J.riders)이 3위를 차지했다. 결승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쭉 이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출발 신호와 함께 김정길이 스타트 미스로 이승준과 이태훈에게 추월당하며 분위기가 바뀌는 듯했다. 그러나 침착하게 추격을 시작한 김정길은 앞선 선수들을 하나씩 추월하며 다시 순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이승준이 브레이크 실수로 라인에서 크게 벗어난 틈을 타 다시 선두를 탈환하며 1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MT2 프로는 오랫동안 미니모토 레이스에 참가해온 장대근과 김솔, 서영화(MVP) 등 쟁쟁한 선수들이 참가해 우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특히 예선 1위의 장대근이 1분 8초 018의 기록인데 김솔은 고작 0.153초밖에 차이나지 않는 기록으로 2번 그리드에 위치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1위와 2초 이내의 차이밖에 나지 않아 약간의 실수로도 언제든 추월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MT2 프로전 우승자 장대근의 역주

결승 시작과 함께 장대근이 선두로 나섰고, 그 뒤를 서영화와 장진영(팀혼다레이싱대구), 김정길, 김솔이 바짝 쫓기 시작했다. 서영화는 유일하게 스쿠터로 참가해 2위로 달리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결국 장진영과 김정길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앞을 내주고 말았다. 기세를 올린 장대근은 안정적인 주행으로 단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완벽한 주행을 선보인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로 달리고 있던 김정길은 장진영와 바퀴가 접촉하며 전도해 선두권에서 멀어졌고, 장진영이 주춤하는 틈을 타 재빠르게 치고나온 김솔이 2위를, 장진영이 3위를 차지했다.

M슈퍼모토전 우승자 박용연의 피니시 세레모니

M슈퍼모토에서는 1분 2초 467의 기록으로 예선 1위를 차지한 박용현(오프밸리)이 결승 시작과 함께 후미와의 격차를 착실하게 벌려 가는 완벽한 주행을 펼치며 폴 투 피니시를 달성했고, 윤현수(하이퍼웍스xHTB)가 2위, 안동철이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시즌 미니모토 레이스의 스프린트 경기는 이번 3라운드로 끝이지만, 모든 레이스가 끝난 것은 아니다. 바로 내구레이스가 남아있기 때문. 지정된 시간 동안 누가 더 많이 달리는지를 겨루는 경기로, 오는 10월 13일에 4시간 내구레이스로 KIC 미니서킷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미니모토 레이스에 관심이 있거나 참가를 꿈꾼다면 우선 경기를 관전하며 규칙도 배우고 기대감을 높여보는 건 어떨까. 작아서 더 재밌는 색다른 매력의 경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ME 오픈전 입상자들

MT1 클래스 입상자들

 

MT2 ST전 입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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