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레스(Address)는 스즈키의 대표 콤팩트 스쿠터로 오랜 명성을 떨쳐왔다. 이름의 유래는 ‘추가’ 의미의 add와 '의상'의 dress를 합친 것으로, 콤팩트 스쿠터가 한창 유행이던 시절 등장해 큰 이슈를 일으키며 탄생했다.

 

 

속뜻은 ‘자신만의 스쿠터를 연출하라’는 것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읽는 그대로 철자가 같은 ‘주소’의 의미로 해석하는 일이 잦았다. 사실은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빠른 이동수단으로써의 진지한 의미가 담겨있다.

 

 

1987년 2스트로크 50cc 경량 스쿠터로 세상에 처음 등장한 어드레스는 작고 파워풀한 스포츠 스쿠터로 명성이 높았다. 그를 계기로 100cc 버전이 등장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쿠터가 됐다. 이유는 무엇보다도 동급대비 가벼운 차체와 강력한 엔진 성능, 그 뿐 이었다. 스포티한 스타일이나 편의장비는 사실 어드레스의 주특기가 아니었다.

 

 

2005년 등장한 4스트로크 버전 어드레스는 V125 시리즈로 명명됐는데, 설계상 기본적으로 무겁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등에 업고도 2스트로크의 어드레스 V100을 넘어서는  폭발적인 성능을 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4스트로크로 갈아타면서도 경량 콤팩트한 차체에 폭발적 성능으로 명성을 이은 어드레스 V125. 신형 어드레스는 발매 첫 해에만 일본 내수 3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스쿠터 뿐 아니라 일본 내 모터사이클 전체 판매량을 감안해도 전례 없던 대히트 모델이었다. 한편 스즈키는 뉴 모델이 4스트로크에 대응하면서도 모든 면에서 V100를 뛰어넘는다는 점을 들어 ‘통근 쾌속’ 혹은 ‘통근 특급’과 같은 캐치프라이를 걸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2009년에 마이너 체인지될 때까지 어드레스 V125의 일본 내 누계 판매 대수는 불과 3년 반 만에 13만 대라는 사상초유 기록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곧 2012년에 이르러 20만대를 돌파한 어드레스 V125는 일본 모터사이클 판매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어드레스 V125는 DCP-Fi(퓨엘인젝션) 4스트로크 엔진을 도입해 2스트로크 대비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적으로 타 모델대비 단순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났다. 실제로 일본 현지 각 전문 매체 테스트에서도 250cc 스쿠터에 상응하는 정지 가속 및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의 최고속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스즈키 독자기술인 SCEM 도금실린더를 채용해 엔진 경량화와 높은 내구성을 실현해 신뢰도를 대폭 높였다.

 

 

고성능에 반하는 고연비에도 기록적이다. 건조 중량을 단 85킬로그램에 묶어둔 덕에 공인연비는 무려 리터당 52킬로미터에 달한다. 125cc 중에서도 일본 내 사상 최경량 차량으로  제조는 주요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차체 조립 등은 국외에서 실시하는 방법으로 단가를 최저로 유지했다. 그 결과 단가 상승 없이 2스트로크 모델인 V100과 동일한 판매가격을 고수할 수 있었다.

 

 

갈수록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과정에 출력과 연비 등의 손실을 피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동급 최강 성능을 유지하는 데에는 이변이 없다. 도로 주행 시 실제 연비는 리터당 약 35~40킬로미터 수준으로 유지하였고, 가득 주유할 경우 항속거리는 200킬로미터에 달한다.

 

 

차체를 구성하는 요소의 대부분과 엔진 성능 등은 이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편의 사양 면에서 대폭 품질이 향상되었다. 외관은 이전 모델을 답습 했지만 신형 V125SS는 특유의 볼륨감이 강조된 것으로 특징을 표현했다. 특히 역삼각형 모양의 헤드램프와 날렵한 테일 램프가 돋보이는데, 기존의 어드레스가 가진 날렵함을 이어받되 램프 류의 디테일이 강조되어 피시인성 및 질감을 한 단계 높였다.

 

 

장비면에서 속도 측정은 케이블 식에서 전자식으로 변경되고, 아울러 계기반 기능도 연료 게이지, 시계, 주행 거리, 오일 교환 시기 등을 액정 표시하는 다기능 제품으로 개선됐다. 또 간단한 비닐 가방 정도를 걸 수 있던 후크는 제대로 형상이 갖춰진 ‘백 홀더’로 변경되어 실용성을 높였다.

 

 

토크 리미터 식 연료 탱크 캡, 좌우 2개로 배치된 헬멧 홀더, 연료 탱크의 증량(0.3L) 등 다방면에서 개선이 이루어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아울러 이전 모델인 V125G에 기본 장착되었던 시가 소켓이 생략된 것은 아쉽지만, 옵션으로 준비된 트윈 시가 소켓으로 대신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특히 실용면에서는 좋아진 점은 아담한 차체 대비 프론트 패널이 크게 넓어져 다양한 수화물 적재가 무척 용이해진 부분이다. 또한 시트 안장의 형상이 변경되어 승차 시 무릎 주위 공간이 넓게 확보됐다. 수치로 봐도 운전자 발 주변 공간이 기존 모델 대비 약 55mm 연장되어 이전 모델에 비해 확실히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됐다.

 

 

핸들 아래의 간이 포켓에는 500밀리리터 음료수가 넉넉히 수납되며 최대 1.5킬로그램까지 수용 가능한 유용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또 기존 철제였던 텐덤 스텝은 알루미늄으로 재질로 개선해 녹이 슬지 않고 오랜 시간 견고함을 유지한다.

 

 

사이드 스탠드는 걷어 올리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작동해 미연의 사고를 방지한다. 비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된 킥 스타터 또한 배터리 전압이 약하거나 방전됐을 시 시동을 거는 데 무척 유용하다.

 

 

어드레스는 기본적으로 ‘작고 가볍고 파워풀한’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왔다. V125SS는 그러한 출중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더한 고급형 버전이다.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제성과 내구성은 가히 지상 최고의 이동수단으로 손꼽을 수 있을 만큼 설득력 높다. 비록 모터사이클에는 관심이 없을지언정 경제성과 편의성만 고려하더라도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색상은 레드, 블랙, 화이트로 무난하게 구성되어 있다.

 

 

일본 내에서는 어드레스를 레저의 일부라기보다는 화려한 존재감 없이 묵묵히 일상에 스며든 발 빠른 도심용 스쿠터로 어필하고 있다. 특히 동급 대비 작고 아담한 사이즈 덕에 자전거 사이에 슬쩍 끼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부담 없는 운용 및 주차가 가능한 점이 매력적이다. 장소 가리지 않는 놀라운 활용성이 빛나는 어드레스 V125SS가 다시 한번 한국에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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