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호인들에서도 자전거를 스포츠로 즐기기 시작한 열정적인 사이클리스트들이 많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전국에서 매주 크고 작은 동호인 경기들이 열린다. 자전거에 열정적으로 즐기는 동호인이라면 대회에 참가하여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 보이는 것도 사이클링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기자는 직업적으로 자전거 기사를 쓰는 기자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자전거 대회를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 동호인이다. 비록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사이클링 스포츠의 팬으로서 레이스에 참가하는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낀다. 이 기사는 동호인 자전거 경기에 관심을 가지고 차분히 대회를 준비하는 독자들이나 한 번쯤 대회 참가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기획된 것이다. 

 

기자가 이번에 참가한 대회는 제7회 화천 DMZ 랠리 평화 자전거 대회다. 화천 종합 운동장을 출발해 해산령, 한묵령 2개의 큰 오르막을 넘어야 하는 75KM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민통선 구간과 평화의 댐 등 우리나라 분단과 평화를 상징하는 랜드 마크를 지나는 코스로 유명한 대회인데, 올해로 벌써 7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경기 출발은 6월 15일 일요일 오전10시이기 때문에 전날 토요일 저녁에 화천군으로 이동했다. 경기 당일 아침에 대회장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물론 많지만, 일정 상 직접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전날 이동해서 미리 휴식을 취했다. 전날 저녁 식사는 가볍게 했는데, 이는 아침에 최대한 든든하게 식사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아침에 대회 출발지인 화천 종합운동장에는 이미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지난 세월호 참사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 연기된 이후 열린 첫 번째 대회이기 때문인지 그동안의 상처와 공백이 아물고 메워지듯 자전거 동호인들이 대거 참가 했다. 주차장은 이미 참가자들과 갤러리들이 타온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진은 기자가 경기 때 사용할 장비들이다. 자전거 정비에 문제는 없는지 여부는 물론이고 경기 코스에 따라 스프라켓 기어 비를 바꾼다던지 다른 타입의 휠셋을 사용한다던지 여러 가지 선택은 경기 일주일 전에는 결정과 준비를 마쳐야 한다. 기자는 이번에 2번의 오르막 코스를 감안하여 가벼운 11-27t 기어비의 스프라켓을 준비했다. 그 외 신발 헬멧 고글 등 용품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출발 당일 대회장에 도착하였는데 용품을 집에 두고 와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웃을 수 없는 해프닝을 겪는 참가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자전거를 제대로 타기 위해서는 준비해야하는 용품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

출발 전 타이어에 공기 점검을 잊지 말자. 가능하다면 플로어 펌프를 가지고 다니며 경기 전날 혹은 출발 전에 공기압을 체크하고 부족하다면 주입해야 한다. 간혹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평소보다 높은 공기압을 넣는 동호인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옳지 않은 행동이다. 공기압이 높다고 해서 타이어의 성능이 증가되진 않으니, 평소에 사용하던 그대로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뭐든지 과하면 결과가 좋지 않은 법이다. 

경기에 사용될 번호와 칩은 사전에 우편으로 발송되거나 현장에서 배포 한다. 가능하면 미리 당일 입은 저지와 자전거에 부착해 놓으며 한층 더 여유롭게 경기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착 방법은 공식 홈페이지와 행사본부 게시판에 미리 공지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규정을 준수하여 부착한다. 규정에 의거하지 않으면 중요한 경기 기록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경기 중 보급품은 필수다. 보급품이라고 하면 군대에서 받는 식량이 떠오르는데 맞다. 자전거 경기에서도 중간에 식량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바로 물이다. 자전거는 칼로리 소모가 크고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다. 하지만 땀들이 대부분 바람에 날리거나 금세 증발하기 때문에 수분 손실이 크다는 것을 자전거를 타는 중엔 잘 모르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계속 수분 보충을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 중 너무 더울 땐 물을 몸에 뿌려 일시적으로 온도를 식히기도 한다. 초여름이 시작되는 6월 어느 때보다 여름이 빨리 찾아온 것 같은 날씨였다. 그래서 이날은 2개의 물통 모두를 가득히 채웠다.

물에 이어 중요한건 보급식이다. 물은 식량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없을 테니 이번엔 진짜 식량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밥, 반찬은 아니고 걸쭉한 액체로 이루어진 젤 형태의 보급식과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대형태의 에너지바다. 두 가지 형태가 보급 식으로 각종 스포츠에서 선호되는 이유는 경기 중에 먹기 편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는 중에 먹어야 하기 때문에 씹기 편하고 소화도 잘 이루어 져야만 한다. 젤 형태의 보급 식은 파워젤 또는 에너지 젤로 흔히 불리는데 맛과 형태 성분 등이 매우 다양하게 시중에 출시되고 있으니 미리 먹어보고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처음 먹어보는 제품일 경우 막상 경기 당일 날 자신의 입맛이나 취향에 맞지 않으면 그것 또한 낭패 중 낭패다.   

얼마만큼 준비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50km 마다 한번 먹는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면 된다. 이번 화천 DMZ 코스를 총길이 75km 이기 때문에 중간에 한번 정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두 번의 큰 오르막을 올라야 하니 좀 더 넉넉하게 준비했다. 자전거 져지는 등 아랫부분에 주머니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주머니들은 주행 중에 물건을 꺼내기 편하도록 위치된 것인데 기자는 경기 중에 구분이 편하도록 에너지 젤과 에너지 바를 따로 넣는다. 그리고 경기 중에 먹고 남은 보급품 포장을 길가에 버리는 행동을 삼가자.    

 

모든 준비가 끝났다면 경기장 주변을 돌면서 몸도 풀고 현장 분위기에 적응해 보자 경기 출발 전에 긴장을 풀고 몸을 활성화 시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 오면 장내에 방송되는 출발 공지에 따라 집결장소로 이동하면 된다. 그리고 주최에서 분류한 카테고리 별로 출발을 시작한다.  

참가자가 출발선을 넘어야 시간측정이 시작되는 넷 타임 방식 경기였기 때문에 누가 선두인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선수마다 모두 출발한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저 최선을 다할 수밖엔 없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반짝 무더위가 찾아온 6월 초에 오르는 해산령과 한묵령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각 고갯길 정상에는 사진촬영을 위해 나온 갤러리들이 많아 표정관리는 안할 수는 없었다. 나중에 대회사진에서 자신을 찾아보는 것도 경기 참가의 재미를 더한다. 남는 건 추억과 사진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더운 날씨로 생각보다 물을 많이 먹게 되었지만 중간에 보급소가 여러 개 운영되어 부족함 없이 경기를 치룰 수 있었다. 민간인 통제 구역인 DMZ 구간을 달려보는 경험과 평화의 댐의 아름다움은 이 날 참가한 모든 동호인들에게 오랫동안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개인기록이 참가자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로 전송되는데 결과가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 않아 실망함과 동시에 매년 참가자들의 평균 실력이 월등히 향상되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아마 이날 참가한 대부분 참가자들의 마음도 비슷하였을 것이라 본다.
 

선수들이 골인하는 시작하는 즈음에 주최단체에서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부대 행사가 시작된다. 이날은 더운 날씨에 경기를 치룬 선수들과 갤러리들을 위해 시원한 콩국수가 준비 되었다. 진행되는 부대 행사에서는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경품추첨에 당첨되면 대회 후원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자전거 용품을 받을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순위권 시상품 보다 더 좋은 제품을 받을 수도 있으니 경기장에 남아서 부대행사에 적극 참가 하면 경비 충당은 물론이거니와 더 큰 실속을 챙겨 돌아 갈수도 있다. 물론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니 참가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 참가한 화천 DMZ 랠리 평화 자전거 대회 외에도 매주 주말 마다 전국에서 각종 자전거 대회가 열린다. 각 대회마다 경기 방식과 코스가 서로 다르니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자전거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해서 함께 대회에 다녀보길 권장한다. 네이버 카페 메뉴에서 지역명과 자전거 동호회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자전거를 열심히 타는 당신에게 자전거 대회에 나가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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