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6일부터 17일 양일간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인제 스피디움에서 국내 최대 원메이크 레이스인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orea Speed Festival, 이하 KSF) 3차전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예선이 펼쳐진 16일에는 비교적 날씨가 화창했으나 결선 당일인 17일엔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경기를 즐기는 입장에서 수중전은 레이스의 박진감과 스릴감을 배가 시키지만 드라이버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수중전은 미끄러운 도로 상태로 인한 변수가 많아 상위권 선수들에게는 심적 부담이 크지만 하위권 선수들에게는 이런 변수가 기회가 될 수 있는 요인이다. 경기 내내 비로 인한 코스이탈과 충돌들이 빈번하게 일어 났지만 상위 랭커들의 노련함으로 예상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레이스가 됐다.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결승

코리안랩을 통해 생애 최초 폴포지션을 잡은 권봄이(서한퍼플모터스포트) 선수를 필두로 총 11명의 선수들이 결승전에 나섰다. 아침까지 이어진 장대비는 결승전이 시작되는 오후까지 그칠 줄 모르고 줄기차게 쏟아졌다. 미끄러운 노면 상태를 고려해 선수들은 Wet 타이어를 장착한 채 경기에 임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2번 포지션의 이경국(스쿠라 모터스포츠) 선수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가 권봄이 선수를 추월했다. 권봄이 선수는 이진욱 선수한테도 추월당해 3위로 떨어졌다. 5랩까지 이진욱, 권봄이, 이경국, 임민진 선수의 치열한 선두 다툼이 이어졌다. 특히 여성드라이버인 권봄이, 임민진 선수의 기세가 매서웠다.

 

권봄이 선수는 4,5,6랩에서 남자선수 못지않은 날카로운 코스 파고들기로 경기 내내 이진욱 선수를 위협했고 평소 약한 모습을 많이 보인 스프린트 구간을 안정적으로 지난 후 첫 번째 코너에서 인코스로 재빨리 파고들어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권봄이 선수는 7랩 코너에서 코스를 이탈해 8위로 급하락하게 된다. 권봄이 선수는 이 날 21랩에서도 크게 코스를 이탈해 결국 6위로 경기를 마감하게 돼 생애 첫 폴포지션 스타트에 만족해야했다.

 

권봄이 선수가 코스이탈로 선두그룹에서 떨어지면서 서호성 선수가 무섭게 1위로 치고 들어왔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서호성(핸즈 모터스포츠)선수는 어제 예선 경기의 부진으로 7번째 포지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7랩 째 선두를 탈환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서호성 선수는 이 후 2위와의 꾸준한 시간차이를 보이며 무난하게 체커기를 받았다. 이로써 KSF 3연패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우승 기록은 32분 40초 049. 이어 한치우 선수와 심성훈(바보몰닷컴) 선수가 차례로 들어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이어 KSF의 메인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이 시작됐다. 야속한 비는 그칠줄 모르고 이어졌다. 클래스 10의 폴포지션은 서한 퍼플모터스포트의 장현진 선수이며 그 뒤 같은 팀의 김종겸 선수가 위치했다. 클래스 20의 폴포지션은 채널A 동아일보의 전인호 선수가 잡았다.

 

경기가 시작할 때 쯤 비가 많이 와서 3바퀴는 SC의 인도를 받으며 진행했고 4번째 랩부터 레이스가 재개됐다. SC가 빠지자마자 클래스10 쏠라이트 인디고레이싱팀 오일기와 최명길이 2위인 김종겸을 제치며 각각 2위와 3위로 올라섰다. 클래스 20은 전인호, 김재현(쏠라이트 인디고레이싱팀), 김장래(스피젠 레이싱팀) 순으로 진행됐고 서주원(쏠라이트 인디고레이싱팀) 선수는 9위까지 하락했다.

 

오일기 선수는 예선전의 부진을 설욕이라도 하듯이 장현진 선수를 무섭게 추격했다. 장현진 선수도 이에 겁먹지 않고 젖은 노면 상태에도 불구하고 속력을 올려 쉽게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두 선수의 빗속에서의 치열한 추격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짜릿함을 느낄 정도로 박진감 넘쳤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김종겸은 6랩에서 최명길을 제치고 본격적인 포디엄 경쟁에 참여했다. 경기 도중 미끄러운 노면상태로 선수들은 쉴새 없이 코스를 이탈하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안현준 선수는 6랩에서 코스를 이탈해 DNF하고 말았고 클래스 10의 강병휘(스쿠라 모터스포츠) 선수는 경기 후반인 25랩에서 코스를 이탈해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하지 못했다.

 

김재현은 21랩에서 클래스 20에도 불구하고 클래스 10인 강병휘를 직선주로에서 제치는 기염을 토한다. 김재현은 총 38랩을 도는 레이스 중 한 번도 피트인하지 않고 그대로 체커기를 받아 우승한다. 기록은 53분 49초 070으로 클래스 10에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들어온 김종겸 선수보다 빠른 기록이다.

 

한편 클래스 10의 선수들은 한 번씩 피트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오일기 선수가 가장 빠른 19랩에서 피트인을 하고 이어 김종겸 선수, 장현진 선수 순으로 피트인을 했다. 장현진 선수의 피트 인 도중 스텝의 실수로 시간이 다소 지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대략적인 순위 그룹이 결정됐다. 30랩까지 오일기, 김종겸, 장현진 선수 순으로 클래스 10의 선두그룹이 형성됐고 클래스 20은 압도적인 1위 김재현 선수를 필두로 정희원, 서주원 선수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31랩에서 오일기 선수를 바짝 마크하던 김종겸 선수가 오일기 선수의 차량과의 추월 과정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오일기 선수의 차량이 충돌로 인해 크게 돌고 결국 순위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오일기 선수의 차량은 뒷범퍼가 심하게 파손되고 머플러가 떨어져 나갈 정도의 데미지를 입게 된다.

 

결국 김종겸 선수가 클래스 10의 체커기를 받으며 첫 번째로 들어온다. 이어 같은 팀의 장현진 선수가 2위로 들어오고 3위는 최명길 선수가 차지한다. 경기 후반 좋은 모습을 보이며 질주하던 오일기 선수는 안타깝게 4위에 그친다. 경기가 끝나자마 김종겸 선수는 차에서 내려 오일기 선수에게 달려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일기 선수는 장난스럽게 “앞으로 세게 해보자 이거지”라며 너스레를 떨며 후배의 사과를 맞아줬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결과 김종겸 선수의 충돌행위가 지나쳤다라 판명하고 60초 패널티를 받게 됐다. 따라서 최종 포디엄 순위는 장현진, 최명길, 오일기 선수로 확정됐다. 김종겸 선수는 지나친 행위로 인해 대회 3연속 우승을 놓치게 됐다. 


 

아반떼, K3 쿱 챌린지 레이스

 

이어 마지막 경기인 아반떼와 K3쿱의 경기가 펼쳐졌다. 다행히 비는 소강상태에 접어 들었지만 아직 서킷이 마르지 않아 선수들의 주의가 필요했다. 특히 이 두 클래스는 앞서 치러진 경기의 선수들보다 전체적인 기량인 뒤처지는 챌린져들의 경기이기에 경기 전부터 경기운영 스텝들과 심판진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3차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아반떼 챌린지 레이스는 총 24명의 드라이버들이 참가했다. 미끄러운 노면 탓에 선수들은 경기 내내 서킷위에서 미끄러지거나 코스를 이탈했다. 하지만 다행히 큰 사고 없이 경기를 끝마칠 수 있었다. 우승자는 2번째 포지션에서 출발한 김재우 선수가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이며 체커기를 받았다. 우승 기록은 32분 53초 895. 이어 이대준과 김대규 선수가 차례대로 들어왔다.

 

이어 마지막 경기인 K3쿱 챌린지 레이스 결승이 이어졌다. 총 17명의 드라이버들이 경기에 참여했다. 노면 상태가 아직까지 많이 나아지지 않아 선수들 역시 조심스럽게 경기에 임했다. 총 2명의 드라이버가 DNF했고 1명의 드라이버는 DNS해 14명만이 완주에 성공했다. 우승자는 박동섭(유베이스 알스타즈) 선수며 우승 기록은 32분 14초 319. 이어 어령해, 김병찬이 차례와 들어와 포디엄을 차지했다.

 

3차전을 끝으로 2014년 KSF가 이제 후반기에 돌입했다. 이번 시즌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개막전을 늦게 시작했다. 앞으로 이어질 3주 간격의 타이트한 후반기 라운드는 선수들과 스텝들에게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남은 4, 5, 6차전은 모두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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