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지금은 SUV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몇몇 자동차 연구기관에서는 앞으로 SUV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철저히 계산에 따라 시장성이 있으면 뛰어들고 그렇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자동차 세상은 그야말로 SUV 전성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세계의 자동차 시장 중 가장 큰 시장은 두말할 것 없이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농촌을 떠나서 도시에서 일하는 중국의 빈곤층 노동자를 일컫는 농민공(農民工)들이 최근 구매력을 확보하면서 SUV 시장에 가장 큰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출장 간에 만났던 한 중국인 기자는 이런 농민공들이 대략 5천만에 이른다고 한다. 숫자로 보자면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데, 지난해 중국의 SUV 판매량은 모두 300만대에 이른다. 그리고 이 수치는 매년 50%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4 북경모터쇼,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게다가 최근 시장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러시아와 남미지역 그리고 여전히 자동차 시장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는 북미에서도 SUV 인기는 그야말로 일취월장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SUV 인기는 세계적 추세와 비슷하다.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 한국 GM, 쌍용자동차에서 판매한 SUV는 전년대비 14.2% 늘어난 29만 3,506대이며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SUV는 26.6% 증가한 3만 4,714대다.
토요타 C-HR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쿠페 컨셉, 다음달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다 현재까지 출시를 예고한 SUV를 비롯해 각종 모터쇼에서 컨셉카를 기반으로 한 양산예정모델까지 더한다면 앞으로 SUV 시장은 더 커질것으로 보인다. 이제 자동차 메이커들은 SUV 모델 하나만으로 시장공략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크나 큰 오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전통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세그먼트를 분류하는데 급급하다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변종 SUV와 크로스오버들로 인해 머리에 쥐가 날게 뻔하다.
자동차 회사들의 SUV 시장 공략전략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국내에 소형 SUV인 GLA를 출시했다. 3,200~4,000rpm의 영역에서 최고출력 136마력을 발휘하는 2,143cc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은 1,400rpm부터 최대토크 30.6kg·m을 뿜어낸다. 승용세단부터 상용트럭에 이르기 까지 전 분야에 자동차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지만 소형 SUV라인을 내놓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가장 뜨거운 소형 SUV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아우디는 최근 SUV에 대한 고정관념에 화끈한 한방을 날렸다. 다름 아닌 아우디 TT 오프로드 컨셉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우디 TT의 오프로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최첨단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탑재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우디의 전략은 우선 소형 SUV 수요를 넓힌다는 측면도 있으며, TT 브랜드의 확대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목할 점은 아우디 TT 브랜드 영역확대와 더불어 TT가 차후 아우디의 하위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렉서스 NX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도 다음달이면 한국시장에 렉서스 NX를 출시한다. 일본에는 하이브리드와 싱글터보차저 모델이 판매되지만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만 도입된다. 터보차저 모델은 내년 상반기에 도입될 예정이다. 렉서스에는 RX라는 준수한 SUV가 있지만 한가지 모델로 시장에서 버티기란 어렵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렉서스 NX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강렬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렉서스는 NX가 콤팩트 SUV를 내놓은 이유는 수요가 가장 높기도 하지만 NX의 강한 디자인을 받아들이기 가장 수월한 수요층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한국인 디자이너 강수영씨가 직접 디자인을 설명하며 주목은 받은 링컨 MKC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기존 링컨의 중후한 이미지를 SUV로 곱게 살린 MKC는 2.0 에코부스트 엔진으로 243마력이라는 놀라운 파워를 자랑한다. 연비 면에서도 디자인 면에서도 링컨 MKC의 가능성은 현재로서 가장 강력한 편에 속한다. 링컨 MKC는 기존 MKX의 성공을 소형 SUV 시장에서도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세그먼트는 쪼개면 쪼갤수록 판매량은 높아진다는 독특한 법칙이 존재한다. 게다가 국내에서 50대 이상의 소비자들에게 링컨 브랜드 이미지는 미국자동차에 대한 로망과 더불어 상당히 각별한 편이다.
닛산도 디젤 소형 SUV 캐시카이를 내놓았고, 시트로엥 역시 C-XR과 C4 캑터스 그리고 고급라인인 DS라인에서는 DS6 WR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형제브랜드인 푸조 역시 2008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시트로엥 DS6 WR SUV 성장세 이유있다
람보르기니도 SUV 우루스를 선보였고, 벤틀리도 EXP 9F로 SUV 시장을 두드린다. 조만간 페라리와 롤스로이스 조차 SUV 컨셉카 제작에 뛰어든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17년까지 SUV의 시장 수요전망은 추정치지만 대략 4,200억 달러규모다. 단일 자동차 세그먼트가 이러한 규모로 성장한 사례는 없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확정된 이름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세단의 전통적인 안락함과 함께 오프로더 성향의 장점을 향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터프하고 과감한 시야를 제공하는 높은 시트는 이제 누구나 한번 쯤 앉아보고자 하는 욕망의 이름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자본시장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의 구매력이 점차 자동차로 몰리고 있고, 이런 국가들의 대부분 도로는 아직까지 선진국과 같은 매끈함을 가지지 못했다. 따라서 자동차 수요의 상당수가 SUV로 몰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극한의 오프로드는 아닐지라도 험로에 대한 안정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SUV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 아니라 더 큰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영국의 한 자동차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시장만으로도 2018년까지 연간 800만대까지 SUV가 판매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단지 짐을 많이 실을 수 있기 때문에 SUV가 많이 팔린다면 왜건의 시대로 옮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SUV는 이유 있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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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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