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매장은 신차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또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자동차 회사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동차 매장은 최대한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게, 그리고 자동차 회사의 고유한 감성이 묻어나올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소비자는 이런 매장을 통해 전시차의 분위기와 배경을 이해한다. 매장을 방문한 사람이 ‘매장 디자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차의 특장점은 무엇인지’ 또 ‘매장 디자인이 어떠한 방법으로 차의 성격을 표현하였는지’를 직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는 어떠한 방법으로 효과적인 매장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을까?
자동차의 가치를 높이는 장소
자동차 회사는 저마다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방향성을 지닌다. 이것들은 디자이너 및 엔지니어가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제작할 때 중요한 척도가 된다. 또 완성된 차량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자동차 매장은 이렇게 제작된 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슬로건은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The best or nothing)’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 매장을 가보면 이 슬로건이 의미하는 바가 매장을 방문한 이에게 전달된다. 매장은 자동차가 소비자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현대적인 외관, 정갈한 실내, 그리고 온화한 조명을 사용했다. 또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서면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스러운 자동차로 시선이 집중될 수 있게 불필요한 디자인은 삼갔다.
네모 반듯한 매장은 오직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 로고를 위한 장소다. 회사는 1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밝은 빛을 잃지 않았던 이 로고를 매장 디자인의 최우선으로 세웠다. 매장을 구성하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는 이 삼각별이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주목받을 수 있도록 조력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매장은 자동차가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아우디 또한 회사의 가치를 매장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아우디의 슬로건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는 시각적인 형태로 아우디 매장 곳곳에 반영돼 있다. 아우디 매장은 날카롭게 다듬어진 금속 패널을 사용해 아우디의 첨단 기술을 상징했다. 또 역동성, 비대칭성 그리고 투명성으로 매장 내·외관에 운동성을 부여했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하얀색을 사용했다. 이 실내 색상은 ‘차의 디자인과 성능을 아무런 거짓 없이 있는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아우디 자동차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아우디는 또한 매장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기착지라는 의미로서 ‘터미널’이란 개념을 부여했다. 여기엔 ‘소비자의 시선과 발걸음을 매장으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미니는 여느 자동차 회사에 비해 개성이 강한 자동차 디자인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자동차 회사의 고유한 감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니 매장은 이런 미니만의 감성이 소비자들에게 시각적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그래서 그 어떤 자동차 매장보다 눈에 확 튄다. 현란한 포인트 색상과 그래픽 디자인, 그리고 격식을 거부하는 매장 인테리어가 소비자를 맞이한다.
미니 매장은 ‘도시의 화려한 밤’을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따라서 검은색으로 매장 내·외관을 칠했고 원색을 사용해 화려한 밤을 표현했다. 또 도시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직사각형 프레임이 매장을 구조를 다져 더욱 완성도 높은 매장을 디자인했다. 미니는 이런 팝 아트적인 매장에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자동차 매장은 자동차를 파는 곳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동차를 판매하는 행위를 넘어 자동차 회사가 지닌 본질과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자동차 회사는 전시차의 배치 및 구도, 차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구조물, 그리고 조명의 세기와 색상 등 여러 디자인 요소에 많은 신경을 쓴다.
앞서 언급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미니 등은 자사 특유의 매장 디자인 분위기를 정립하기 위해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그것은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를 돋보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동차의 디자인으로 전달할 수 없는 또 다른 감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추후 자동차 매장에 방문할 사람이라면 매장에 전시된 차뿐만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매장 디자인도 한번 눈여겨보자. 자동차 매장이 연출한 자동차 회사 이미지가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을 더욱 넓혀줄 것이기 때문이다.
글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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