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NCS-Lab이 만든 ‘엔사이클(nCYcle)’의 디자인은 특이하다. 아마 아름답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이상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평가를 받더라도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자전거의 모습이 보는 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자전거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델이다. 작년에 프로토타입 디자인이 완성되었고, 올해 유로바이크에 실물이 등장했다.







엔사이클의 디자인 콘셉트는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전기자전거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이 보기에도 멋질 뿐 아니라, 도시에서 자전거를 탈 때 꼭 필요한 기능이 자전거에 통합되어 있도록 하는 것이 엔사이클이 추구한 디자인 목표였다.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본 이들이라면 엔사이클의 디자인 방향성에 공감할 것이다. 어디에 자전거를 세워놓더라도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크고 무거운 자물쇠를 들고 다니기는 번거롭다. 자전거에 자물쇠가 내장되어 있으면 편리할 것 같은데, 보기에는 투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이딩에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짐이라면 등에 메거나 손에 들 필요 없이 자전거에 싣고 다닐 수 있다면 편리하지 않을까? 하지만 짐받이나 바구니는 일단 보기에 별로 예쁘지 않고, 거추장스러워서 싫다.


 

이왕이면 라이트도 달려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번거롭게 배터리를 넣고 교체할 필요 없이 전기자전거의 배터리를 이용해서 달리는 길을 밝힐 수 있다면 더 편리하지 않을까?


 

일반적인 자전거의 상식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는 조건이다. 하지만 기존 자전거의 상식에 매이지 않은 유연한 디자인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자전거의 프레임은 카본 소재로 제작해 가볍고 튼튼하다. 프레임의 내부가 비어있는데 이 공간에 배터리와 컨트롤러를 수납하고, 가벼운 잡지 등을 넣을 수 있는 깜찍한 포켓까지 준비했다.







전기모터가 페달링을 돕는 구동계 파츠는 콘티넨털의 제품을 사용했다. 36V 12Ah 배터리팩과 250W의 센터 크랭크 모터가 페달링을 돕는다. 1회 충전시의 기본 주행거리는 40km지만, 파워 모드 세팅에 따라 최대 90km까지 늘어난다. 안전을 위해 리미터가 부착되어 시속 25km/h의 최고 속력을 낼 수 있다.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 이외에도 콘티넨털의 전기자전거용 파츠가 장착된 것이 재미있는데, 부드러운 주행감을 위해 콘티 드라이브의 벨트 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전기자전거 전용 E-CONTACT 타이어를 장착했다. 휠은 카본소재의 엔사이클 오리지널이 장착되지만, 양산모델에는 미케 XM40 림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엔사이클은 올해 유로바이크에 출품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고, 현재 온라인을 통해 주문을 받고 있다. 시리얼넘버가 기입된 100대의 스페셜에디션이 먼저 제작될 예정인데, 엔사이클 웹사이트에서 컬러와 장착 부품 등을 커스텀 가능하다.







기본모델의 가격은 4400유로지만, 카본 휠세트와 럭셔리 팩을 적용할 경우 8280유로까지 값이 올라간다. 전기자전거의 성능과 활용도만을 생각한다면 무척 비싸다. 디자인의 특별함을 추구한 만큼, 대량생산을 통해 대중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기 위한 모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사이클의 등장을 환영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런 독특한 자전거가 실제로 등장한다는 것은, 이런 멋진 디자인의 전기자전거가 가까운 미래에 대중적인 모델로 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SF영화에 등장하던 ‘위성지도에 내 위치가 표시되는 터치스크린 전화기’가 스마트폰으로 대중화 된 것처럼, 엔사이클과 같은 전기자전거를 일상생활에서 타고 다닐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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