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마니아라고 하면 보통 최신형 로드바이크나 MTB를 타는 ‘스포츠맨’을 떠올리게 되지만, 아마 실제로 가장 자전거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출퇴근이나 산책 같은 일상을 자전거와 함께하는 이들일 것이다. 비록 몇 백 킬로미터의 장거리를 달리지 않더라도 매일 아침 자전거와 함께 출근하고, 조금 돌아가는 퇴근길에 공원을 들러 잠시 바람을 쐬는 여유를 즐긴다면 자전거 마니아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시티바이크는 산악자전거나 로드바이크 같은 라이딩의 재미보다도 일상에서의 편리함을 누리기 위한 자전거다. 짜릿한 스피드나 오프로드 주파의 스릴보다는 편안함과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실용성에 맞춰 진화해왔다. 그러나 모범생들이나 탈만한 얌전한 자전거라는 편견은 버리기 바란다. 필드를 달릴 때 입는 옷이 운동복이라면 파티에 갈 때는 그에 어울리는 세련된 옷이 필요한 법이다. 빌딩 숲을 누비는 패셔너블하고 실용적인 어번 스타일 자전거, 트렉 링크 5를 만나보았다.


 

어번 SUV를 닮은 시티바이크
 

MTB계를 강타한 매트 블랙 컬러의 유행은 시티바이크도 비켜갈 수 없었나보다. 링크 5의 프레임 뿐 아니라 구동계를 비롯한 핸들바와 스템 그립, 안장에 이르기까지 본트래거의 블랙 컬러 컴포넌트가 장착되어 디자인의 통일감을 이루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삼각형 두 개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형태의 프레임과 직선으로 쭉 뻗은 포크, 여기에 700c 휠세트의 결합은 국내에서 흔히 하이브리드라 부르는 조합이며 조금 더 디테일하게는 MTB와 사이클로크로스의 크로스오버를 보는듯하다. 프레임은 트렉의 다른 입문용 산악자전거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알파 골드 알루미늄 소재이며 구동계는 시마노 아세라-데오레 조합의 3×9단, 시마노 M355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했다.


기본 장착된 휠은 본트래거 TLR 디스크로 튼튼하고 휠세트의 완성도가 높다. 휠세트 교체 없이 바꿔 오프로드를 달리거나 장거리 여행을 떠나더라도 충분할 듯하다. 700×32c 본트래거 H2 하드케이스 라이트 타이어는 매끄러운 주행감의 온로드용 타이어지만 트레드 무늬가 조밀하고 깊어 젖은 노면이나 비포장도로 큰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 타이어의 측면에는 반사띠를 둘러 야간시인성을 높였다.


프레임의 탑튜브를 잘 살펴보면 탑튜브 윗면과 좌우에 두툼한 고무를 덧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도시에서 기둥이나 벽 등에 잠시 자전거를 기대어 세워둘 때 프레임에 스크래치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앞뒤 바퀴에는 도심 라이딩의 편의를 위해 도로의 물이 튀어 옷을 더럽히는 것을 방지하기위한 알루미늄 펜더가 달려있고, 뒷바퀴 양 측면에 자전거용 패니어 백을 장착할 수 있는 튼튼하고 심플한 구조의 랙이 설치되었다.


: 펜더를 고정하는 기둥은 패니어 백을 장착할 수 있는 랙을 겸한다. (패니어백은 포함되어있지 않으니 장착방식만 참고하기 바란다.)

용량 20리터 정도의 패니어를 자전거 양 옆에 장착하면 가볍게 장을 보거나 가벼운 당일치기 하이킹 정도는 문제없을 듯하다. 만약 기자가 자전거를 구입한다면 곧장 자전거와 잘 어울리는 패니어 백이나 액세서리 쇼핑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


 

프레임과 통합된 독특한 라이트 시스템
 

: 아이언맨 등장… 이 아니다.

하지만 링크 5와 다른 시티바이크를 차별화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프레임과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라이트 시스템이다. 헤드튜브 앞쪽의 전조등과 시트스테이의 드롭아웃 바로 윗부분에 두 개의 후미등이 장착되어있어 별도의 액세서리로 라이트를 장착할 필요 없다. 군더더기 없는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세련된 느낌을 준다.


링크 5의 헤드튜브에 장착된 전조등의 밝기는 500루멘으로 야간에 도심을 달릴 때 자전거의 위치를 주변에 인지시키면서 어두운 도로를 비추기에 충분한 밝기다. 라이트가 하단을 향하는 이유는 주행하는 도로의 전방을 밝히면서 맞은편에서 오는 라이더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함으로 다른 라이더의 안전한 주행을 위협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불을 켜기 전에는 달려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콤팩트한 좌우 드롭아웃에 장착된 한 쌍의 붉은 후미등은 링크 5의 세련미를 더욱 강조해준다.


전조등과 후미등은 각각 별도의 배터리를 넣을 필요 없이, 다운튜브 아래쪽의 통합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는다. 전조등과 후미등을 함께 사용할 때 최대 5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배터리는 자전거에서 분리해 각종 스마트 기기 충천에 흔히 사용하는 5핀 USB 전원케이블로 충전할 수 있다.


라이트를 조작하는 스위치 버튼은 탑튜브 하단에 숨어있다. 자전거의 안장에 올라탄 상태에서도 손을 뻗어 쉽게 누를 수 있고, 비오는 날씨에도 전자 부품에 수분이 들어가지 않도록 디자인되었다. 게다가 외관상 쉽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매끈한 자전거의 외관을 해치지 않는다. 배터리와 스위치, 전조등/후미등을 연결하는 전선도 바깥에서 전혀 보이지 않도록 프레임의 내부를 통해 연결되기 때문에 외부 장착 라이트와는 차원이 다른 깔끔함과 세련됨을 보여준다.


 

블렌더 시스템과 함께라면 스마트 바이크로 변신
 

최근 해외의 자전거 관련 기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미래형 스마트 바이크’에 관심이 많다면, 링크 5에 스마트폰과 센서를 장착해 이와 비슷한 스마트한 시티바이크를 꾸밀 수도 있다.


: 체인스테이에 장착된 듀오트랩 S 센서가 크랭크와 뒷바퀴에 장착된 자석의 움직임을 감지해 회전수를 측정한다.

트렉은 최근 ‘블렌더 콘셉트(Blendr Concept)’라는 스마트기기와 자전거를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액세서리를 자전거와 함께 출시하고 있다. 링크 5의 핸들에 장착된 본트래거 엘리트 스템은 블렌더 콘셉트가 적용되어 스템에 여러 가지 블렌더 호환 액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가 포함되어 있다. 링크 5의 체인스테이에는 별도 판매되는 속도/페달링 회전수 측정 센서인 ‘듀오트랩 S’를 장착할 수 있다.


핸들바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이를 듀오트랩 S와 블루투스 통신으로 연결하면 자전거의 주행속도와 페달링 회전수 등의 자전거의 주행정보 및 운동기록과 함께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더욱 즐거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듀오트랩 S는 블루투스 방식의 스마트폰 뿐 아니라 ANT+ 무선통신규격을 이용하는 자전거용 무선 속도계 등 다른 디지털 액세서리와도 연동된다.


: 블렌더 콘셉트를 지원하는 본트래거 엘리트 스템. 액세서리를 깔끔하게 장착할 수 있다.

블렌더 호환 액세서리 마운트는 스템의 상하에 2개가 장착되어 속도계나 스마트폰 뿐 아니라 다른 액세서리를 추가로 장착할 수도 있다. 링크 5에는 500루멘 밝기의 라이트가 기본 장착되어 있지만, 야간의 도로라이딩을 즐긴다면 이온 700과 같은 라이트를 추가로 장착해 핸들바의 움직임에 따라 더 넓은 범위를 밝게 비추며 보다 안전하게 라이딩 할 수도 있다.


 

출퇴근에서 주말의 피크닉까지
 

튼튼한 프레임에 MTB용 구동계와 로드바이크와 같은 사이즈의 휠을 장착한 트렉 링크 5, 자동차로 비유하면 마치 도심형 SUV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펜더와 랙을 비롯한 자전거에 장착된 여러 장비 덕에 무게가 제법 나가는 편이지만, 기어비의 폭이 넓어 평지에서 언덕까지 크게 힘들거나 다니지 못 할 곳은 없다.


전체적인 주행감은 출발이 조금 묵직하지만 무척 부드럽다. 보도블록으로 포장된 다소 울퉁불퉁한 길이나 콘크리트 포장도로의 주행감이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승차감이 좋다. 빠른 속도로 달려도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하며 노면에 매끄럽게 착 달라붙어 달리는 듯한 맛이 있는데, 바퀴가 크지만 무게중심이 낮은 편이라 코너를 돌 때 안정감이 있으면서도 제법 민첩한 핸들링을 보여준다.

링크 5가 시티바이크라는 편견을 버린다면, 단단한 프레임과 컴포넌트의 구성을 볼 때 다소 거친 라이딩을 즐기는데도 문제없을 듯하다. 펜더를 떼고 타이어를 오프로드용으로 교체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본래의 용도에는 맞지 않으니 권하지는 않겠다.


세련된 외관 그리고 충분한 주행성능을 제공하는 링크 5는 평일에는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를 오고가기 위한 교통수단으로, 휴일에는 공원의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피트니스 파트너가 된다. 거기에 더해진 스마트한 시스템인 듀오 트랩 S와 내장형 라이트는 라이딩과 더불어 부가적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다가오는 봄, 세련된 외관과 실용성 그리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시티바이크를 구입할 예정이었다면 트렉 링크 5는 분명 멋진 선택이다.


 

트렉 링크(Lync) 5 제원
 

프레임 : 알파 골드 알루미늄, 링크 부착 형 라이팅 시스템, 듀오트랩 S 호환
포크 : 링크, 알로이 포크
크랭크 : 시마노 아세라 M391 트리플, 48/36/26
시프터 : 시마노 아세라 M390, 9단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아세라, 밴드타입
뒤 디레일러 : 시마노 데오레
카세트 : 시마노 HG20 11-34, 9단
체인 : KMC X9
브레이크 : 시마노 M355 유압 디스크
타이어 : 본트래거 H2 하드케이스 라이트, 반사소재, 700x32c
휠세트 : 본트래거 TLR 디스크
스템 : 본트래거 블렌더 엘리트
핸들바 : 본트래거 로우 라이저
헤드셋 : 슬림스택, 세미 카트리지 베어링
안장 : 본트래거 네뷸라
무게 : 13.6kg (사이즈 20“기준)
시트포스트 : 본트래거 SSR, 2-볼트 헤드, 27.2mm
사이즈 : 15, 17.5, 20, 22.5, 25"
색상 : 매트 트렉 블랙
가격 : 14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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