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수단에서 블랙박스는 필수 용품이 되어가고 있다. 많은 자동차들이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있고 모터사이클과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매일 이용하는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점차 블랙박스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블랙박스는 더 이상 차량의 전유물이 아니다. 점차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고 동시에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와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엔 아직 불편한 것이 많다. 물론 자전거 라이더부터 올바른 교통의식을 확립해야겠지만 자동차와 보행자 사이에서 자전거 라이더는 여러 가지 고충을 겪기 마련이다. 혹시라도 겪게 될 억울한 상황을 대비해서 자전거에 사용할 블랙박스를 찾는 라이더들이 늘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이미 수많은 제품이 출시되어 있지만 이렇다 할 자전거 전용 블랙박스 제품은 아직 존재하진 않는다. 대신 흔히 ‘스포츠 캠’이라고 부르는 영상 녹화가 가능한 소형 카메라를 블랙박스로 사용하고 있다.



크기와 가격, 각종 기능에 따라 시중에 판매중인 스포츠 캠코더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다. 저렴한 제품들은 중요한 순간에 제대로 작동할 지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 막상 촬영된 영상이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녹화가 되지 않았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그렇다면 믿을만한 제품이 어디 없을까? 스포츠 캠 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액션 스포츠 캠의 원조 격인 ‘고프로(GoPro)’다.



지금의 액션 캠코더 시장을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고프로는 액션 스포츠 캠의 대명사다. 그리고 지금도 매년 새롭게 진화한 카메라를 선보이고 있는 고프로는 2015년 6 가지의 라인업을 갖췄다. 그 중 자전거용 블랙박스로 사용하자면 여러 가지 전문적인 기능이 있는 상위 모델보다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을 갖춘 합리적 제품인 고프로 히어로(Gopro Hero)가 있다.


: 새롭게 추가된 라인업 중 히어로 시리즈의 가장 기본이 되는 '히어로(Hero, 왼쪽)', 기능이 추가되는 상위 제품들의 이름에는 번호와 기호가 붙는다.

전문가 등급인 히어로4 모델과 함께 올해 새롭게 출시된 히어로는 완벽한 입문자용 고프로이지만 1080p 30fps 과 720p 60fps 동영상 그리고 초당 최대 5프레임의 5MP 사진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전거용 블랙박스로 활용하기에 촬영성능은 충분하다. 화질에 따른 배터리의 연속 촬영 가능 시간은 1080p는 2시간 45분 720p는 2시간 30분 정도이다. 자전거로 외부에서 주행하는 과정을 전부 촬영하기엔 충분한 양이다.


 

블랙박스로 설치하기

고프로를 자전거에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고프로의 여러 가지 마운트를 통해 헬멧에 부착할 수 있고 체스트 하네스로 가슴팍에 매달아 촬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식은 핸들바와 시트포스트에 고정하는 마운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프로 히어로 모델에는 양면 테이프로 부착하는 방식의 마운트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핸들바, 시트포스트 마운트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USB케이블로 배터리가 충전된 고프로 본체에 메모리카드를 장착하고 마운트를 설치했다면 모든 준비는 끝났다. 참고로 자전거에 부착된 카메라는 상당한 노면의 진동을 받게 되므로 마운트의 레버를 단단히 조여야 한다.



전방을 비추는 카메라는 핸들바에 장착하면 적당하고 후방은 시트포스트에 장착하면 두 개의 카메라로 전후방의 상황을 촬영하기에 용이하다. 마운트 피봇 암을 여러 개 연결하여 다양한 각도로 고프로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으니 자신의 자전거 구조에 알맞게 사용하면 된다.


 

편리하고 재미난 모드 활용

퀵캡쳐(QuikCapture) 기능은 고프로를 블랙박스로 매일 활용하기에 편리한 기능이다. 세팅메뉴의 토끼모양 아이콘 화면에서 설정이 가능한 이 모드는 고프로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셔터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자동으로 전원이 들어오며 곧 바로 녹화를 시작한다. 퀵캡쳐에 의한 촬영이 시작된 상태에서 다시 한 번 셔터 버튼을 누르면 녹화가 종료되고 전원도 꺼진다. 착오에 의해 의도치 않은 퀵 캡처 촬영이 염려된다면 세팅 메뉴에서 이 기능을 비활성화 할 수도 있다.



업사이드 다운(Upside Down)은 말 그래도 촬영되는 영상의 위아래를 반전시켜 주는 기능이다. 고프로 카메라를 사용하다보면 거꾸로 매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전거 핸들바 위로 장착하면 주행에 방해가 되거나 카메라를 하단에 부착하는 것이 더 안정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업사이드 다운 기능을 활용하면 고프로 카메라는 거꾸로 달려 있어도 영상은 위아래가 반전되어 촬영되기 때문에 차후 편집프로그램을 거쳐 영상을 통째로 반전시켜야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 촬영 영상 중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는 장면, 자동 저조도 모드는 별도의 설정 없이 알아서 작동한다. 

고프로 히어로 시리즈에 적용되어 있는 ‘자동 저조도 모드’는 그동안 액션 스포츠 캠의 약점을 개선한 기능이다. 밝기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어두운 곳에서는 영상이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었는데 자동 저조도 모드 덕분에 밝은 환경과 어두운 환경 간에 이동을 하여도 밝기에 따라 카메라가 자동적으로 최적의 상태로 조정하여 선명한 영상을 확보 한다.



버스트(Burst) 모드는 2초의 시간동안 10장의 사진을 촬영하는 기능으로 연속사진을 촬영할 때 사용된다. 중요한 순간 사진을 남기고자 할 때 여러 장의 연사 사진 중에 잘 나온 것을 고를 수 있다. 자체뷰어가 없어 사진을 잘 찍기 어려운 고프로의 약점을 보완할 기능이다. 타임랩스 모드(Timelapse Mode)는 매 0.5초 마다 계속 사진을 촬영하게 하는 기능이다. 촬영이 될 때마다 카메라 전방에 플래시가 발광하여 알려준다. 앞서 소개한 퀵캡쳐 기능에서도 곧바로 타임랩스 모드를 켤 수 있는데 셔터버튼을 2초 동안 누르고 있으면 고프로 전원에 꺼진 상태에서 곧바로 전원이 켜지며 타임랩스 모드 촬영이 시작된다.



40m까지 방수되는 견고한 하우징은 고프로 시리즈의 자랑중 하나다. 먼지, 모래, 물은 물론이고 외부의 충격에도 소중한 카메라를 보호해 준다. 현장을 담은 영상을 안전하게 확보해야 하는 블랙박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게 하는 특징이다. 카메라의 무게는 3.9온스, 고작 110g에 불과하다. 무게에 민감한 로드바이크에 장착하여도 부담이 될 무게는 아니다.

평일엔 자전거 출퇴근길의 안전을 위한 블랙박스로, 휴일에는 교외 라이딩에서 추억을 남기는 액션 스포츠 캠으로 활용가능한 점 역시 고프로의 큰 매력이다. 방수하우징과 다양한 액세서리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촬영하기에도 적합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해 보기

(영상1)

합정역과 홍대입구 근방 그리고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촬영해본 영상은 블랙박스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영상을 제공한다. 초 광각 유리렌즈가 담아내는 넓은 화각은 앞뒤 좌우의 교통상황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밝은 곳에서 어두운 터널로 들어갈 때 주위가 갑자기 어두워져도 자동 저조도 모드가 영상을 확보해 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2)

야간 도심에서 촬영된 영상 속에서도 주위 상황이 분명히 드러난다. 단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야간 산속이나 어두운 도로에서는 사용키 어려운 점이 있다. 만일 음성까지 확보하고 싶다면 동봉된 스켈레톤 백도어 하우징을 사용하면 된다. 단 방수효과는 떨어진다. 사용 기간 중 비가 내리지 않아 방수능력이 뛰어난 하우징을 테스트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월한 영상녹화를 위해서는 Class 10 또는 UHS-1 등급의 마이크로SD(MicroSD) 메모리 카드가 필요하다. 최적의 결과물을 위해서는 제조사에서 추천하는 제품을 사용하길 권장한다. 권장 메모리 카드 목록은 고프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모리 용량은 최대 32GB까지 지원한다. 고프로의 기본 모델인 고프로 히어로는 하우징에서 분리되지 않는 제품이다. 하우징과 결합된 상태 그대로 충전과 메모리 교체를 해야 한다. 상위 모델에 비해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진 않지만 블랙박스로 사용하기엔 전혀 손색이 없었다.

고프로를 확실한 블랙박스 역할로 사용하고 싶다면 고프로 히어로를 2대 운용하길 추천하고 싶다. 거기에 마운트 액세서리와 고성능 메모리 카드라면 출퇴근길이 두렵지 않은 자출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촬영된 영상을 보고 있자면 증거물 확보용으로만 사용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다. 블랙박스 용도와 더불어 주말엔 다른 라이더들과 함께 추억을 남기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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