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벨기에 플랜더스 지방에서 열린 투어 오브 플랜더스(Tour of Flanders, Ronde Van Vlaanderen)는 스프링 클래식 원데이 레이스를 대표하는 경기로 전 세계 사이클링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올해는 팀 카튜사(Team Katusha)의 알렉산더 크리스토프(Alexander Kristoff)가 경기 막판 30km를 앞둔 상황에서 2명의 선두그룹을 형성 후 마지막 500m에서 스프린트를 통해 우승을 차지하여 사이클리스트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자리에 올랐다.





투어 오브 플랜더스는 사이클링 스포츠를 대표하는 레이스들 중 하나로 올해 99번째 경기를 맞이했다. 이 유서 깊은 레이스에서 시즌 초부터 이어온 상승세를 바탕으로 우승을 차지한 알렉산더 크리스토프 선수가 주인공 이었지만 레이스 중 사고를 일으킨 시마노(Shimano)의 중립차량이 더 큰 이슈가 되었다.

중립 지원차량(Neutral service car)은 경기 도중 선수들의 자전거에 문제가 있을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운영된다. 중립지원 차량에 의해 레이스 도중 자전거 부품을 교체하는 모습은 도로 사이클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다. 이런 고마운 존재가 이번 투어 오브 플랜더스에서는 피해야할 무서운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룹에서 선수들을 지원해야하는 중립차량이 선수들을 공격하고 만 것이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첫 번째 희생자는 트렉팩토리 레이싱(Trek Factory Racing)의 제시 서전트(Jesse Sergent) 선수였다. 경기초반 일곱 명으로 구성된 브레이크 어웨이 그룹을 추월하려던 시마노 중립차량의 사이드 미러가 서전트 선수의 어깨를 밀고 만 것이다. 서전트 선수는 자전거에서 굴러 떨어졌고 함께 그룹에 있던 선수들은 당황하며 크게 항의 하였다. 서전트 선수는 쇄골파열 진단을 받아 플랜더스 경기를 포기한 것은 물론 다음 경기를 위한 재활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희생자는 Team FDJ의 세바스티앙 샤바넬(Sebastien Chavanel). 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이클리스트인 실바인 샤바넬(Sylvain Chavanel)의 동생이기도 하다. 세바스티앙은 경기 중 자전거가 기재고장을 일으켜 선수 행렬 뒤에 있던 팀 카를 불러 함께 속도를 줄이고 있었는데 FDJ 팀 카의 뒤에 붙어 있던 시마노 중립차량이 감속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 받고 만 것. 그 충돌로 인해 앞으로 밀린 FDJ 팀 카는 세바스티앙 선수와 충돌 해 도로에 나뒹굴게 만들었고 심각한 부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시마노 중립차량과 충돌로 파손된 FDJ 팀 카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전 세계 사이클링 팬들의 시마노 중립 차량에 대한 비난이 SNS를 뜨겁게 달궜고 생중계 방송에서 해설자들 까지 “Watch out! the blue car!" 라는 조롱을 보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시마노 측에서는 공식 채널을 통해 사과를 전했으며 중립차량의 운전자는 레이스 서포트카 운영에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 결격사유는 없었다고 밝혔다. 레이스에서 낙차는 반드시 동반되는 불운이다. 지원 차량들의 사고도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이번 플랜더스에서 시마노 중립 차는 너무나도 운이 없었다. 매년 시즌 초에 열리는 코블스톤(Cobble stone)구간이 포함됨 스프링 클래식 경기는 가장 험난한 로드레이스라고 불린다. 올해 투어 오브 플랜더스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원 차량 속 스텝들에게도 아주 험난한 레이스 이었을 것이다. 특히 시마노의 스텝들은 좋은 의미로 참가하였는데 순간의 판단 실수로 큰 사고를 일으키고 팬들에게 혹독한 매질을 당하고 있다. 2주후 열리는 두 번째 코블 클래식 파리-루베(Paris-Roubaix)에서는 선수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서포트카의 멋진 모습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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