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호주의 문화 중심도시 시드니에 도착한 이 날은 호주의 국경일 '오스트레일리안 데이'였다. 의도치 않게 국경일에 호주에 도착한 나는 인터넷 호스텔 예약 웹사이트에서 사전에 예약해 둔 호스텔을 찾아가 약 7일간 머물렀다. 호주는 땅은 넓은 것에 반해서 인구가 턱없이 적었기 때문에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 보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쉽게 발급해 주었다. 게다가 높은 임금(당시 최저시급 약 16aud) 때문에 한국 뿐만 아니라 유럽 각지에서 젊은 청년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리고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대한 정보를 언급하자면, 시드니에는 도시 중심에 커다란 코리아타운이 존재한다. 그곳에서는 한인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곳에 설거지 잡부로 취직하거나 아니면 기타 한인 청소 용역업체에서 일을 하는 것이 대부분의 워킹홀리데이 한국인들의 실상이다. 한국 젊은이 들은 영어가 능통하지 않기 때문에 호주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에서 취직은 힘들며, 어쩔 수 없이 코리아타운에 기대게 되는데, 그러한 워킹홀리데이 한국인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현지교민들은 과도한 노동착취와 더불어 최저임금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시간당 10aud를 지급하며 부당한 대우를 일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인 시장 자체가 워낙 크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지 구하려면 구해지기는 한다. 이러한 점을 잘 고려하여 성공적인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길 바란다.
시드니에서는 '오페라 하우스' '본다이 비치' '블루 마운틴' ' 킹스 크로스' 정도만 관람한다면 나머지는 크게 가볼 곳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시내 한 중심에 있는 모터사이클 센터 'Action bike' 에서 혼다 CB125E 를 구매 했다. 그 뒤 몇 가지 장비를 점검하고 그동안 친해졌던 다른 외국 젊은이들과 작별하고 호주 대륙 투어를 시작 했다.
첫날 나의 목적지는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해안선을 따라 달린 다음 호주의 행정수도 '캔버라'에 도착 하는 것이었다. 시드니를 둘러싸고 있는 New south wales 주 풍경은 굉장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지평선 너머로 길게 뻗은 고속도로와 말로 설명하기 힘든 토양을 가로 지르며 달리는 것은 모든 라이더들의 바람일 것이다.
캔버라는 호주의 행정수도였지만 정말 행정만 수도였다. 그다지 흥미로운 관광지는 없고 작은 도심만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음 목표 도시 멜버른을 가기 전에 하이컨트리 지역을 지났다. 하이컨트리 지역은 포장도로만 이용해도 관람 할 수 있었으나, 나는 산지 오프로드 트랙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오프로드를 건너기로 했다. 작은 자갈 들이 많은 지역이었는데 큰 트럭들이 종종 다녀가는 길이기 때문에 트럭만 조심하면 크게 문제될 곳은 아니었다.
그 뒤 하이컨트리 지역의 가장 하이라이트 오메오 지역을 갔다. 오메오 구간은 정말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마치 엘프들의 나라 리븐델이 있는 곳 같았다. 호주 1차 투어때 2번째로 아름다운 루트 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하이컨트리 지역을 내려온 뒤에 브라이트 이라는 마을을 지나갈 때였다. 오프로드 구간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소진한 터라, 해는 이미 저물었고 호주 특성상 주행을 하다보면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더 이상 주행은 무리였다. 하는 수 없이 주택가 주변에서 아무 집이나 들어가 마당 앞에서 캠핑을 좀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한국인이 그 집에 살고 있었다. 20대 초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집 한 채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나를 집으로 초대했고, 훌륭한 저녁까지 만들어 줬다. 그 둘은 이곳 근처 농장에서 돈을 벌고 있는 워킹홀리데이 한국인이었다.
한국인의 은혜를 뒤로하고 멜버른에 도착했다. 멜버른은 도심이 시드니보다 크게 형성된 도시였다. 커피와 카페 문화가 발달한 곳이었고 길거리 벽에는 그래피티가 많이 그려졌다. 몇몇 박물관이나 시장지역을 제외하면 그다지 관광 메리트가 있는 도시는 아니었다.
멜버른에서 모터사이클 점검과 여러 물품들을 보충하고 '그레이트 오션로드' 로 향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멜버른 옆 조그만 마을 '절롱'부터 '워남불' 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였다. 그레이트 오션로드에 대한 평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였다. 한국에서는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메인테마로 하는 패키지 상품도 있는 것 같던데. 내 지난 경험으로 보건데, 굳이 멜버른 쪽을 지나는 것이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올 필요는 없다.
* ROANDER'S RIDE 2편으로 이어집니다.
글
론더(Roande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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