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 양일간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블루원리조트 일대에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 오프로드에 강점을 보이는 브랜드답게 이번 시승코스는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적절히 혼합해 다년간 쌓아온 브랜드의 기술력을 두루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프리랜더 뒤를 잇는 엔트리 콤팩트 SUV다 . 지난 2014 파리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으며 2015 서울 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다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국내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란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주장 . 지난해 말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약 1,000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졌다 .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인도되기 시작하기에 이 수치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출시 후 본격적인 라인업 정리를 시작했다 . 이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패밀리룩을 적용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있다 . 럭셔리 라인은 레인지로버가 , 레저는 디스커버리 , 다목적용은 디펜더가 맡게 된다 . 이번에 시승한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레저라인의 엔트리 모델이다 . 국내에 출시된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기본모델인 SE와 19인치 휠 , 메리디안 오디오 , LED안개등의 선택품목을 추가한 HSE트림이 있다 .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도회적 디자인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출시 이후로 외관 디자인을 다듬고 있다 . 그간 다소 투박하고 남성적인 색채가 강했던 랜드로버의 모델들은 점차 유연하고 여성적이며 도회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 랜드로버 골수팬들에게 이런 변화는 그리 달갑지 않겠지만 중국과 미국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도심형 SUV의 시장의 수요대응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기존 디스커버리 4 모델에 비해 곡선을 많이 사용하고 슬로핑 루프라인을 사용하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디자인 코드를 공유한다 . 하지만 디스커버리 라인 특유의 묵직함과 듬직함을 잃지 않았다 . 새롭게 디자인된 프론트 그릴과 헤드램프는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심지역과 디자인 매치를 이뤄 도회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 또한 랜드로버의 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와의 패밀리룩 적용으로 차급에 비해 고급스러움 감성을 전해주는 것은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
내부는 과거 랜드로버 모델에 비해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할 정도다 . 랜드로버 모델의 내부 디자인은 투박하고 거칠었다 . 하지만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내부를 둘러보면 기존 랜드로버 모델에 가졌던 선입견을 지워버릴 수 있을 정도로 내부 레이아웃을 매끄럽게 다듬었다 . 하지만 윈도우 버튼의 위치 , 장갑을 끼고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큼직큼직한 공조버튼과 조작버튼은 정통 오프로더의 유산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다 .
엔트리 모델이라 믿기 힘든 오프로드 주행 성능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는 2.2리터 4기통 디젤엔진이 사용된다 . 이는 ZF 社의 9단 변속기와 만나 최고출력은 190ps(3,500rpm), 최대토크는 42.8kg·m(1,750~3,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 저회전 영역에서 최대토크가 발휘하게 세팅돼 험난한 오프로드 도로나 견인 트레일러를 장착해 이동할 시 매우 유리하다 . 또한 9단으로 잘게 쪼개진 기어비는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연료 소비효율에도 큰 장점이 있다 . 하지만 약 2톤 (1,990kg)에 달하는 다소 (?) 무거운 몸무게가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 연비는 리터당 11.2km로 그리 좋지 못하다 .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엔트리 SUV나 도심형 SUV에 뛰어난 오프로드 돌파 성능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 심지어 대부분 출고한 다음 폐차할 때까지 평탄한 포장도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거다 . 그럼에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오프로더 가문에서 태어난 만큼 , 언제든 오프로드에 진입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
시승 하는 내내 비가 계속 내려 주최측이 꾸며 놓은 토함산 일원의 19.8km의 오프로드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 계획된 가파른 등판코스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 하지만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이름값을 했다 . 여러 코스를 ‘막힘없이 ’ 돌파해 나갔다 . 타이어는 예상 외로 사계절용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 경쟁모델과 비교해 넉넉한 진입각과 탈출각 , 랜드로버의 백미인 지형응답시스템이 맞물려 매끄러운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느낄 수 있었다 . 특히 내리막길에서의 HDC(Hill Descent Control, 일종의 내리막 전용 크루즈 컨트롤로 이해하면 쉽다 )는 오직 핸들링과 주변 시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온로드 주행도 수준급이다 . 터보랙 탓인지 일정한 rpm을 지나면 다소 격하게 반응한다 . 이런 가속감을 빼면 그리 큰 불만이 없는 수준 . 시속 120km이상에서도 풍절음과 노면소음을 효과적으로 걸러낸 꼼꼼한 차음은 칭찬하고 싶을 정도다 . 다만 조작감이 떨어지고 전체적인 인테리어의 옥의 티라 할 수 있는 부실한 패들 시프트는 콕 찍어 지적하고 싶다 . 불만은 마감재 품질에 국한된 건 아니다 . 수동변속 시 한 박자 늦은 반응속도도 답답함이 느껴졌다 . 또한 오프로드에서 장점으로 다가온 가벼운 스티어링 휠 감이 고속 주행 시 다소 헐거운 느낌이다 .
판매정책엔 의문점이 있다 . 최신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유로 5 엔진이 장착된 모델을 판다는 거다 . 국내시장에서 유로 5 디젤엔진은 올 9월까지 밖에 팔 수 없다 . 현재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5월말부터 인도된다 . 결국 약 3~4개월쯤 남은 상황이다 .
이에 대해 JLR코리아의 백정현 대표이사는 “9월부터 JLR의 새로운 2.0 디젤 인제니움 엔진을 들여올 예정 ”이라며 “현재 적용된 유로 5 엔진이 2.0 인제니움 엔진보다 퍼포먼스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고 전했다 . 또 9월 출시될 유로 6 엔진 모델의 가격도 현재와 비슷한 선에서 유지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
디스커버리스포츠는 엔트리 모델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내실이 꽉 들어찬 , 작지만 잘 익은 열매 같은 모델이다 . 브랜드 상위 모델이 그러하듯 온로드 뿐 아니라 오프로드에서 더욱 ‘물 만난 물고기 ’ 마냥 매력적인 주행 성능을 뿜어낸다 . 몇 달 뒤면 엔진이 바뀔 예정이라 아쉬운 면이 있다 . 그렇다 해도 조금 더 강력한 엔진 성능을 보이는 랜드로버의 새로운 막내는 이런 점을 상쇄시킬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
글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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