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dial)은 사이클링 슈즈의 새로운 고정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라이더들의 발을 고정해주던 버클(buckle)과 벨크로(velcro)는 이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기존의 버클과 벨크로는 발의 특정부위에 압력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라이더의 발에 큰 피로감을 주고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부품들이 늘어나거나 파손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레이스 중에 라이더가 신발의 조임 강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 가벼운 무게와 고장 없는 슈즈를 원한다면 끈으로 묶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스포츠 용품에서 의료, 산업 장비에 까지 사용되는 고정 장치로 유명한 보아(Boa) 시스템은 이런 문제들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보아의 다이얼은 조작이 쉽고 조이는 정도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거기다 한번 잠긴 다이얼은 쉽게 풀리지 않으며 다른 고정 부품과 비교했을 때 가볍기 때문에 신발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발등부터 발목까지 신발 전체를 조여 주는 와이어는 편안함 착화감을 준다. 이런 많은 장점을 가진 보아 다이얼 이지만 처음부터 라이더들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초기의 보아 다이얼을 적용한 슈즈를 사용해본 라이더하면 한번쯤 다이얼 파손이나 와이어가 내부에서 꼬여 버리는 등 잔 고장을 겪어보았을 것이다. 게다가 편할 것이라 생각했던 와이어 방식이 뻑뻑하고 부드럽지 않아 기대했던 것만큼 편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 고장만 나지 않는다면 다이얼만큼 편리한 방식이 또 있을까?


그 이후 보아 다이얼은 계속 진화했다. 오늘날 사이클링 슈즈에 적용되는 최신 버전인 보아 IP1은 금속 와이어에 나일론 코팅이 입혀진 버전으로 이전의 보아 시스템보다 쉽고 부드럽게 풀리고 조여짐은 물론 다이얼의 내구성은 강해진 동시에 조임의 강도 조절은 더욱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개발 되었다. 신발의 다이얼이 고장을 일으켜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못했던 악몽은 이제 잊어도 될 것이다.

보아 IP1은 아쉽게도 아직 모든 신발들에 적용 된 것은 아니다. 대부분 슈즈 메이커들의 상급 모델, 즉 레이서들을 위한 신발에만 보아 IP1을 사용하고 있다. 얼마 전 동호인을 위한 중급 슈즈에 보아IP1이 장착된 신발이 처음 출시되었다. 뛰어난 착화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본트래거 슈즈가 IP1 다이얼을 장착하고 새롭게 돌아온 것이다.

보아 IP1 다이얼을 달고 새롭게 출시된 본트래거 슈즈는 총 4종으로 카본을 사용한 슈즈인 벨로시스와 미라지, 나일론 강화 플라스틱 밑창을 사용한 스펙터(Specter)와 아나라(Anara) 이다. 각 전자는 남성용, 후자는 여성용 슈즈다.

벨로시스는 퍼포먼스를 중요시하는 동호인 라이더들을 위한 슈즈다. 벨로시스에 적용된 본트래거 실버 시리즈 카본 밑창은 강성 지수 10으로 그동안 프로 사이클리스트들에게 애용된 던 본트래거 RL Road 슈즈의 밑창과 동일하다. 



보아 IP1 다이얼이 발등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상단까지 발을 조이고 하단에는 1개의 벨크로를 통해 발을 고정하는 방식이다. 발등과 발가락의 조여지는 강도를 서로 달리 할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 이 방식은 벨로시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출시된 슈즈 4종에 모두 공통적으로 적용되었다.



벨로시스와 여성용으로 제작된 미라지는 공통된 스펙을 공유한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여성용인 미라지의 경우 여성의 발에 더 알맞은 착용감과 편안함을 제공하는 WSD 콘셉트로 제작된 점 WSD는 트렉과 본트래거의 여성용 제품들에 전반적으로 적용된 여성의 신체에 맞춘 콘셉트다.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진 신발 상단은 발 앞부분과 혀 부분, 발등을 지나는 부분 전반에 걸쳐 통풍성을 고려한 매쉬(Mesh) 패턴으로 만들어 졌으며 신발을 위에서 보았을 때 와이어가 발을 죄이는 갈라진 형상이 대각선으로 기울여진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깥으로 갈수로 낮아지는 사람을 발 형상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최근 새롭게 개발된 신발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패턴이다. 비대칭형 신발 설계는 강한 힘 전달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트래거에서는 퍼포먼스를 위한 인체공학 신발 디자인에 인포 프로 라스트(Inform pro last)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편리한 보아 IP1 다이얼과 비대칭형 설계까지 최신 기술이 모두 적용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용 벨로시스는 와이드 핏으로 발이 넓은 라이더도 편하게 신을 수 있다. 사이즈는 40(250cm)부터 45(290cm)까지 출시되며 고급스런 가죽 느낌을 가진 블랙과 화이트, 사이클링 슈즈의 기본적인 두 가지 색상이 발매 되었다. 여성용인 미라지는 36(230cm)에서 39(245cm) 사이즈로 출시되며 색상은 화이트/시안(Cyan) 한 가지다.

스펙터와 아나라는 이제 막 클립리스(Clipless) 페달과 사이클링 슈즈에 적응해가는 라이더에게 적합한 슈즈다. 최신의 보아 다이얼 IP1이 적용되어 있어 신고 벗기가 편하고 미세하게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뛰어난 착화감을 자랑한다. 더불어 입문자와 초보 라이더를 위한 설계가 돋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도로 사이클용 페달의 클립(clip)을 장착하기 위한 3볼트 그리고 산악자전거와 시티바이크에 사용되는 2볼트,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된 나일론 밑창이다. 2볼트 방식까지 장착할 수 있어 로드바이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에 자전거에 사용될 수 있게 배려된 점이 특징이다.



나일론 합성 밑창에는 특별한 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옆에서 보았을 때 보이는 다리를 지탱하기 위한 빔을 연상시키는 구조물인 파워 트러스(PowerTruss)는 밑창의 강도를 높여주는 동시에 신발에 무게를 더하지 않기 위한 디자인 이다. 스펙터와 아나라 모두 브론즈 시리즈 밑창이며 강성지수는 8이다. 

신발의 재질과 강성 지수 그리고 볼트 타입을 제외한 나머지 제원은 상위 버전인 벨로시스, 마라지와 동일하다. 단 앞서 살펴본 신발들은 퍼포먼스 위주의 인폼 프로 라스트 이었던 반면 스펙터와 아나라에 적용된 인폼 레이스(Inform race)는 약간의 여유가 있는 착화감으로 설계된다.



편리하고 쉽게 그리고 미세한 조정까지 가능한 보아 IP1 다이얼, 매쉬 패널이 포함된 인조섬유로 제작된 신발 상단부까지 모두 동일하며 스펙터의 경우 블랙 컬러와 더불어 화려한 비저빌리티 옐로우(Visibility yellow) 컬러가 출시된다. 눈에 잘 들어오는 네온 컬러는 라이더의 개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시인성이 뛰어나 주변에 라이더의 위치를 알리는데도 효과적이다. 멋과 안전 두 가지 모두를 확보해주는 컬러다. 



스펙터는 40(250cm)부터 45(290cm) 사이즈까지 출시되고 여성용인 아나라는 블랙/핑크 컬러가 36(230cm)에서 39(245)까지 출시된다. 아나라에는 미라지와 동일한 WSD 콘셉트가 적용되어 여성을 발에 맞추어 설계되었다.              


디자이너가 패션쇼에서 선보인 하이패션 의류들은 우리가 흔히 입는 옷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F1 레이싱카에 적용되는 기술은 몇 년 후면 우리가 타고 다니는 승용차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레이서들을 위해 개발된 최상위 모델에 적용되던 기술이 레크리에이션 라이딩을 즐기는 아마추어 라이더의 슈즈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본트래거가 선보인 새로운 슈즈들을 통해 프로 레이서용 슈즈의 착화감을 주말 라이딩에서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