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지난 16일과 17일, 초여름의 화창한 날씨가 계속된 가운데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제 23회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렸다. 약 3천여 명에 달하는 참가선수와 갤러리들이 모여 성황리에 진행된 이번 대회는 산악자전거 주요 종목의 엘리트 선수, 동호인 경기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물론 갤러리와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열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성대한 자전거 축제로 진행되었다.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는 무려 23년을 이어온 전통 있는 대회다. 우리나라에서 산악자전거가 큰 인기를 얻기 전부터 시작되어 현재 국내, 국외의 산악자전거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러 선수들과 챔피언을 배출한 대회로, 산악자전거라는 장르를 국내에 알리고 널리 인기 있는 스포츠로 발전하게 된 계기를 제공하게 된 이벤트 중 하나라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대회’에 나가기 위해 더욱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더 나은 자전거를 타기를 원했다. 마땅히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기에 처음으로 열린 삼천리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는 첼로(Cello)와 같은 고급 자전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기존의 생활자전거의 영역에서 한 차원 더 높은 스포츠용 자전거 시장이 생겨나게 된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를 통해 여러 지역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팀을 만들어 함께 대회에 참가하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실제로 매년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에게 우승기가 수여되며, 경쟁 뿐 아니라 여러 지역의 동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하고 즐기는 친목의 자리이기도 하다. 수도권에서 남부지역에 이르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매년 무주를 찾는 열성적인 동호인들이 몇 천 명에 이른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다.


: 제13회 학산배 전국산악자전거 대회 및 국가대표 선발전(2005)

13회 대회까지 명칭은 '학산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였으며 학산 이라는 이름은 삼천리자전거의 창업자인 故 김철호 사장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지금도 많은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이 대회를 '학산배 대회'로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이 대회는 오래전부터 많은 산악자전거 라이더에게 추억으로 자리 잡은 그리고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는 자전거 행사다.

 

우리나라 산악자전거 스포츠의 현 주소를 보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대회인 만큼 2일 동안 다양한 경기가 열린다. 특히 매년 삼천리자전거배 산악자전거 대회에서는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동호인의 수가 많지 않은 다운힐(DH, Downhill), 포크로스(4X, Four Cross), 슈퍼다운힐(SD, Super Downhill) 크로스컨트리 엘리미네이터(XCE, Cross Country Eliminator) 등 비인기종목을 포함한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레이스를 가장 먼저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XC (크로스컨트리 (Cross Country))는 산악자전거를 대표하는 종목인 만큼 매년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몰린다. 엘리트와 엑스퍼트 그리고 스포츠 3개 부문에 연령대 별로 나뉘어 2일 동안 5회에 걸쳐 선수들이 출발하였으며 경기 출발 직후 수많은 참가 선수들이 일제히 스키장 슬로프를 따라 오르는 멋진 광경은 해마다 삼천리자전거배 산악자전거 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과거 산악자전거가 일부 마니아들의 스포츠였다면 올해의 대회에서는 산악자전거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여성부와 함께 진행된 중·고등부 및 초등부 경기에는 많은 청소년 선수들이 참가했고, 엘리트 못지않은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다. 응원의 열기 역시 무척 뜨거웠다.



XCE(크로스컨트리 엘리미네이터 (Cross Country Eliminator))는 700m 가량의 짧은 코스에서 선수들이 4인 1조로 동시 출발하여 가장 먼저 피니쉬라인을 통과한 승자가 다음 경기에 진출, 최종경기에서 만난 4인이 순위를 가리는 토너먼트 방식의 경기다. 짧지만 박진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어 참가 선수들뿐만 아니라 관람하는 갤러리들에게도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하였다. XC 엘리트, XCE 엑스퍼트 부문에서 박창민 선수가 두 번의 우승으로 이번 대회 2관왕을 차지하였으며 단국대학교 소속 구남우 선수가 XC 엘리트에서 2위를 XCE에서 3위를 차지해 두 번 포디엄에 올랐다.


: 다운힐 여자부 우승자 주민희 선수


: 리프트를 타고 출발지점으로 올라가는 다운힐 종목 참가선수


: 슈퍼 다운힐 종목은 다운힐에 엔듀로의 성격이 가미된 레이스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것이 묘미다.

이어 열린 다운힐에서는 0.1초를 다투어 승부가 갈리는 치열하고 멋진 경기를 선보였다. 골인 지점에서는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경기 결과와 순위를 확인할 수 있어 경기를 관람하는 재미를 더했다. 남자 엘리트 일반부에서는 이창용 선수가 여성 일반부에서는 HK-GT 소속 주민희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였다.



2일차에 열린 4X(4크로스 4Cross)는 4인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여 순위를 결정짓는 다운힐 경기의 백미와 같은 종목으로 다운힐 특유의 빠른 속도와 순위 경쟁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거칠고 속도가 빠른 종목이니 만큼 일부 낙차 사고도 발생하였지만 모든 선수가 의무적으로 안전 장비를 착용한 덕분에 큰 부상은 방지할 수 있었으며 경기 결과는 1일차 다운힐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창용 선수가 다시 한 번 정상의 자리에 올라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을 위한 경기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대회장을 방문한 자전거 동호인들을 위해 준비된 다양한 이벤트는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가 자전거 축제 현장임을 실감하게 했다. 첼로에서는 대회현장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동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첼로 메인 부스에서는 첼로의 주요 자전거 제품 18종과 첼로가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해외 브랜드 제품들, 지로(GIRO)의 헬멧과 펄크럼(Fulcrum) 휠셋, 시디(SIDI) 사이클링 슈즈가 전시되어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대회 기간 동안 행사장 옆에 마련된 MTB 시승 코스에서는 첼로의 MTB를 타고 대회 코스 일부를 돌고 들어온 시간을 측정, 순위에 따라 상품이 주어지는 미니게임 형식의 시승 이벤트가 열렸다. 



하루 동안 랩 타임 1, 2, 3위에 오른 참가자에게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로 자신이 세운 기록이 갱신되면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기록갱신에 도전하는 참가자도 있을 정도로 본 경기 못지않은 열띤 응원과 참가자들 간 경쟁으로 흥미를 더했던 이벤트였다.



대회 현장에서 첼로의 브랜드 로고와 자전거 무늬를 얼굴과 팔 등에 그려 넣은 참가자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바로 첼로에서 진행한 페이스페인팅 행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당신의 라이딩을 첼로가 응원합니다.' 라는 슬로건과 함께 흥겨운 행사장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하였다.



또한 첼로를 대표하는 자전거인 로드바이크 레퍼런스와 XC 크로노 두 하이엔드 바이크와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 존이 설치되었으며 여기에서 촬영한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함께 진행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고, 그 외 협찬사들의 다양한 이벤트 또한 관객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



2일차 오전에는 첼로의 후원을 받고 있는 UCI 컨티넨탈 사이클 팀인 금산인삼-첼로 선수단이 현장을 방문하여 팬 사인회를 열었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엘리트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이번 행사는 금산인삼-첼로 소속 임채빈 선수가 얼마 전 달성한 UCI 1km 타임트라이얼(Time Trial) 세계 1위 기록 수립을 기념하여 개최되었다.

이번 금산인삼-첼로 선수단의 팬 사인회는 자전거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주니어 참가자들에게는 롤 모델이 되는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에 참가할 때 보다 더 큰 기쁨을 만끽한 뜻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자전거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관련 산업도 날로 커지고 있어 자전거 문화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천리자전거가 23년 동안 계속 진행해온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는 그동안 우리나라에 자전거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주었고 롤모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자라난 나무가 꽃을 피우게 될 날이 기대된다.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가 전통 있는 자전거 축제이자 새로운 세대에게는 꿈을 키워가는 무대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