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시장의 큰 이슈를 꼽자면 SUV 카테고리 (혹은 세그먼트 )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아닐까 . SUV는 스포츠 실용차 (Sport Utility Vehicle)의 줄임말이다 . 네바퀴굴림방식 (4WD) 등의 기능으로 험한 길을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다목적 자동차 ’를 뜻한다 . 예전엔 험로주행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 요샌 ‘실용성 ’ 탓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 특히 세계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중국과 미국에서의 인기가 이어지며 자동차 업체들의 새로운 ‘캐시카우 ’ 역할을 해내고 있다 .
지난 해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4년 5월 SUV 판매량이 세단 판매량을 최초로 넘어섰다 ’고 발표하며 미래 자동차 시장은 세단이 아닌 SUV가 이끌 거라 내다봤다 . 블룸버그 통신은 2017년까지 SUV의 시장수요가 약 4,2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460조 규모며 , 자동차 단일 카테고리가 이런 성장세를 보인 경우는 SUV가 최초다 .
SUV가 이젠 시장에서 ‘먹히는 차 ’가 됐으니 자동차 브랜드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SUV를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 더욱이 그간 값비싼 고성능 스포츠 모델이나 GT, 세단에 집중하던 벤틀리 , 마세라티 등도 SUV 개발에 뛰어들며 커져 가는 파이를 차지하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
결국 강력한 경쟁 브랜드의 참가로 기존 SUV 라인업을 보유한 브랜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꼴이 됐다 . 특히 독일 프리미엄 3사는 기존 라인업을 세분화 , 이른바 ‘가지치기 ’를 단행하며 경쟁 브랜드와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
SUV 라인업 가지치기는 BMW가 먼저 끝마쳤다 . 일반 모델인 홀수와 쿠페형 모델인 짝수 라인업을 갖춘 BMW는 경쟁 브랜드의 벤치마킹이 될 정도로 탄탄한 SUV 라인업을 갖췄다 . 여기에다 고성능 라인업인 ‘M’ 까지 추가하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
이에 뒤질세라 메르세데스 -벤츠는 가지치기에 한 술 더 떠 새로운 네이밍 전략까지 더했다 . 경쟁 브랜드에 비해 복잡했던 SUV 라인업을 GLA-GLC-GLS-G 순으로 정리했고 클래스별로 일반 , 쿠페형 , AMG로 세분화 했다 . BMW에 비해 아직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조만간 메르세데스 -벤츠도 라인업이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 .
독일 프리미엄 3사 중 가장 행보가 느렸던 아우디도 SUV 라인업을 확장하겠다고 선포했다 . 2019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건데 , 개발비용만 해도 우리 돈으로 3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투자계획을 밝혔다 . 이번 발표로 추가되는 신규 라인은 Q1, Q6, Q8이다 . Q2와 Q4급의 SUV는 FCA와의 상표권 분쟁으로 다른 이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올해 초 Q4급 SUV의 이름을 TTQ로 할 것이라 발표했다 ) BMW처럼 홀수라인은 일반 , 짝수는 쿠페형 디자인을 지니며 각 모델별로 S와 RS의 고성능 모델을 포함한다 .
세계 자동차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SUV 가지치기 전략은 다른 브랜드에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브랜드 입장에서 확대되는 SUV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피 튀기는 혈전이지만 ,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SUV들의 등장이니 두 손을 들고 반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
글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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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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