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주말, 자전거도로변 매점에는 많은 라이더들과 자전거들이 늘어서 있다. 몇몇 자전거는 당장 레이스에 출전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멋진 세팅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흙탕물 튀긴 자국과 수북한 먼지 거기다 체인은 본래 무슨 색 이었는지 구분을 못할 정도로 기름때가 눌어붙어 새카만 자전거들도 섞여있다.
자전거 탈줄 만 알지 닦은 줄은 모른다?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서 좋은 장비와 좋은 부품 그리고 남들보다 잘 타는 법에 대해 관심이 뜨겁다. 반면 자전거 청소법에 대해 관심은 적은 것 같다. 자전거를 잘 청소, 관리 하면 장비와 부품을 오래 그리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직접 자전거를 관리하다보면 구조에 대한 이해가 생겨 자전거를 잘 타는데 도움이 되는데도 말이다.
자전거 청소는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젖은 걸레로 자전거 표면에 묻어 있는 먼지와 각종 이물질을 닦아 내고 마른 걸레로 다시 물기를 제거 하면 된다. 단지 청소하기 매우 번거로운 부위가 있는데 바로 앞에서 언급한 기름때가 엉겨 붙어있는 체인이다.
사실 가장 자주 청소해줄 필요가 있는 부위는 자전거의 구동계 부품들, 그중에도 특히 체인이다. 체인은 자전거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혈관과 같으며 주행 중 끊임없이 기어와의 마찰이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신체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오듯 불결한 체인은 곧 자전거 주행성능과 소모품 수명에 악영향을 끼친다. 근래 들어 자전거가 도통 빨리 나가질 않는다면 지금 체인 상태를 확인해 보자, 체인이 표면이 기름때로 얼룩져 있진 않은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체인 클리닝 머신?
그동안 생각치도 못한 기름때를 발견하고 나면 체인을 새것처럼 만들어 버리겠다는 오기가 솟는다. 하지만 마른 걸레로 아무리 닦아도 숯검정 같은 기름때는 끊임없이 묻어 나온다. 걸레는 어느새 기름 범벅이고 손까지 더러워지기 시작한다. 체인을 청소하다 보니 손까지 청소해야 할 판. 좀 쉽게 하는 법은 없을까?
체인 청소가 골치 아픈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그래서 등장한 물건이 있다. 매일같이 선수들의 자전거를 새것처럼 만들어야하는 프로 미캐닉들의 세차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물건, 바로 체인 클리닝 머신(Chain Machine)이다.
체인 클리닝 머신을 처음 보면 어떻게 사용하는 물건인지 재밌게 생겼다. 얼핏 보면 어린이들의 과학 실험 완구 같이 생겨 호기심을 더한다. 체인 클리닝 머신의 구조와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본체는 상단과 하단으로 분리 되며 클립을 통해 서로 고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상 하단을 분리하여 그 사이에 체인을 끼워 넣고 체인이 지나는 자리에 촘촘히 박힌 솔이 이물질을 닦아 주는 원리다.
체인 클리닝 머신에 시동을 걸기 전에 먼저 카세트 스프라켓과 뒷변속기의 풀리 등 체인과 맞물리는 부품들에 묻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체인을 아무리 깨끗하게 만들었다 하여도 연결된 다른 부품들은 그대로 더럽다면 아무래도 찝찝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체인에 기름때를 말끔하게 빼줄 세척제를 체인 클리닝 머신에 주입한다. 그동안의 체인 클리닝 머신들은 하단에 세척제를 일정량 채워 두면 체인이 그 위를 지나면서 기름때가 벗겨지는 원리였는데 기름때로 더러워진 세척제에 체인이 계속 담가지면서 다시 더러워져 청소의 효율이 별로 높지 않았다.
체인머신치곤 깔끔한, 먹오프 X-3 더티 체인 머신
: 먹오프 X-3 더티 체인 머신과 기존 체인 클리닝 머신 X-1 비교. 오염물을 녹이는 용제가 체인에 닿는 방식이 다르다.
다행히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체인 클리닝 머신은 상단 탱크에 세척제를 채워 넣고 버튼을 통해 체인위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자전거 청소와 관련된 각종 용품을 출시하고 있는 먹오프(Muc-Off)의 새로운 체인 클리닝 머신 X-3 더티 체인 머신 (X-3 Dirty Chain Machine)은 이런 새로운 구조로 라이더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체인 클리닝 머신은 그동안은 불편한 점을 개선하였을까? 어서 더러워진 체인을 돌려보고 싶다.
체인 클리닝 머신 상단 클리너 탱크에 세척제를 주입한다. X-3 더티 체인 머신 패키지에 동봉된 드라이브트레인 클리너(Drive train Cleaner)를 사용하였다. 클리너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은 X-3의 큰 장점, 체인이 더러워진 정도를 살펴 적당량을 탱크에 주입하여 체인에서 기름때가 씻겨 나가는 것을 확인하며 배출량을 조절할 수 있다.
손에 체인의 기름이 묻지 않게 조심스레 체인을 분리된 머신 하단에 끼운다. 이때 손잡이를 붙잡고 작업하면 편리하다. 이제 클리너가 가득 찬 상단을 하단에 결합하고 클립은 단단히 채결 시킨다. 이제 신나게 페달을 돌리며 체인이 깨끗해지는 모습을 볼 차례다.
페달은 자전거가 주행할 때와 반대 방향, 즉 반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왼손으로는 체인 클리닝 머신의 손잡이를 잡고 오른손으로 페달을 돌린다. 왼손으로 손잡이를 강하게 쥐고 있어야 하는데 체인 클리닝 머신이 구동계에 빨려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처음 2~3회는 페달을 회전시킨 이후 클리너 방출 버튼을 누르며 페달을 빠르게 회전 시키면 점차 본래 색상을 찾아가는 체인과 검은 기름때를 머금고 아래로 배출되는 세척제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마음까지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깨끗한 세척제를 버튼 하나로 편리하게 공급할 수 있게 한 X-3 더티 체인 머신이 고마울 따름이다.
충분히 체인이 깨끗해진 것이 확인 되면 체인 클리닝 머신을 분리한다. 체인을 쉽고 간편하게 말끔히 만들어주는 체인 클리닝 머신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청소는 종료되었으나 아직 마지막 단계가 있다. 마른 걸레로 체인에 남아 있을 세척제를 닦아내고 윤활을 위한 새 오일을 보충해야 한다. 깨끗해진 체인 그리고 새로운 윤활유가 들어간 자전거를 끌고 타보면 확연히 달라진 느낌을 준다. 말 그대로 '자전거가 잘 나간다.' 라고 느끼게 된다.
요령을 익혀 조금만 부지런해진다면 항상 깨끗한 자전거를 타는 깔끔한 라이더가 될 수 있음은 물론 더불어 체인과 스프라켓 수명을 충분히 사용하여 소모품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안전한 라이딩에도 도움이 된다. 청소를 하면서 각 부품에 상태를 자연스레 확인하여 부품 오작동에 의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을 마친 더티 체인 머신도 세척이 필요하다. 무척 지저분해보이지만 체인을 닦아내며 발생한 내부의 오염물은 이미 용제에 녹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별도의 세제 없이 흐르는 물로 닦아내기만 해도 금방 깨끗해진다. 다음번에 사용할 때를 대비해 뚜껑을 열고 잘 말려놓는 것이 좋다.
자전거 관리에 많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 X-3 더티 체인 머신과 클리너, 체인오일 그리고 더러워질 헝겊 몇 장이면 충분하다. 혹시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거무스름한 체인이 종아리에 체인 마크를 남기고 있진 않은가? 아직 자전거에 익숙지 않은 '초보 라이더' 티를 내고 다니는 것과 같다. X-3 체인 클리닝 머신으로 자전거를 말끔히 청소하고 초보 티를 벗어나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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