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손꼽는 로드 투어 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가 다가오는 6월 7일 개막한다. 벌써부터 사이클링 스포츠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경기는 첫날 부산을 출발하여 구미, 무주, 여수, 강진, 군산, 대전 그리고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14일에는 서울 올림픽 공원으로 골인하여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된다.
8일간 열리는 투르 드 코리아는 총 경주거리 1,249km 이며 UCI(국제사이클연맹) 아시아 투어 2.1 등급 경기로 20개 팀 총 120명의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이 참가한다. 매년 대한민국 사이클링 스포츠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UCI 월드 투어 팀인 오리카-그린엣지(Orica-Greenedge)가 참가하여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다.
올해 경기 코스는 지난해에 비해 오르막 구간이 심하지 않은 편, 매일 경기에 산악왕 포인트, KOM(King Of Mountain) 지점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언덕구간의 길이 2km 내외의 카테고리3, 4로 비교적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오르막의 난이도가 낮다고 하여 경기가 쉽고 지루해 지는 것은 아니다. 오르막이 없다면 선수들은 더 빠르게 달리기 때문이다. 경기는 그만큼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8번의 스테이지 경기 내내 펠로톤(peloton, 많은 선수들이 모여있는 대집단)에서 빠져나온 일부 선수들이 선두그룹을 형성하려는 시도인 브레이크 어웨이(Break Away)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4 투르 드 코리아가 오르막을 전문으로 하는 클라이머(Climber)타입 선수들의 무대였다면 이번 경기는 집단에서 뛰쳐나와 선두그룹 형성하기를 즐기는 펀쳐(Pucher)타입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이다.
2015 투르 드 코리아 각 구간 경기 코스 프리뷰
스테이지 1 : 부산-구미
투르 드 코리아 대장정의 서막을 올리는 첫 날 스테이지는 부산 요트 경기장을 출발하여 경북 성주의 호령고개 4등급 산악구간을 넘어 구미로 골인하게 된다. 첫 날이라 방심할 수 없다. 작년 2014 투르 드 코리아 스테이지 1에서 크게 나뉜 두 개의 그룹이 무려 9분의 시간차를 두고 골인했고, 후속그룹에 포함되어 있던 팀들은 방심의 결과 다음날부터 선두로 골인한 팀과 시간차를 줄이기 위해 사력을 다해 공격에 나서야 했다. 올해 스테이지 1도 선수들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더군다나 KOM 구간인 호령고개 이후로 골인지점인 구미 낙동강 둔치 까지는 37km 밖엔 되지 않는다. 펠로톤을 빠져나와 언덕을 빨리 오른 선수들이 피니시라인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면 펠로톤과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골인할 수 있는 조건이다. 첫 날의 레이스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남은 경기의 운영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스테이지다.
스테이지 2 : 구미-무주
3등급 산악 구간을 30km 간격을 두고 2번 넘어야 하는 코스이니만큼 난이도가 있는 코스라고 볼 수 있다. 골라인을 16km 앞두고 등장하는 압치고개는 KOM 구간은 아니지만 역시나 쉽지 않은 오르막이다. 각 팀의 종합우승을 노리는 에이스들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르 드 코리아에서는 큰 오르막 구간이 적어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해 펠로톤을 따돌릴 기회가 많지 않다. 스테이지 2는 종합우승을 노리는 선수들에겐 절호의 기회, 하지만 아직 체력이 많은 남아있을 경기 초반인 만큼 20명 내외의 강력한 선수들로 구성된 선두그룹이 먼저 골라인을 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지 3 : 무주 (크리테리움)
16km의 코스를 6바퀴 돌게 되는 크리테리움 형식으로 진행되는 스테이지다. 하지만 전날 스테이지 5의 피니쉬 직전에 선수들을 괴롭혔던 압치 고개가 코스에 포함되어 있어 이 고개를 다시 6번이나 넘어야 한다, 총 코스거리는 99km로 짧은 편이지만 계속되는 오르막과 뜨거운 날씨는 선수들을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다. 직접 관람 할 수 있다면 매 바퀴 어느 선수가 선두에 있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상당할 것이다.
스테이지 4 : 무주-여수
스테이지 4의 무주-여수 구간은 이번 투르 드 코리아에서 가장 긴 코스로 선수들은 오랫동안 안장위에서 보내는 하루가 될 것이다. 스테이지 4의 총거리는 207km이며 고도표 상 해발고도 313m인 무주에서 여수의 해안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게 되는 스테이지다. 그러나 긴 코스에 산발적으로 등장하는 짧고 경사가 급한 고갯길은 그룹을 여러 조각으로 분열시킬 것이다. 선수들은 육체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지 5 : 여수-강진
2015 투르 드 코리아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종합우승의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지기 시작할 시기다. 47km 지점의 KOM 구간을 넘은 후 강진군으로 진입하는 경기 막바지 까지 큰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피니쉬라인까지 마지막 5km를 남긴 지점에 위치한 길이 2.4km의 오르막인 까치내재에서 각 팀 에이스들의 어택이 예상된다. 구불구불한 까치내재에서 어택을 시도할 경우, 선두를 달리는 선수들이 그룹의 시야에서 벗어나 멀찍이 도망가기에 좋은 기회이며, 일단 언덕 정상에 빨리 도달하면 이후 골인지점인 강진 종합운동장까지 내리막 계속되기 때문에 후속그룹과 큰 시간차를 두고 골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지 6 : 강진-군산
스테이지 6은 스프린터들을 위한 스테이지다. 코스 중 가장 주목되는 지점은 바로 새만금 방조제. 각 팀은 골라인 앞까지 스프린터의 체력소모를 최소화하기위해 다른 선수들이 스프린터 앞에 길게 늘어서 교대로 바람막이역할을 하는 리드아웃 트레인(Lead out train)을 형성할 것이며, 각 팀은 누가 더 강력한 화력을 가지고 있는지 강풍 속에서 대결을 펼치게 될 것이다. 강력한 바람이 불어오는 새만금방조제의 길이는 약 30km.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역풍이냐 순풍이냐에 따라 경기 내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만약 순풍이 분다면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한 선수가 승리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기 당일의 변수가 강력하게 작용하여 뚜껑을 열어보지 않고선 알 수 없을 스테이지다.
스테이지 7 : 군산-대전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어 경기를 포기하는 선수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할 때다. 팀원들의 전력 균형이 맞지 않은 팀이라면 경기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스테이지 7은 145km로 길지 않다. 최종 관문인 서울로 입성하기 전날인 만큼 우승권에 들지 못한 각 팀의 에이스들은 종합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수밖엔 없다. 그리고 종합우승, 산악왕, 스프린트 포인트 등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마지막날까지 승리를 확정짓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스테이지 8 : 서울
65km의 서울 스테이지는 관람객들을 위한 퍼레이드가 될 것이다. 코스의 마지막에 올림픽공원 둘레 도로를 4바퀴 돌게 되는데, 이날 올림픽공원을 방문한다면 마지막 스프린트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한 선수들의 멋진 경합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하늘색 스프린트 저지를 입은 선수와 후속 선수들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이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 반면 종합우승자의 옐로우저지를 비롯해 KOM, 영 라이더 저지를 보유한 팀들은 펠로톤 안쪽 자리에서 치열한 경쟁을 피해 느긋하게 마지막 스테이지 경기를 즐길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스 운영의 정석이라면 전반전에서 종합우승의 기반을 다지고, 강한 팀워크로 후반전에 펠로톤을 지배하는 팀이 종합시상식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8일 동안 휴식일 없이 진행되는 투어 레이스인 만큼 마지막 3일을 남겨두고 종합순위를 뒤집는 대 역전극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막판에 승부수를 띄우는 도박에 가까운 전략이 해마다 통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것이야말로 드라마틱한 스포츠의 묘미가 아닐까? 2015 투르 드 코리아에서는 어떤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part 2에서 이번 2015 투르 드 코리아의 주요 팀과 우승을 향해 달리는 선수들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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