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크라이슬러 코리아 공식 페이스북에 재미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 케이블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에서 활약 중인 ‘알차장 ’ 알베르토 몬디가 크라이슬러 200에 장착된 주차보조시스템 (PAS, Park Assist System)과 주차 대결을 벌이는 영상이 그것이다 . 대결은 크라이슬러의 200의 승리로 끝났다 . 주차에 자신 있다던 알베르토는 약 26초가 걸렸고 주차보조시스템은 20초 만에 주차를 끝냈다 .
닛산 캐시카이 -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
주차보조시스템은 요즘엔 수입차는 물론 국산 준중형차에도 장착될 만큼 보편화됐다 . 브랜드별로 이 시스템을 부르는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여 주차를 돕는다 ’는 기능적 요소는 같다 . 어렵고 먼 기술이 아니라 차를 살 때 원한다면 얼마든지 고를 수 있는 , ‘옵션 ’ 중 하나가 됐다 .
토요타 프리우스 - 셀프 파킹
주차보조시스템을 양산차에 처음 적용한 건 토요타다 . 이 회사는 2003년 이 시스템을 발표했으며 2004년부터 양산차인 프리우스에 적용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 초기 시스템은 평행주차만 가능했다 . 스티어링 휠 조작만 자동으로 해주고 , 기어 변속이나 가속 /제동은 안내에 따라 운전자가 조작해야하는 방식이었다 .
진화한 주차 보조 시스템
그래픽디자인 =김진아 기자
최근 장착된 주차보조시스템은 초기 보다 훨씬 진화됐다 . 평행주차 뿐 아니라 이젠 ‘T'자형 직각주차도 가능해졌다 . 여기에 평행주차 탈출 기능까지 더해졌고 , 브랜드에 따라 제동이나 가속까지 컨트롤 하는 경우도 있다 .
CES 2015에 소개된 BMW 리모트 발렛 파킹
주차할 때 ‘보조 ’ 역할에 머물렀던 이 시스템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자동주차시스템 ’으로 발전하고 있다 .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 CES(세계가전전시회 :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BMW는 리모트 발렛 파킹 시스템을 공개했다 . BMW의 순수 전기차 i3로 시연한 이 기술은 스마트 워치를 통해 자동으로 주차를 할 수 있고 , 차를 뺄 때 운전자 위치까지 알아서 찾아오는 기능까지 갖췄다 . 이 기능은 이번 달 공개를 앞둔 차세대 BMW 7시리즈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
이렇게 주차보조시스템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이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다 . 자주 이용하지 않는데다가 보수적인 성향의 운전자들이 아직 이 시스템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최근 한 인터넷 동호회에 평행주차시스템을 이용하다 센서 오작동으로 차가 도로 경계석에 부딪치는 블랙박스 영상이 화제였다 . 주차보조시스템은 말 그대로 ‘보조 ’일 뿐 , 아직까진 모든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 그래서 이 시스템을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운전자가 책임져야 한다 .
하지만 브랜드와 시스템 개발 업체가 이 기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자율주행시스템으로 도약하기 위한 징검다리기 때문이다 .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ACC), 차선 유지 장치 시스템 (LKAS), 자동 긴급 제동 (ABB) 등이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룬다 . 자율 주행 시스템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뤘고 상용화를 앞뒀다 .
아우디는 자율주행테스트 차로 2009년 시속 210km의 주행에 성공했고 , 2014년 독일 호켄하임 서킷을 홀로 질주하기도 했다 . 구글의 자체 개발한 무인자동차는 누적거리가 280만 km에 이른다 . 애플 역시 이에 뒤질세라 비밀리에 자율주행시스템과 차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국산차 회사도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지난 2010년 투싼 ix 자율주행테스트 모델로 4km 시험주행에 성공했고 , 차선유지 시스템 , 주차 보조 시스템 , 자동긴급제동 시스템 등 자율주행에 기반이 되는 기술들을 이미 양산차에 적용했다 .
스스로 움직이는 ‘ 자동차 ’
자동차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꼽을 정도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이동수단으로서 , 자동차 본연의 쓰임 뿐 아니라 여러 전후방산업의 발전도 이끌어왔다 . 그리고 이제 자동차라는 말 그대로 스스로 움직이려 하고 있다 .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 ‘스스로 움직이는 ’ 자동차가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
알차장과 200의 주차 대결 영상
BMW i3 리모트 주차 시스템 영상
글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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