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개최된 슈퍼레이스 3전에서 CJ레이싱 김동은이 우승을 차지했다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015시즌 3라운드, 중국 상하이서 열려

6,200cc 스톡카들의 굉음이 상하이 서킷에 울려 퍼지자 3만여 중국 관람객들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잔뜩 찌푸린 하늘도 레이스에 대한 열정을 막기 어려웠다. 6월6일과 7일,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015시즌 3라운드가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서킷(SIC)에서 열렸다. 이번 경기는 CTCC(China Touring Car Championship)와 함께 개최됐고, 한, 중, 일 3개국 5개 서킷에서 치러지는 총 8번 중 3번째 이벤트다.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치러진 슈퍼레이스 3전


상하이 인터내셔널서킷은 어떤 곳?

슈퍼레이스 3전이 열린 상하이 인터내셔널서킷(SIC: Shanghai International Circuit)은 F1 중국 그랑프리가 열리는 곳으로, FIA 공인 그레이드1 레벨의 자동차 경주장이다. 총 길이 5.451km에 16개 커브로 구성되며, 고속과 저속구간의 능숙한 대응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270도 턴까지 드라이버들에게 까다로운 코스로 알려져 있다. 약 1.2km의 직선 구간에선 최고속도를 끌어낼 수도 있다.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서킷 설계에 있어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독일 디자이너 헤르만 틸케가 디자인했다. 그리고 상하이의 한문인 '上海'의 '上'의 모양을 닮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슈퍼레이스 지난 시즌엔 2라운드가 이곳에서 개최됐다. 당시 조항우(아트라스BX) 선수가 69.03km를 29분12초237로 달려 이 서킷에서의 첫 우승을 신고했다.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DAY01] 뜨거운 날씨 속 펼쳐진 예선… “무리하지 않을 겁니다”

예선이 진행된 6일. 섭씨 31도를 웃돈다. 해가 쨍쨍 내리쬐고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습도가 예상보다 낮아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대회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터스포츠CTCC와 함께 열렸다. 중국 공영방송 CCTV5의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인 ‘레이싱 시대’에도 소개됐다.


스톡카에 앉아 레이스를 준비 중인 팀106 류시원

슈퍼레이스 최고종목 슈퍼6000 클래스는 배기량 6200cc의 8기통 엔진을 탑재한 스톡카들이 벌이는 레이스다. 스톡카는 일반 양산차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자동차 경주만을 위해 특별히 만든 차로서 가벼우면서도 충격에 강하다. 최고시속은 300km에 달하며, 우렁찬 배기음이 특징이다.


슈퍼레이스 2전에서 우승한 금호타이어 이데유지

지난 4월 개막전 이후 슈퍼6000 클래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앞선 두 번의 경기에서 팀 베르그마이스터(독일, 아트라스BX)에 이어 이데유지(일본, 엑스타레이싱)가 우승하면서 해외 레이서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이번 상하이에서 국내 드라이버들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경기 시작 전 유력한 우승후보로 조항우(아트라스BX)와 황진우(CJ레이싱)가 꼽혔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갖고 있다.


예선을 마치고 복귀 중인 팀 베르그마이스터

그렇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노련함은 그대로였다. 팀 베르그마이스터가 1분52초898로 예선 1위, 이데유지가 1분53초329로 2위를 차지했다. 황진우와 김동은(CJ레이싱)이 그 뒤를 이은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조항우는 사고로 차가 망가져 결승전을 포기해야 했다.


결승에 앞서 노면 온도 체크는 필수


[DAY02] 구름 낀 하늘,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

하늘은 아침부터 잔뜩 찌푸렸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아침부터 심상치 않았다. 오전 10시. 메인그랜드스탠드엔 부지런한 관중들이 좋은 자리를 찾느라 바쁘다. 포뮬러원(F1)도 아니고 국내 경기일 뿐이지만 아침부터 부지런 떠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에선 모터스포츠 대회가 인기가 많다.



어느덧 11시 알람이 울린다. 슈퍼레이스 슈퍼6000클래스 2015시즌 3라운드 결승전이 열릴 시간이다. 그리드 위에 스톡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팀 크루들도 트랙 위로 자리를 옮긴다. 비가 올 것을 대비해 레인 타이어를 준비한 팀도 있었다.




“Start!”

출발 신호가 켜지고 13대 스톡카들이 세이프티카를 따라 한 바퀴를 돈다. 슈퍼6000 클래스는 롤링스타트 방식이다. 스타트라인을 통과하자마자 우렁찬 배기음을 뿜어내며 속도를 높인다. 폴포지션으로 출발한 팀 베르그마이스터는 80kg 핸디캡 웨이트를 얹은 상태지만, 블로킹 잘 하면서 선두를 유지했다. 두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이데유지는 황진우에게 추월당하며 3위로 밀렸다.


6200cc 스톡카가 상하이를 흔들었다.

3랩, 4랩째도 큰 순위 변동 없이 레이스가 펼쳐졌다. 팀 베르그마이스터는 오히려 간격을 벌려나가며 선두를 지켰다. 핸디캡 웨이트 따윈 잊고 달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5랩째도 순위 변화가 없었지만, 코너에서 접전이 시작된다. 김동은과 정연일이 4위 싸움을 벌이며 관심이 쏠렸다.

이데유지는 머신 트러블로 8랩째 피트로 돌아와야 했다. 이틈을 타 김동은이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어느덧 황진우는 팀 베르그마이스터 뒤를 바짝 추격하며 선두를 노리기 시작했다. 팀은 80kg 핸디캡 웨이트 때문에 피로감이 상당해 보였다.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선두를 내주지 않으려 애썼지만, 황진우는 직선주로에서 결국 추월에 성공했다.


팀106 류시원은 9위에 머물렀다. 같은 팀 정연일은 7위. 

9랩. 황진우는 2위와 격차를 벌려나갔다. 팀 베르그마이스터와 황진우가 신경전을 벌인 탓에 그사이 김동은이 뒤에 바짝 따라붙었다. 선두와 기록은 단 1.7초차. 작은 실수가 순위변화로 이어지는 찰나다.

이데유지는 완주를 목표로 레이스에 복귀했지만 11랩째 경기를 포기했다. 10위 안에만 들면 포인트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아쉬운 결과다. 상하이 서킷과 좋지 않은 기억을 이어가게 됐다. 이데유지는 지난해 이 서킷에서 달려본 적이 있다. 당시 경기에서 엔진이 고장 난 탓에 기억이 좋지 않은 곳이라는 얘기를 꺼냈었다.


김동은이 같은 팀 황진우를 추월하며 선두로 나섰다

김동은은 황진우와 같은 코스에서 팀 베르그마이스터를 추월, 2위로 올라섰다. 핸디캡 웨이트 차이가 컸다. 그렇지만 4위와는 아직 10초차. 선두권은 여유가 있다. 중위권 싸움도 치열했다. 가토 히로시(인제레이싱)는 정연일과 정의철이 순위싸움을 벌이는 틈을 타 추월에 성공했다. 선두그룹과 차이가 있지만, 7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였다. 김동은은 직선 주로에서 황진우를 잠시 추월했지만 브레이크 타이밍이 늦어 코스를 살짝 벗어났고, 황진우가 다시 선두를 유지. 차이는 1.5초에 불과하다. 3위 팀 베르그마이스터는 선두와 3.8초 차. 4위 가토는 선두와 20초 뒤쳐졌다. 


김동은이 어머니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의수 감독과 황진우 선수도 즐거워하는 표정이다.

레이스가 끝날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황진우는 마지막 2바퀴 남기고 김동은에게 선두를 내줬다. 지나치게 경쟁하다 둘 다 사고가 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에 따른 걸까. 어쨌든 김동은이 우승했다. 아버지 품(인제레이싱)을 떠나 CJ레이싱팀으로 이적 후 첫 승이자 2년만에 맛본 승리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 누구보다 기뻐한 건 김동은 선수의 어머니다. 인제레이싱팀 옷을 입은 채 아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속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광경일 수도 있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


[3라운드 포디움 인터뷰]

Q. 레이스 막판에 선두 자리싸움이 치열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동은) 황진우 선수 덕을 봤다. 예선에선 황 선수 뒤를 따라가면서 브레이킹 포인트, 라인을 익혔고, 결과가 좋았다. 결승전 때도 따라갔다. 그동안 경기를 보면 예선 기록에서 차이가 나면 결승도 그렇게 끝난 적이 많았다. 최근엔 황진우 선수와 함께 달리며 느낀 건 맞붙을 상황이 생기면 생각한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점에 놀랐다. 많이 배웠다.

(황진우) (멋쩍은 듯 웃으며…) 얼마든지 베풀 준비가 되어있고.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길 원한다. 기분 좋다.

Q. 팀 베르그마이스터. 경기 중반부터 페이스 떨어졌다. 어려운 점이 있었나?

기술적인 이유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유지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매 바퀴마다 빠른 기록 낼려고 차의 한계까지 밀어붙였지만 더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해 아쉬웠다.

Q. 황진우 선수, 모든 걸 걸겠다고 밝혔는데?

아쉬운 만큼 절실했던 경기다. 결승에선 첫 코너에서 어떻게든 한 명은 추월한다는 생각을 했었고,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페이스를 조금씩 끌어올리다 보면 팀 선수를 추월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Q. 이번 대회 타이어 세팅에 대해 설명해 달라.

(황진우) 금호타이어는 예선에선 항상 한국타이어보다 베스트랩이 낮게 나오는 거 같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렇지만 내구성이 좋아서 이번 경기도 내구 위주로 차 셋업했고, 결과적으론 성공했다.

(김동은) 금호타이어는 매 경기마다 새 타이어 개발해주는데, 이번에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게 잘 맞았다. 서킷에 맞는 좋은 타이어였던 거 같다.

(팀 베르그마이스터) 일단 한국타이어 작년 경험 바탕으로 올해도 훌륭한 타이어를 공급해주고 있다. 고맙다. 폴포지션으로 출발했고, 이번 대회의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다. 80kg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얻은 결과다. 경기중에 약간 차에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 좋은 기록 세운 점에 만족한다.


왼쪽부터 황진우, 김동은, 팀 베르그마이스터

글/ 상하이(중국)=박찬규 기자 star@ridemag.co.kr
사진/ 박찬규 기자,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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