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마무리는 신발이다. 라는 말이 있다. 모든 복장의 완성 후 마지막에 착용하는 신발은 전체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시선을 끌 수 있는 ‘포인트’ 가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멋지고 잘 완성된 자전거를 마무리 하는 ‘포인트’ 는 무엇일까? 멋진 자전거를 완성하며 방점을 찍는 부품은 바로 바테이프(Bar tape)이다.
02.mp4 : 바테이프 감는 법? 요령만 알면 쉽다. 어쩌면 가장 적은 노력으로 자전거를 멋지게 꾸밀 수 있는 방법이 바테이프 교체 아닐까?
실제로 자전거를 조립할 때 마지막 과정이 바로 바테이프 감기다. 여러 부품들이 조립 과정을 거쳐 모두 올바르게 장착되었음을 확인된 이후 미캐닉은 마지막으로 바테이프를 감으며 자전거가 완성되는 성취감을 느낀다. 자전거와 어울리는 컬러로 깔끔하게 감은 바테이프는 자전거의 아름다운 외관을 마무리하며 때로는 튀는 색상으로 눈길을 끄는 매력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또한 바테이프는 라이더의 몸과 가장 많이 접촉하게 되는 자전거 부품이기도하다. 우리 모두 라이딩 내내 핸들바에서 손을 떼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테이프는 안장과 다른 부품들 못지않게 자전거의 편안함을 좌우하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부품이다.
: 피직의 다양한 바테이프 제품군
바테이프를 잘 선택하면 편안한 라이딩에 도움이 되며 자전거의 외관도 더욱 멋지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시중엔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바테이프가 있어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프로 선수들부터 레크리에이션 라이더들에게 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피직(Fizik)은 안장과 더불어 바테이프로도 유명한 브랜드다. 피직 제품들의 라인업을 통해 다양한 특징과 외관을 갖춘 바테이프의 종류와 선택 요령을 알아보자.
단 1mm, 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두께의 차이 - 슈퍼라이트와 퍼포먼스
피직의 바테이프 제품군을 크게 구분 하는 기준 두 가지는 슈퍼라이트(Super light)와 퍼포먼스(Performance)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슈퍼라이트는 가볍고 얇은 바테이프이며 퍼포먼스는 두텁고 푹신한 타입이다. 슈퍼라이트의 두께는 2mm 그리고 퍼포먼스는 3mm인데 1mm 차이가 주는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얇은 슈퍼라이트 제품의 특징은 가벼운 무게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바테이프의 무게 감량이라 해도 10그램 정도에 불과하다. 무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라이더를 자전거와 밀착시켜주는 감각이다. 날렵한 코너링과 과감한 내리막, 모든 힘을 쏟아내는 스프린트. 이런 자신감 있는 주행을 위해서는 자전거와 라이더의 일치감은 필수적인 요소다.
라이더의 손이 틀어쥐고 있는 핸들바는 자전거의 주행방향을 결정하는 동시에 상체의 힘을 자전거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자전거는 다리로만 타지 않는다. 온몸으로 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상체에서 자전거로 전달되는 힘은 결코 적지 않다. 얇게 핸들바에 밀착되어 감겨 있는 슈퍼라이트는 미끄러짐 없이 단단하게 라이더의 손과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으로 자전거를 자신감 있게 다룰 수 있게 해준다.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갈 때 느껴지는 속도와 바람소리 그리고 자전거와 라이더가 하나가 되어 공기를 날카롭게 가르는 주행감을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얇은 슈퍼라이트 계열 제품이 단연 최선의 선택이다. 자전거와 더욱 가까워지는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피직 슈퍼라이트(위)와 퍼포먼스(아래) 바테이프의 두께 비교
반면 모든 라이더가 레이스에서 온 몸의 에너지를 쥐어짜며 달리는 스프린터인 것은 아니다. 장거리 라이딩의 피로를 줄이고 보다 편안한 감각을 원한다면 슈퍼라이트 보다 두툼하고 푹신한 퍼포먼스 바테이프가 어울린다. 자전거에 오르면 손바닥이 아프고 피가 통하지 않거나 쥐가 나는 경험을 해본 라이더들이 있을 것이다. 피팅의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자전거의 핸들을 통해 손목으로 전해지는 노면의 충격을 줄인다면 이 같은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장거리를 달리는 인듀어런스 바이크에는 퍼포먼스 계열 바테이프가 어울린다.
두터운 패드가 들어간 장갑을 끼는 것과 더불어 두툼한 바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은 손목과 손바닥 그리고 어깨까지 올라오는 노면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요령이다. 피직의 두터운 퍼포먼스 계열 바테이프는 이를 위해 제작된 제품이다.
: 피직 바 젤
푹신한 바테이프의 충격완화 기능을 극대화하기위해 바테이프를 두 겹으로 감거나, 혹은 젤(Gel) 패드를 함께 감는 경우도 종종 있다. 피직에서 출시 중인 액세서리인 바 젤(Bar Gel)은 파리-루베(Paris-Roubaix)와 같은 험한 도로를 장시간 달리는 프로 사이클리스트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두툼한 퍼포먼스 바테이프와 바 젤은 손목과 신체의 피로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 듀얼 터치, 클래식 터치, 태키 터치, 클래식 터치(글로시)
두께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알맞은 바테이프가 무엇인지 확인했다면 이제 감촉과 외관을 결정하는 디자인을 고를 차례다. 피직 바테이프는 소재에 따라 총 5개(클래식, 글로시, 태키, 소프트 터치, 듀얼 터치)의 라인업으로 나뉜다. 피직 바테이프의 여러 가지 디자인은 서문에 언급한 바와 같이 자전거의 멋진 외관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라이더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감촉을 줄 수 있게 제작되었다.
수려한 외관으로 분류 되는 두 가지 타입 - 클래식, 글로시
클래식 제품은 가운데 타공된 작은 구멍들이 균일하게 뚫려 있는 전통적인 형태의 바테이프이다. 다양한 디자인 바테이프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군으로 볼 수 있다. 가운데 뚫려 있는 구멍들은 손이 젖었을 때 핸들바에서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컬러로 출시된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 부분이다. 13가지 다양한 컬러 그리고 피직 로고가 프린팅 된 2가지 모델이 있다. 자신의 자전거와 일치하는 컬러 때로는 혹은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화려한 포인트 컬러로 클래식 타입 바테이프를 활용할 수 있다.
글로시(Glossy)는 표면이 유광 코팅된 타입의 바테이프로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그 중 최신 유행 컬러인 네온(Neon) 타입 3가지 컬러(핑크, 오렌지, 옐로우)는 자전거에 포인트 컬러를 연출하고 싶은 라이더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외에도 기본 컬러인 검정, 흰색, 빨간색이 시중에 판매중이다. 번쩍거리는 외관을 자랑하는 글로시 타입은 얇은 슈퍼라이트 라인업으로만 제작되었다.
피직이 선사하는 3가지 감촉 - 태키, 소프트 그리고 듀얼
: 태키
태키(Tacky)는 ‘끈적이는’ 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태키 터치 바테이프들은 표면이 끈적이는 듯한 감촉을 가진 바테이프다. 핸들바를 움켜쥐면 미끄럼 방지를 위한 장갑이 필요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밀착감이 뛰어나다. 강한 힘으로 자전거를 흔들며 달려보아도 손이 절대 미끄러지지 않는다. 강한 끈적임을 가진 바테이프는 자전거가 물에 젖은 상황에서 핸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용되곤 한다. 또한 장갑을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는 라이더들을 위한 바테이프로도 안성맞춤이다. 단 한 여름에 손과 바테이프를 깨끗이 하지 않으면 검은 때가 나올지도 모르니 주의하자.
: 소프트 터치
소프트 터치(Soft Touch)는 끈적이는 태키 터치와 반대로 상당히 부드러운 감촉을 주는 바테이프이다. 벨벳(Velvet)과 스웨이드(Suede) 같은 고급 원단을 연상시키는 소프트 터치 바테이프는 핸들바를 쥐었을 때 편안한 감각을 줄 뿐만 아니라 자전거가 고급스럽게 보이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고급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염에 주의하고, 특히 흰색 소프트 터치 바테이프는 자주 세척해줘야 깔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소프트 터치 바테이프는 슈퍼라이트에서는 다크 그레이와 블랙, 퍼포먼스에서는 화이트와 블랙이 출시되었다.
: 듀얼 터치
위에서 살펴본 여러 가지 타입 중 아직도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이 된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다. 2015년 새롭게 출시된 듀얼 터치(Dual Touch) 바테이프는 그 이름처럼 두 가지 감촉을 하나의 바테이프에 담았다. 라이더의 고민을 반영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 바테이프는 둘로 나뉘어 클래식, 태키 터치로 구성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태키 터치는 끈적이는 감촉으로 핸들바를 강하게 쥐고 주행하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하지만 핸들바 하단이 아닌 상단을 잡았을 때는 도움이 되기보단 과도한 끈적임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특히나 여름이라면 땀이 더해져 끈적이는 감촉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핸들바 윗부분은 대체로 라이더가 편안한 포지션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힘을 빼고 잡는다. 핸들바 상단을 잡았을 때는 편한 감촉을 느낄 수 있고, 하단을 잡았을 때는 쫀득하게 확실한 그립 감을 느낄 수 있도록 클래식 타입과 태키 터치가 양분되어 제작된 더블 터치는 활용성이 뛰어난 바테이프이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바테이프가 무엇인지는 평소 라이딩 스타일을 생각해 보면 금방 감이 오리라 생각된다. 평소 라이딩 때의 느낌에 따라 얇은 슈퍼라이트와 두툼한 퍼포먼스 중 하나를 고르고, 5가지 디자인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델을 골라 자전거의 핸들바에 감아보자. 옷을 대충 고르지 않듯, 바테이프도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고른다면 라이딩 퍼포먼스에도 도움이 되고 자전거 역시 멋진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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