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부산 요트 경기장에서 첫 경기를 시작한 2015 투르 드 코리아가 스테이지 4에서 여수 돌산도로 골인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투르 드 코리아는 총 8개 스테이지 중 현재까지 절반의 경기를 마쳤으며, 이미 약 20여명의 선수가 경기를 포기했을 정도로 치열하고 혹독한 경기가 진행 되었다.
오리카-그린엣지가 휘어잡은 투르 드 코리아, 마지막 날 옐로우의 행방은?
종합순위 1위로 옐로우 저지를 입고 있는 선수는 오리카-그린엣지(Orica-Greenedge)의 캘럽 이완(Caleb Ewan)이다. 모두가 예상했듯 월드 투어 팀의 위력은 엄청났다. 오리카-그린엣지와 캘럽 이완은 현재까지 진행된 4개의 스테이지를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단 첫날 경기에서는 골라인을 눈앞에 두고 발생한 집단 낙차 사고 때문에 캘럽이 라스트 스프린트 경쟁에 참가하지 못했을 뿐이다. 캘럽 이완은 이어진 스테이지2, 3 두 번 모두 가장 먼저 골라인을 넘었으며 가장 긴 거리를 달린 스테이지 4에서는 두 번째로 골라인을 넘었다.
4번째 스테이지가 종료된 시점에서 개인 종합순위 30위권 내에 진입한 선수들 간의 시간차는 29초에 불과하다. 남은 4번의 경기 동안에 종합 순위를 뒤집기 위한 강력한 브레이크어웨이(Break away)가 형성된다면 충분히 포디엄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이제부터 문제는 오리카-그린엣지 팀의 화력이 얼마나 오래 버틸 것이냐 그리고 종합순위 2위의 자리에 선수를 올려두고 있는 아반티 레이싱 팀(Avanti Racing team)이 같은 호주 국적 팀인 오리카의 종합순위 굳히기 작전에 가세할지 여부다. 그렇게 된다면 종합우승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앞날은 어두워 질 것이다.
대역전극의 무대가 될 스테이지는 몇 번 남지 않았다. 중요한 포인트는 강진으로 들어가는 스테이지 5에서 골라인 5km 직전에 놓인 까치내재 고개, 스테이지 6 후반부 군산 앞바다에 놓인 강력한 바람의 새만금 방조제 그리고 대전으로 입성하는 스테이지7의 145km 경기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부문은 팀 종합 순위다. 아반티 레이싱 팀이 이 현재 1위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2위인 피쉬가만 자이언트 팀(Pishgaman Giant Team)과의 시간차는 고작 3초다. 그리고 JLT 콘돌(JLT Condor)과 서울 사이클링 팀(Seoul Cycling team)이 시간차 없이 동 타임으로 3,4위에 랭크되어 있다. 두 팀이 같은 시간으로 랭크되어 있다는 것은 모든 선수들이 동시에 골인한 것으로 같은 기록을 인정받는 펠로톤 피니쉬 상황에서 두 팀 간 가장 빨리 들어온 세 명 선수의 순위에 따라 팀 종합 성적이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마지막 날 팀 종합우승 시상대 가장 윗자리에 오르는 팀이 받는 상금은 1100만 원 으로 개인 종합우승 다음으로 높다. 라스트 스프린트를 하게 되는 최선두에 있지 않더라도 팀 종합 순위를 위해 선수들은 최대한 그룹 앞에서 경쟁 팀 선수들 보다 먼저 골라인을 넘어야 한다. 게다가 3위부터 6위까지 팀들이 모두 동 타임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 날까지 팀 종합 순위 경쟁은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르 드 코리아를 주름잡던 주요 선수들의 부진
한편 2015 투르 드 코리아의 종합우승 후보로 지명되었던 몇몇 선수들은 현저히 부족한 기량의 경기를 보여주거나 혹은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팬들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먼저 2013년 종합우승에 올랐던 콘돌 JLT의 마이클 큐밍(Michael Cuming)은 현재 선두와 3분 53초 차이로 50위권 밖으로 밀려나 개인 종합 우승권에서 이미 멀어지고 말았다. 스테이지 2에서 상당한 시간을 잃었으며 원인은 컨디션 난조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팀 종합우승을 위해 계속 페달을 밟고 있다. 홍콩차이나 팀의 에이스 청킹록(Chung King Lok)역시 2013년 종합 준우승의 기록이 무색하게 스테이지 2에서 뒤쳐진 이후 다음날 경기를 포기하여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종합 2위에 올랐던 금산인삼-첼로의 최형민 선수 역시 이전 경기에서 당한 부상에 의한 컨디션 난조로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같은 팀 소속 유기홍 선수도 두 번째 구간 경기 중 자전거에서 내리게 되었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코레일 사이클링 팀(Korail cycling team)의 장경구 선수가 선전하고 있으나 지난해와 같이 강력한 경기력을 보여주진 않고 있어 팬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 팀 종합 순위 명단에서 사라진 두 팀이 있다. 먼저 말레이시아 국가 대표 팀은 선수들 대부분이 정해진 시간 내에 코스를 완주하지 못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명단에서 제외 되었다. 그리고 부르고스-BH(Burgos-BH)팀의 단체 실격 사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스테이지 3의 출발을 앞두고 스타트 라인에 팀 전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뒤늦게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었지만 이미 출발시간이 상당히 지연된 이후였으며 심판 결정에 따라 부르고스-BH팀은 DNS(미 출발, Did not start)처리되었다. 의도적으로 경기를 포기한 것인지 해프닝에 의한 실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스테이지 우승과 더불어 옐로우 저지를 보유했을 정도로 멋진 활약을 보여준 팀의 충격적인 실격에 대해 안내 또는 운영 미숙으로 인한 사고인지 혹은 선수 건강에 대한 우려로 팀이 경기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만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는 투르 드 코리아 남은 관전 포인트는?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캘럽 이완의 종합우승 여부다. 현재까지 강력한 오리카-그린엣지의 강력한 화력 지원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옐로우 저지를 입고 있으나 남은 경기에서 경쟁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오리카-그린엣지의 체력적 한계를 보였을 때 다른 팀에서 총공세가 시작될 것이다. 이완과 오리카가 남은 구간에서 옐로우 저지 방어에 성공할 것인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의 고향에서 종합우승을 통해 대한민국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던 캘럽 이완. 호주 국적의 선수지만 친근한 외모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이완은 이번 투르 드 코리아에서 한국 사이클 팬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라이드매거진 역시 이완 선수가 멋진 레이스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응원을 보낸다.
매년 발전하고 있는 투르 드 코리아답게 올해는 더욱 강력한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여 지난해 보다 치열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나라의 젊은 선수들이 보여주는 활약은 단연 주목할 만한 성과다. 신예 선수들로 구성된 서울 사이클링 팀이 현재 팀 종합 순위 4위에 올라 매 스테이지 마다 골고루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며 김옥철 선수는 개인종합 5위에 랭크되어 선두와 시간차는 26초에 불과하다. 게다가 3위 선수와 고작 4초 차이로 남은 구간에서 좀 더 힘을 써본다면 마지막 날 종합 시상식 포디엄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서울 사이클링의 젊은 리더 이기석 선수 역시 선두와 29초 차이로 종합순위 15위에 올라 있고 이어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민경호 선수는 16위에 랭크되어 있어 남은 구간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준다면 종합 시상식에서 이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민경호는 96년생 한국체육대학 소속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등부 경기에 참가했던 젊은 선수다. 올해 투르 드 코리아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어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일요일에 있을 마지막 서울 스테이지 경기는 올림픽 공원을 출발하여 마포 대교를 반환점으로 돌아와 다시 올림픽 공원 주변 도로 5km를 4번 돌게 되는 코스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주회에 스프린트 포인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선수들의 멋진 질주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라스트 스프린트에서는 두말 할 것 없이 멋진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이번 주 일요일 올림픽 공원을 방문하거나 경기 진행 경로를 파악하여 선수들이 달리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본다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경기 하이라이트 결과는 당일 KBS 스포츠를 통해 방송되고 있어 매일의 경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날 투르 드 코리아 종합 시상식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선수는 누구일지 기대해 보도록 하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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