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변’을 하였다.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서 ‘기변’은 휴대폰 기기변경과 같은 의미로 새로운 자전거를 구입했다는 의미다. 라이드매거진 에디터의 새 자전거는 지난겨울에 시승했던 로드바이크인 포커스 이자르코 맥스(FOCUS IZALCO Max)다. 로드바이크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늘씬하고 멋진 프레임과 단단한 주행 느낌 그리고 레이스에 적합한 편의성을 높인 설계가 인상적이었던 자전거다.
: 순정상태의 포커스 이자르코 맥스
새로운 자전거를 선택한 주목적은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함이다. 전국에서 열리는 여러 동호인 로드 레이스에 참가하는 라이더라면 더욱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자전거에 대한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열정적인 라이더라면 아무리 좋은 자전거라도 박스에서 꺼내어 조립을 마친 완성차를 그대로 레이스에 사용할 리 없다. 특히 여러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고자 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부품과 피팅은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에 등장하는 포커스 이자르코 맥스의 세팅에는 필자의 개인적 취향이 다분히 반영되었지만,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순정상태에서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참고한다면 독자 여러분이 자신의 자전거를 세팅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조향 부품 교체 - 스템(Stem), 핸들바(Handle bar), 바테이프(Bar tape)
: 핸들의 피팅. 상체 길이에 맞춰 스템의 길이를 고르고, 몸의 유연함에 어울리는 낙차의 핸들바를 고른다. 필자의 경우 앞으로 많이 숙이는 자세를 취하고, 손의 크기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핸들바의 상하 낙차가 크고 곡선이 깊은 모델을 선호한다.
대부분의 자전거 메이커가 자전거의 순정사양으로 길이 90mm 전후의 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더불어 핸들바 역시 순정상태에서는 상단과 하단의 높이차이가 크지 않은 제품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유형의 라이더가 타게 될 것을 고려하여 최대한 무난한 세팅을 해놓는 것이다. 스템은 라이더의 신체조건에 따라 피팅과 조향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변경하는 일이 많은 부품이다.
그러나 필자는 상체를 많이 숙이는 유연한 포지션을 선호하는 편이다. 스템은 순정 사양보다 긴 110mm를, 그리고 핸들바는 상단부와 하단부의 낙차가 큰 모델로 교체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메이커가 라이더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핸들바와 스템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필자의 경우 자전거에 장착되어있던 순정 사양 부품과 동일한 피직(Fi’zi:k)의 컴포넌트를 선택하였다.
이전 시승을 통해 몸으로 느꼈지만 이자르코 맥스의 프레임은 매우 단단하다. 주행성능과 힘 전달은 좋지만 핸들바로 올라오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두툼한 바테이프로 교체를 결정했다. 역시 피직의 퍼포먼스 제품으로 바테이프에 충격흡수를 위한 폼이 내장되어 충격흡수에 도움이 된다. 이자르코에는 피직의 안장 역시 순정 사양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자전거에 장착하는 컴포넌트들은 성능 상 부족함이 없다면 같은 브랜드 제품으로 통일하는 것이 보기에 좋다.
케이블 마감 정리
스템과 핸들바의 변경에 따라 컨트롤레버의 위치가 달라졌다. 핸들바가 낮아진 만큼 케이블의 여분이 늘어났기 때문에 자전거의 앞부분이 다소 지저분한 느낌을 주는데, 이를 정리하기 위해 케이블 길이도 변경하는 것이 좋다. 케이블이 지나치게 길면 브레이크와 변속기를 작동할 때 저항감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새로 구입한 자전거는 라이더의 몸에 피팅하기 쉽도록 다소 넉넉한 길이의 케이블을 장착한 경우가 많다.
또한 케이블 길이를 정리하는 작업을 할 때 프레임이나 다른 주변 부품에 스칠 것이 예상된다면 이 부분을 보호해주는 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주행 중 핸들과 함께 계속해서 움직이는 케이블이 자칫 프레임의 페인트 까짐을 유발하거나 주변 부품에 걸리는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전문 공구와 노하우가 요구되기 때문에 평소 이용하던 자전거 숍에 정비를 의뢰하였다. 케이블 정리 이후 깔끔해진 외관은 물론 컨트롤 레버의 변속감과 제동감은 처음에 비해 월등히 부드러워졌다.
더불어 브레이크와 변속기에 고정된 케이블 끝부분은 최소한의 여분만을 남겨 자른 후 앤드 캡을 장착하였다. 군더더기 없는 케이블 마감은 주행 중에 신체와 다른 물체에 케이블 끝이 닿는 것을 방지한다. 사소한 부분처럼 생각될지 몰라도, 이 같은 깔끔한 마감이 자잘한 트러블을 방지하니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쓰자.
크랭크, BB 교체 그리고 체인 캐처 장착
BB(Bottom Bracket, 바텀브래킷)과 크랭크 교체는 가장 까다롭고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었던 부분이다. 이전 자전거에 사용하던 크랭크 암 방식의 파워미터(Power meter)를 이자르코에서도 사용하기 위해 크랭크를 이식하고 규격에 맞는 바텀브래킷까지 구입해야 했다. 순정 부품들을 탈거한 다음, 이자르코 프레임의 규격인 PF30에 호환되는 세라믹베어링 BB를 장착하고 원래 사용하던 크랭크를 달았다. 역시 전문 정비 숍에 작업을 의뢰하여 진행하였다.
함께 장착한 체인 캐처(Chain Catcher)는 체인이 이탈하여 체인링 안쪽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액세서리다. 최근엔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체인 이탈은 레이스에서는 물론 평소 라이딩에서도 곤욕스럽다. 가격 부담도 적으니 하나쯤 있으면 정말 고마운 부품이다.
액세서리 장착 - 물통케이지, 넘버 플레이트 홀더
레이스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부품이 바로 물통 케이지일 것이다. 라이딩 중 수분섭취의 중요성은 여러 번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물통케이지는 잘 부러지지 않도록 튼튼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용하는 물통을 잘 고정해주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만약 라이딩 중 물통이 케이지를 이탈할 경우 케이지의 파손과 물통의 분실로 이어질 수 있고, 그룹 라이딩 중 2차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이스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옆에서 보았을 때 선수의 번호를 쉽게 식별하기 위한 작은 플라스틱 번호판을 자전거에 달아야 한다. 시중에는 번호판을 간편하게 장착하기 위한 액세서리인 넘버 플레이트 홀더(Number plate holder)가 판매되고 있지만, 필자는 손수 제작한 홀더를 사용 중이다. 넘버 플레이트 홀더를 자전거에 부착해두면 케이블타이 등으로 번호판을 부착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자전거 외관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몇 가지 부품의 변경 그리고 액세서리를 추가한 정도지만 변경의 전 후를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의 자전거가 되었다. 새로운 자전거와 즐길 라이딩과 대회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이번에 소개한 필자의 자전거는 라이더가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프레임과 부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세팅을 변경한 경우다. 자전거 부품을 이것저것 교체해보고 피팅을 바꾸는 경우 자전거를 자신의 몸에 맞추기까지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 뒤에 다가올 완벽하게 내 몸에 맞는 자전거는 자전거 타기에 더 큰 재미를 선사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다. 여러 부품과 세팅을 시도해 보며 자전거에 대해 차근히 알아가는 것 또한 자전거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취재 협조 (주) 세파스, 테이크아웃바이크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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