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터사이클 제조사 KR 모터스를 지휘하는 성상용 대표이사가 지난 17일, KR모터스 본사인 창원에서 KOMIA(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 신임 협회장 자격으로 모터사이클 전문매체 대상 인터뷰를 가졌다.
KOMIA는 지난 2008년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해 설립됐다. 많은 협회장들이 2년을 임기로 거쳐 갔으나 이번처럼 적극적으로 언론과 소통하려는 예는 드물다. 성상용 협회장은 이날 약 한 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협회가 당연히 해야 했을 기능들을 앞으로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범국가적인 이륜차 사업에 대해서도 식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륜차에 비해 괄시받는 대한민국 이륜차 시장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성상용 협회장 : 그간 저보다 모터사이클을 더욱 사랑하고 시장을 잘 알고 계신 것은 물론 제품과 산업의 방향성을 잘 이해하신 분들이 이 자리에서 협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활동이 우리나라 오토바이 산업에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우리 협회는 이륜차에 관해서는 소비자와 정부의 가교역할, 이륜 사업 관련한 정확한 정보 제공 등을 이행해야하는 필수 기능을 담고 있다. 반면 잘 해오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협회장들을 통틀어 나는 모터사이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새로운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쓴 소리, 좋은 소리를 겸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한민국에서는 네 바퀴달린 것에 비해 바퀴 두 개 달린 것들은 혜택을 덜 받고 있다. 한국을 대표했던 이륜차 기업들이 전체 매출의 1퍼센트 밖에 안 되는 시장에 더 이상 관심가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2000년대 이후 30만대 이상으로 수요가 폭발했었다. 현재는 시장자체가 작아지면서 10만대에서 정체중이다. 협회장으로써 7~8년간 정체 되어있던 것을 바꾸고 싶다.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하는데 수입사는 물론 국내 제조사들이 더욱 힘을 낼 것이다.
Q 협회가 활성화되기 위해 조직위원회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위와 관련한 실행방안이 있나?
A 중요한 것은 협회사 계열사 대표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각 개별 기업입장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수익창출이지만 그 상위 개념으로 생각했을 때 산업 발전이라는 거시적인 목표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밑그림을 협회에서 깔아줘야 할 것이다. 모두가 사욕을 조금 내려놓고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단합해야 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KR을 맡은 나부터 내려놓고 시작할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공유된 후에 조직구성이나 세부사항들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Q 사륜 자동차 협회같은 경우 통계 정보가 출발하는 역할을 한다. 이륜차의 경우는 자료노출을 거의 안하다보니 정부의 규제 속에서도 매체가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고 판독할만한 것이 부족한 현실이다. 자동차 쪽은 판매 현황이라던지 매달 나오는 통계 자료가 있는데 이륜차 협회는 그런 것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도자료 등을 이용해 매체가 협회의 상징성을 알릴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마땅하지만 스스로 이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A 맞는 말이다. 우리 협회가 수립된 이유는 산업과 이용자 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주기 위해서다. 통계치를 낼 경우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정보가 가장 정확하다.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정보로 폐쇄해왔던 것들이 있다면 앞으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할 의무를 지키겠다. 제조사인 KR모터스도 그 중 하나로 먼저 투명하게 하겠다. 나머지 업체들도 투명성에 대해 따라올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을 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Q 이 자리는 매체와 협회, 그리고 브랜드가 모인 뜻 깊은 자리라고 본다. 협회장으로써 매체들은 어떤 식으로 이륜자동차 문화를 함께 발전시키고 협회를 도울 수 있는지 말해 달라.
A 사실 여태껏 우리들만 알고 팔고 느끼는 것이 전부였다. 이륜차 10만 대를 팔았다고 해도 우리만의 정보일 뿐이다. 문제는 이들 외에도 이륜차를 실질적으로 타지 않지만 관심가진 사람들이 즐겨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이륜산업을 인수하는 것들이 보인다. 매체는 종종 보고 있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 이륜차 관련해서 정보를 제공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이륜이 됐던 삼륜이 됐던 여러 가지 운송수단들을 포괄적으로 연결하는 정보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좋겠다. 이륜차를 이미 좋아하는 독자들 외에 다른 독자들까지 정보를 얻을 수 잇게끔 해야 시장을 넓힐 수 있다고 본다. 일반인들이 이륜차에 관해 예전보다 더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좋겠다. 이를테면 바퀴달린 것들, 즉 자동차 종합 매거진으로 발전한다면 좋을 것 같다.
Q 이륜 시장은 화려하게 보이지만 생각 외로 작고 어두운 면이 많다. 공개되면 더욱 더 협소해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협소한 이면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얼마나 통계 정보를 공개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A 제조사나 수입사마다 입장은 모두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수입사 입장이라면 한국은 전 세계 220여 개 시장 중 하나일 뿐이다. 직접 제조하는 우리와는 입장이 다를 것이다. 궁극적으로 현재 상황이 나아가야할 부분이 어디인가를 정확히 봐야한다. 어두운 면을 숨긴다고 숨겨지지는 않는다. 어느 하나만 애쓴다고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같은 제조사입장에서는 떳떳하게 판매량을 공개해서 쓴 소리를 듣고 평가받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수입사와는 더 상의하고 조율해야 할 문제다.
Q 쉽지 않을 것이라 우려된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조율할 것인가? 협회장 임기는 2년뿐인데 그 안에 다 실현할 수 있을까.
A 짧은 임기 안에 모든 계획을 완성하리라고 생각할 순 없다. 단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어리고 젊은 나이지만 앞으로 먼저 끌어나가 볼 것이다.
Q 이륜자동차 산업이 어려운 이유는 사륜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지지가 크게 쏠려있기 때문이다. 이에 협회의 역할이 크다고 보는데, 지금까지는 그 역할이 도드라지지 못했다고 느낀다. 앞으로의 큰 그림은 무엇이며 가장 먼저 해결하고픈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조속한 문제는 대한민국의 이륜차 산업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것이다. 국가가 발전하면서 필히 겪어야할 이륜차 성장을 건너뛰고 사륜차로 넘어간 부분 탓이 크다. 하지만 지금와서 누가 잘했는지, 과거에 어땠는지 따질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정부에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건의할 수 있다. 전 세계 무역량 8위~9위를 하는 한국은 모든 220여 국가가 적용하는 모든 법률 중에서 이륜차에 관해서는 유독 까다로운 볍률을 적용하고 있다.
예 중 하나로 OECD 국가 중 자동차 전용도로라는 것을 만들어 이륜자동차가 통행하지 못하게 하는 국가는 단 한국 뿐이다. 물론 주행성능이 부족한 50cc 스쿠터를 통행시켜달라고 한 적은 없다. 능력이 충분한 고 배기량 이륜차는 가능하게 해줘야하는 것이 정상이다. 이 곳 창원에도 터널하나 통과 못하게 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우회해 전용도로를 피해가면 40분 이상 소요된다. 답답한 현실이다.
나는 이런 문제를 가지고 협회장으로써 정치권에 나의 임기간 되든 안 되든 계속 읍소를 할 것이다. 설령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해도 할 것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인센티브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스탠다드에 맞춰달라는 것뿐이다. 협회차원에서 반드시 풀어야만 할 문제다. 왜곡된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급하다. 이륜자동차가 사륜자동차에 비해 사고율이 높지 않은데 잘못된 정보가 문제를 일으킨다. 우선은 이것을 타파하는 것이 단기적 목표다.
Q 이륜자동차 운전자들을 위해 안전 관련 홍보 혹은 계도에 대한 계획은 없는지? 이런 것들을 주최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A. 좋은 아이디어를 주면 조치하겠다. 회원사끼리 협업하면 할 수 있다.
Q 인식을 변화시키는 한 방편으로 모터쇼 홍보를 들 수 있다. 대형 모터쇼, 이를테면 우리가 하는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는 이륜차 브랜드가 무척 적다. 홍보를 위해 필수 참여하는 사륜차 브랜드와는 다른 양상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원해야한다. 이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
A 좋은 말씀이다. 우리는 이륜자동차가 주체되는 모터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브랜드와 소비자간 교류의 장을 열 생각이다. 정기적으로 1년에 한 번 정도로 열 계획이며 성공적인 첫 모터쇼를 위해 준비 중이다. 곧 코엑스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최대한 다양한 브랜드를 섭외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모두가 희망찬 이야기이지만, 바꿔 말하면 모든 것들이 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다른 브랜드들과 상당히 잘 조율해야 할 것이다.
A KR모터스가 선두에 서서 투자할 것이며 다른 회원사들이 이를 쫓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회원사에 속하려면 조건이 필요한가?
A 물론 조건이 있다. 하지만 규제를 최대한 풀어서 많은 브랜드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 발전을 위하는 것이 목표다. 규제를 옥죄어 발전을 막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본다.
Q 시간 내주어 감사하다. 협회에서 주체가 되어 문화 발전을 이끈다면 매체도 최대한 돕겠다.
A 감사한 말씀이다. 쓴 소리를 많이 해 달라. 앞으로 매체와 협회, 그리고 브랜드와의 소통을 위해 더 노력하고 이러한 자리를 자주 마련하겠다.
KR모터스 대표 이사이자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를 동시에 이끌게 된 성상용 협회장은 스스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표현했다. 반면 여태의 협회장 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포부와 목표를 가진 사람이었다. 특히 협회가 가야할 방향성이 뚜렷하고 그러기 위해서 어떤 방법론이 필요한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비록 임기는 2년으로 부족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가 새롭게 튼 시원한 물꼬가 그간 고였던 물을 게워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협회장을 맡음과 동시에 가장 진취적인 국산 모터사이클 제조사 대표로써 앞으로 이륜차 문화 공익을 위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크다.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580평 수도권 최대 규모 매장에 ATV와 관련된 것을 모두 모았다, 짱구모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