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틀 클럽, 블랙 프라이데이’



금요일 저녁, 퇴근 시간. 장마라지만 비는 안 오고 동남아처럼 습도가 높다. 온 몸이 끈적거렸다. 게다가 막히는 길을 뚫고 제시간에 폭스바겐 행사에 가야 한다. 평소엔 한 시간쯤 걸렸을 테지만 이날따라 차가 많다. 한참을 차안에 더 갇혀있었다. 행사장은 성수동 대림창고. 주변은 공장지대다. 으슥한 곳에서 도대체 무슨 클럽파티를 한다는 걸까. 짜증이 머리끝에 다다랐을 즈음, 목적지에 다 와 간다는 내비게이션 언니의 안내가 들린다.

낮은 건물들 사이로 불빛이 보인다. 서치라이트가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바다 위에서 등대를 보는 느낌이랄까. 빛을 좇아가니 행사를 알리는 배너들이 길가에 줄줄이 세워져 있었다. 행사장도 보인다. 2층 높이 빨간 벽돌 건물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입구의 두꺼운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쿵쿵 울려대는 비트 강한 사운드가 반긴다. 클럽 분위기가 제법 난다. 어두운 실내엔 화려한 조명이 번쩍였고, 흥겨운 음악에 어깨가 저절로 들썩였다. 덥고 지친 몸에 생기가 돈다.


‘검은 금요일’과 ‘더 비틀 클럽 에디션’



입구에 들어서다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행사장 입구 근처에 전시된 ‘비틀’ 옆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현장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더 비틀 클럽 리미티드 에디션’이란다. 컬러는 '문록 실버(Moonrock Silver)'라고.



조금 더 안쪽엔 클래식한 분위기의 빨간색 오리지널 비틀이 사람들을 반긴다. 연륜(?)에 끌린 걸까. 사람들은 신기한 듯 빨간색 비틀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비틀은 한참 어린 증손자(?)보다 인기가 많았다.



행사장 가운데 마련된 무대 위에도 검은색 ‘더 비틀’이 있었다. 오늘 행사의 주인공, 클럽 에디션이다. 데칼과 휠, 실내 시트를 세련되게 꾸민 120대. 한정판이다. 이날 행사도 이 차의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클럽 에디션 전용 색상은 은색과 검정이다. 검정의 ‘딥블랙(Deep Black)’ 색상은 빨간색 사이드 미러와 ‘Club' 로고가 부착된 스티어링 휠, 체크무늬 시트가 특징이다. 그래서 이날 행사 드레스코드는 ‘블랙’이었고, 이에 맞춰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다양한 이벤트로 흥미 더해



DJ소다의 디제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벤트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더운 열기를 식힐 시원한 크래프트 맥주와 여러 음료가 제공됐다. 공연 중간 쉬는 시간엔 전시된 차와 사진을 찍거나 경품 뽑기를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이날 행사는 19금이다.



하이라이트는 경매였다. 무대에 전시된 검정색 더 비틀 클럽 에디션을 1년간 무료로 탈 수 있는 시승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99,990’원 이하 숫자를 적어 내고, 숫자판을 돌려 나온 금액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당첨되는 방식이다. 당첨자는 숫자판에 나온 ‘40,580’원과 가장 가까운 ‘40,530’원을 써낸 남성 참가자였다. 이 남성은 당첨소감으로 함께 온 여자친구에게 결혼 프로포즈를 했고, 참가자들은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이 외에도 애플워치 경품 낙찰도 있었다. 열혈 참가자 한명이 정가 45만원 상당의 제품을 75만원까지 낙찰가를 계속 올려 옥션의 재미를 높였다. 그는 행사 진행자의 재치로 10분의 1 가격으로 경품을 낙찰 받아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호응이 뜨거웠던 옥션을 마치고 그 분위기를 이어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여성 래퍼 치타와 버벌진트의 공연으로 금요일 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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