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트렁크나 책상 아래 들어갈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하면 작고 앙증맞은 크기의 폴딩 미니벨로(Folding Minivelo)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자전거의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에 두 개의 작은 바퀴가 장착된 접이식 자전거는 얼핏 비슷해 보여도 접는 방식이나 기능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고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 데이비드 혼 박사와 다혼의 초기 폴딩바이크
여러 자전거 메이커가 ‘더 작게, 더 쉽게, 더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기 위한 경쟁과 노력을 쉬지 않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다혼(Dahon)'은 단연 폴딩 미니벨로 기술에 선두주자 격인 메이커다. 다혼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혼(David Hon) 박사는 1975년 고유가시대에 대중교통과 연계하기 쉬운 ’접이식 자전거‘를 개발하기위한 회사를 설립했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1982년 자전거의 외형과 주행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고 작게 접히는 자전거를 세상에 선보이며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현재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접이식 자전거의 95% 이상이 다혼 자전거의 방식을 흉내 내고 있다. 하지만 다혼은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고 더 쉽고 편리한 접이식 자전거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그 결과 아주 쉬운 접이식 자전거가 탄생했으니 바로 ‘EEZZ(이지)' 시리즈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접이식 자전거
매년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접이식 자전거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근래에 선보인 접이식 자전거 중 독특한 자전거를 고르라면 다혼(Dahon)의 신형 폴딩 미니벨로 EEZZ D3는 세 손가락에 들지 않을까?
EEZZ는 2014년 출시되며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새로운 폴딩방식의 미니벨로로 올해는 ‘D3’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그립(Grip)과 페달(Pedal)등 크고 작은 부품에서 업그레이드가 있었으나 그중 가장 큰 변화는 경첩의 고정방식과 3단 기어를 통해 주행성능을 더욱 극대화한 점이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연계해 도심의 복잡한 교통체증에서 해방되는 것을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스트레스를 겪어본 자전거 라이더라면 한번쯤 꿈꿔보았을 것이다. 시중에 많은 폴딩 미니벨로가 나와 있지만, 하루에도 몇 번을 접고 펴면서 자전거를 버스나 지하철에 싣고 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다. 만약 자전거를 접는 방식이 조금이라도 거추장스럽다면 폴딩 미니벨로와 함께하는 대중교통 이용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간편하게 접고 펼 수 있는 이지는 우리의 희망에 청신호를 켜준 고마운 신기술을 접목한 미니벨로다.
EEZZ의 빠르고 간편하게 접히는 폴딩 방식의 중심에는 다혼의 수직 경첩 기술(Vertical Hinge Technology)이 있다. 수직 경첩 기술을 이지의 이전 모델인 지포 16에 적용되어 검증을 마쳤다. 자전거의 프레임이 경첩을 이용해 절반으로 접히고 동시에 안장을 지탱하기 위해 위로 길게 뻗은 시트마스트(Seat mast)가 자동적으로 프레임 안쪽으로 수납되는 구조다. 한 번의 동작으로 프레임의 각 부분이 연결되어 동시에 접히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
시트포스트, 프레임의 중앙 하단 그리고 핸들포스트에 있는 3개의 고정레버를 풀고 프레임 중심을 잡고 위로 들어 올리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게 자전거가 접힌다. EEZZ의 프레임은 절반으로 접히는 동시에 시트포스트와도 연동된다. 자전거를 절반으로 접은 다음에도 덜렁거리지 않아 안정적이다. 앞뒤 바퀴에는 강한 자석이 장착되어 있어 자전거를 접는 동작 마지막에 자동으로 달라붙어 포크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한다. 핸들포스트를 접고 시트 클램프(Seat Clamp)를 열어 시트포스트를 집어넣으면 폴딩이 완료된다.
양옆으로 튀어나오게 되는 페달은 걸린다면 원터치로 뽑아서 시트포스트 뒷부분에 거치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무겁고 투박한 접이식 페달보다 분리형 페달을 선호하는 라이더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자전거에 반영했다. 디테일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다혼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EEZZ D3을 다시 펴는 과정도 간편하다. 두 바퀴 사이의 자석을 분리할 때 약간의 힘이 필요하지만, 이후엔 핸들바와 안장을 잡고 가볍게 들어 올리면 자전거가 펴진다. 이 동작 역시 부드럽고 손쉽다. 자전거를 완전히 펼친 다음 각 부위의 고정레버를 잠그는데 약 10초가 걸린다. 이 정도라면 하루에 몇 번이고 접었다 펴도 크게 번거롭지 않을 것이다.
3단 변속기 탑재한 가벼운 자전거
EEZZ D3를 접었을 때 크기는 높이 65cm, 앞뒤 길이 62cm, 넓이는 약 27cm로 매우 작다. 지하철에 반입가능한 수화물 규정 크기인 3변의 길이 합계 158cm를 충분히 통과하는 크기다. EEZZ D3와 같은 폴딩 바이크는 접은 상태에서 승차 제한을 받지 않고 언제든 지하철에 탑승가능하다.
EEZZ의 스펙 상 무게는 9.8kg으로 매우 가벼운 측에 속한다. 다혼의 특허 기술로 만들어진 알루미늄 합금인 달로이(Dalloy) 소재로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달로이는 일반적으로 사용된 알루미늄종류인 6061 알루미늄보다 20% 정도 더 강하며 자전거가 하중을 많이 받는 부위일수록 두께를 두껍게 만들어 내구성을 높였다.
: 수직 폴딩 프레임의 경첩 구조(좌), 3단 스프라켓과 디레일러(우)
다혼 EEZZ의 이전 모델에는 변속기가 없었지만, 2015년형 EEZZ D3에는 3단 변속기가 장착된다. EEZZ의 뒷바퀴는 접었을 때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일반적인 자전거보다 폭이 좁은 허브를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허브내장형 변속기나 카세트 스프라켓 기어를 장착할 수 없는데, 다혼은 EEZZ 전용의 3단 스프라켓을 장착함으로서 주행성을 더욱 높였다.
2015 EEZZ D3에 적용된 변속기는 작고 가벼움을 유지하기 위해 핸들 그립을 감아 돌려서 변속하는 그립 시프터(Grip Shifter)를 사용하였다. 그립 시프터는 핸들바에서 돌출되는 부분이 없어 자전거를 접을 때도 다른 부품에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뒷변속기는 시마노의 티아그라(Tiagra) 4601을 장착해 원활한 변속 성능을 제공하며 뒷 스프라켓의 톱니 수는 9, 11, 13T 로 구성되어 있다. 가벼운 레저 라이딩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바퀴는 16인치로 아주 작다. 하지만 작은 바퀴라도 회전속도를 올려 빠르게 달리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기어의 역할. 페달을 지그시 눌러 가볍게 가속해도 뛰는 것 이상으로 빠른 속도에 금방 도달한다. 변속기를 조작해 가벼운 13T 톱니에 체인을 걸자 생각 이상으로 페달링이 가벼워지는데, 남산이나 북악스카이웨이 같은 언덕을 정복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도심에서 만나는 짧은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충분한 수준이다.
자전거를 포함한 1인 운송 수단을 도심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금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도심 속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언제쯤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용하게 될 수 있을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EZZ D3 같은 실용적인 폴딩 바이크가 늘어날수록 쾌적한 도심환경에 대한 희망은 커져 감을 느끼게 된다. 다혼 EEZZ D3을 지하철 역, 도로, 공원과 골목길에서 자주 보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다혼 EEZZ D3 제원
프레임 : 하이드로포밍 달로이(다혼 특허) 알루미늄, 지폴드 수직 경첩 방식
포크 : 달로이 알루미늄
크랭크 : 파워휠 알루미늄 39T, 175mm
페달 : 다혼 퀵 드로우 릴리즈 페달
시프터 : 다혼 3단 그립 시프터
브레이크 : 다혼 듀얼 피봇 알로이 캘리퍼 브레이크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 티아그라 4601
카세트 : 다혼 3단 프리휠, 9-11-13T
휠 : 16인치 알루미늄 더블 월, 20/28H 프론트/리어 콤팩트 허브
타이어 : 프리모 코메트 16 X 1.35
색상 : 매트블랙/블루
무게 : 9.8kg
가격 : 139만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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