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전 나이트레이스로 개최


슈퍼6000 클래스 3위 정연일 (team 106) 경기장면

비가 오락가락. 소나기가 쏟아져도 열기를 막을 순 없었다. 격렬한 배기음과 화려한 레이싱카들의 질주, 그리고 강렬한 록 콘서트가 강원도의 밤을 달궜다.

8월1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1바퀴=3.908km)에서 열린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라운드가 나이트레이스로 성공리에 마무리 됐다. 해가 진 뒤 경기가 열리는 ‘나이트레이스’는 지난 2012년 처음 시작됐고,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모터스포츠 축제다. 이 ‘축제’는 그동안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고저차 40m에 블라인드 코스와 헤어핀 등 상급 난이도를 자랑하는 인제스피디움으로 자리를 옮겼다.


슈퍼1600 클래스 스타트

나이트레이스의 매력은 무엇보다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레이싱카들이 어둠을 가르며 달리는 장면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배기구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기도 하고, 빨갛게 달아오른 브레이크 디스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큰 볼거리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어우러지는 록 공연은 슈퍼레이스를 넘어 모터스포츠 ‘축제’로 자리잡게 만든 핵심이다. 올해는 ‘레이스 투 나잇’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괴물차들의 명승부, 슈퍼6000 클래스


그리드 워크 이벤트 

오후 9시. 어둠이 깔리자 서킷 곳곳에 설치된 불빛들이 레이싱카들을 비추며 레이스가 시작됐다. 두 시간쯤 지난 오후 11시. 화려한 퍼포먼스의 드리프트 공연이 끝나고 슈퍼레이스 최상위 종목인 슈퍼6000 클래스가 시작됐다.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슈퍼6000 클래스 스타트

롤링스타트로 출발하며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을 뿜어냈다. 두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조항우(아트라스BX)가 폴포지션으로 출발한 정연일(팀106)을 제치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대회가 끝난 뒤 이 과정에서 조항우의 규정위반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조항우는 침착하게 대열을 이끌었다. 노면이 미끄럽고 경기 직전까지 비가 내렸다. 조항우는 50kg 핸디캡 웨이트 탓에 독이 오른 정연일에게 몇 번 코너를 지나며 다시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인제 서킷은 고저차가 심하고 타이어 마모도가 커서 타이어 관리가 핵심이다. 풀-코스 한 바퀴는 3.908km다.


나이트 레이스 궤적

2랩째. 정연일, 조항우, 가토 히로키(인제레이싱) 순이었고, 4랩째부턴 정연일의 독무대다. 2위완 2.8초차. 류시원(팀106) 감독이 타이어 워머를 양보한 덕이었는지 브레이킹에 공들이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정연일의 운영이 돋보였다. 매 랩마다 1초씩 벌어졌다. 4위 팀베르그마이스터(아트라스BX)는 100kg 핸디캡 웨이트를 얹은 탓에 조심스레 레이스를 펼쳤고, 5위 이데 유지(엑스타레이싱)와의 격차가 줄어들며 접전이 벌어졌다. 결국 6랩째 이데 유지가 4위로 올라왔고, 2위부터 4위까지 격차가 줄어들었다.

7랩째 이데 유지가 가토 히로키를 추월했다. 핸디캡 웨이트를 얹고도 코너에서 추월하는 명장면을 보여줬다. 조항우는 7랩째 스핀하며 코스를 벗어나며 5위로 내려앉았고, 이틈을 타 이데 유지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팀베르그마이스터는 6위.


슈퍼6000 클래스 2위 이데 유지 (엑스타 레이싱) 경기장면

8랩째. 가토 히로키는 차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다른 차들과의 차이가 자꾸 벌어졌다. 김의수(CJ레이싱) 6위. 9랩째는 정연일이 GT클래스(슈퍼6000 클래스는 한 단계 아래 종목인 GT클래스와 함께 열린다)와 만나며 랩타임을 손해 봤다. 마음이 급해진 탓인지 내리막 코너에서 브레이킹 실수까지 이어졌다. 조항우도 GT클래스와 만나며 실수가 있었다.


슈퍼6000 클래스 1위 정의철 (엑스타 레이싱) 경기장면

10랩. 정연일은 이데 유지와 0.6초차에 불과했다. 어느새 정의철(엑스타레이싱)이 이데 유지 뒤에 붙었다. 2, 3위 모두 엑스타레이싱이다. 11랩째 같은 팀인 두 선수가 몸싸움 벌이며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핸디캡 웨이트가 전혀 없는 정의철이 추월에 성공했다. 물론 이데유지도 쉽게 양보하지 않았다. 가토 히로키는 차 문제로 피트인 했다.


슈퍼6000 클래스 3위 정연일 (team 106)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정연일이 순위를 유지하며 질주했다. 그의 핸디캡 웨이트는 20kg으로 작은 실수가 바로 순위를 바꿀 수 있다.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온 정의철이 인사이드로 파고들었지만 정연일이 잘 막았다. 그 틈을 타 이데 유지도 순위싸움에 가담하며 삼파전 양상. 정의철은 마지막 코너에서 아웃사이드로 정연일을 추월. 핸디캡 웨이트가 전혀 없는 이점을 살린 레이스다.

14랩. 정연일은 차 뒤가 미끄러지며 코스이탈. 자세를 바로잡고 따라잡았지만 이데유지와 3초 차로 벌어졌다. 16랩. 드라이타이어를 끼운 김진표(엑스타레이싱)는 4위로 순위가 치솟았다. 당시 정의철, 이데 유지, 김진표까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탓에 엑스타레이싱팀은 축제 분위기였다.


슈퍼6000 클래스 2위 이데 유지 (엑스타 레이싱)

경기가 막바지에 다다르며 선수들의 브레이크 디스크가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1랩째. 이데 유지는 매 랩 차이를 줄였지만 마음이 급했는지 실수를 했다. 선두와는 6.9초차. 조항우와 황진우(CJ레이싱)도 4위와 5위로 뒤를 따랐고, 김진표는 코스를 잘못 진입하는 실수를 범하며 레이스를 포기해야 했다.


슈퍼6000 클래스 시상식 - 샴페인 세레머니

마지막 바퀴. 추월쇼를 보여준 정의철이 체커기를 가장 먼저 받으며 기쁨을 맛봤고, 같은 팀 이데 유지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디움 마지막 자리는 정연일의 몫이었다.


GT 클래스, 쉐보레의 금의환향


쉐보레 레이싱팀_쉐보레 레이스카

슈퍼6000클래스와 함께 진행된 GT클래스에선 쉐보레(Chevrolet) 레이싱팀이 웃었다. 1.8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한 크루즈 레이스카로 GT클래스(배기량 5,000cc 이하)에 출전한 이재우 감독 겸 선수는 완숙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경기를 마쳤다.


쉐보레 레이싱팀 이재우와 안재모가 경기 후 기뻐하고 있다

이재우는 지난 3, 4라운드 경기를 포함 올 시즌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쉐보레 레이싱팀은 개막전 이후 단 한번의 경기도 놓치지 않음으로써 시즌 종합 우승에 청신호를 밝혔다. 같은 팀 안재모는 이재우 선수와 나란히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3위를 기록, 정상급 기량을 확인하며 종합 포인트를 더했다.


흥겨운 공연, 그리고 슈퍼레이스


많은 관중들이 서킷을 찾았다

레이스가 끝난 뒤 자정부터는 딕펑스와 미스고밴드의 화려한 록 공연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경기가 중반을 넘어 후반전으로 돌입하면서 챔피언을 차지하기 위한 각 팀들도 움직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결과로 정의철은 시리즈 포인트 77점으로 팀 베르그마이스터(아트라스BX 레이싱)를 9점차로 앞서며 챔피언에 한발 다가갔다.



한, 중, 일 3개국 5개 서킷에서 경기를 치르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다음 경기는 무대를 옮겨 일본에서 치러진다. 8월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후지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되는 슈퍼레이스 6전은 올 시즌 마지막 해외레이스로 한국모터스포츠를 알린다.

글/ 인제(강원)=박찬규 기자 star@ridemag.co.kr
사진/ 박찬규 기자,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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