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자전거 마니아 중 ‘첼로(Cello)’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첼로는 국내 최대의 자전거 메이커인 삼천리자전거의 고급 자전거 브랜드로 시작되어 이제는 어엿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전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첼로의 자전거를 대하는 자전거 마니아들의 모습에서는 호불호가 뚜렷이 갈린다. 유럽의 프로 레이스에서 활약하는 화려한 커리어의 해외 브랜드와 어깨를 견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국내시장에서 내실을 다지며 고급 스포츠자전거의 대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첼로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자전거메이커로 해외 글로벌 메이커들과 다른 전략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매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라이더의 취향에 특화된 모델을 빠르게 선보이는 것은 해외 자전거 메이커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첼로의 강점이다.
첼로 로드바이크의 성능과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라이더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은 지난 1년간 첼로의 다양한 자전거들을 시승해왔고 매번 기대이상의 성능에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놀라곤 했다. 특히 최근 2년간 첼로가 최근 연달아 출시하는 신모델을 살펴보면 국내 라이더의 관심을 모으고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첼로의 2016년 신모델인 스칼라티 105를 시승했다. 스칼라티 105는 스포츠바이크 입문기로 향후 첼로 로드바이크 라인업의 주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이다. 과연 스칼라티 105는 어떤 매력으로 국내 라이더를 유혹할 것인지 기대와 함께 시승을 시작했다.
첼로, 엔트리 급 스포츠바이크의 다변화를 주도하다
여러 자전거 메이커의 최신 로드바이크를 살펴보면 가벼운 무게의 전천후 모델인 ‘올라운더(All rounder)’와 공기저항을 줄여 높은 스피드를 내기에 유리한 ‘에어로(Aero)’의 두 가지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이것은 라이더가 ‘산악에서 빠른’ 자전거와 ‘평지에서 빠른’ 자전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자전거가 나와도 프로가 아닌 대부분의 아마추어 라이더는 단 한 대의 자전거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지간한 마니아가 아닌 이상은 두 대 이상의 자전거를 보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이더는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이 어떤 성향이냐를 고려해 그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런데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원하는 콘셉트의 모델을 선택하려면 200만 원 대 이상의 중·상급 모델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의 자전거를 더욱 높은 등급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라이더라면 모를까, 로드바이크를 처음 구입하려는 입문자가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은 가격이다. 국산 브랜드인 첼로의 강점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100만 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레이스에 참가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고성능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첼로가 이번에 출시한 ‘스칼라티’는 ‘경량 올라운더 콘셉트’의 알루미늄 로드바이크다. 재작년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던 에어로 콘셉트의 알루미늄 로드바이크인 솔레이어와 함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고성능 모델을 원하는 라이더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다.
올라운더 콘셉트의 경량 알루미늄 로드바이크
‘경량 올라운더’라니 우선 무게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하다. 라이드매거진이 시승한 스칼라티 105는 프레임사이즈 460 모델로, 실측 무게가 페달을 제외하고 8.56kg이다. 105급 알루미늄 컴포넌트를 장착한 로드바이크로서는 경이로운 무게가 아닐 수 없다. 가벼운 무게를 위해 포크는 스티어러튜브까지 전체가 카본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장착했다.
레이스용이 아닌 105급 로드바이크에서 무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라이더들도 있다. 하지만 일단 자전거가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많은 동호인 라이더가 보다 가벼운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면서도, 가벼울수록 비싼 가격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알루미늄 프레임의 로드바이크를 타는 많은 라이더들이 카본 프레임의 가벼운 무게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첼로 스칼라티 105는 비슷한 등급의 부품을 장착한 카본 로드바이크와 비교해 거의 무게차이가 없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무게를 줄이면서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최상의 부품 스펙이 사용되었음은 말 할 것도 없다.
스칼라티의 프레임은 더블버티드 가공으로 경량화한 첼로 라이트튜브 6061 알루미늄소재를 금형에 넣어 압출하는 하이드로포밍을 통해 만들어졌다. 특히 알루미늄 튜빙의 용접 시 비늘모양의 무늬가 나타나지 않고 깔끔하게 이어지는 FLT 플랫 웰딩기술을 적용해 프레임의 특정부위에 응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줄였고 퍼티가공을 통해 마치 카본프레임처럼 매끄럽고 깔끔한 이음매를 자랑한다. 해외 브랜드의 상급 알루미늄 프레임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없는 알루미늄 가공기술이 적용되었다.
시트스테이는 옆에서 보면 살짝 납작하게 눌린 듯한 형상이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튜빙의 형상에 따라 그 특성이 좌우되며 스칼라티의 시트스테이는 노면의 진동을 감쇄시키는데 유리한 형태다. 브레이크 케이블과 변속 케이블은 탑튜브와 다운튜브 내부로 완전히 수납되는 형태이며, 수납부의 마무리 또한 무척 깔끔하다.
업그레이드가 아쉽지 않은 부품구성
부품은 스프라켓을 포함한 구동계 전체와 브레이크 캘리퍼까지 시마노 105 풀세트를 장착했고, 휠은 A-CLASS(대만 알렉스 림의 휠세트 브랜드)의 ALX210C를 사용했다. 리어휠의 경우에는 구름성 향상을 위해 실드베어링을 사용했다. 뛰어난 구름성과 낮은 회전저항으로 고속주행 시에도 페달링의 부하를 줄여준다.
타이어는 컨티넨탈 울트라스포츠 II 700×23c를 장착했다. 타이어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주행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접지력이 높고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고성능 휠을 장착하는 것 이상의 성능향상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컨티넨탈 울트라스포츠 II는 스포츠 라이딩 및 레이스 트레이닝에 적합한 고성능 타이어다. 성능과 내구성의 밸런스가 우수해 별도의 타이어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스칼라티 105의 부품 구성은 그야말로 꼼수를 부리지 않은 기본기에 충실한 것으로 칭찬할 만하다.
핸들바와 스템, 시트포스트는 알루미늄 제다. 기존의 모나키 로고 대신 첼로 로고가 들어갔는데, 심플한 라인에 첼로 로고가 작게 들어간 디자인이 무척 깔끔하다. 안장은 산마르코 에라 스타트업 오픈 모델이 장착되었다. 레이스용 안장과 비슷한 느낌의 날렵한 디자인이지만 두툼한 패드가 적용되어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아 입문자용으로 적합하다.
스칼라티 시승 : 가벼운 무게와 단단한 프레임 반응
첼로 스칼라티 105의 프레임과 부품 구성을 살펴보았으니 이제 실제로 타볼 차례다. 영종도 일대의 한적한 도로와 언덕을 누비며 시승을 진행했다. 스칼라티 105를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단단한 프레임의 빠른 반응 성능과 가벼운 무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힘을 실은 페달링에도 프레임이 불안하게 뒤틀리는 느낌이 들지 않고, 핸들바를 심하게 비틀며 달려도 전방으로 돌진하며 방향을 잃지 않는 직진 성능 이 두 가지는 단단한 프레임 성향에서 나오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단단함은 경량화와는 상반된 요소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스칼라티는 알루미늄 프레임에 이 두 가지 요소를 담아내는데 성공하였다. 넓은 평평한 도로에서 엉덩이를 들고 페달을 짓누르며 돌진할 때 뒷바퀴가 따라오는 시간차가 느껴지는 않는 감각은 단단한 강성을 자랑하는 레이스용 카본 바이크에서 느껴지던 감각과 큰 차이가 없다.
알루미늄 프레임이 성능 면에서 카본에 뒤처지는지 여부에 대해 아직도 논란은 뜨겁다. 프로 펠로톤이 카본 자전거로 뒤덮이기 시작한지 불과 10년 남짓이다. 알루미늄이 여전히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자전거가 바로 스칼라티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레저라이딩을 즐기는 우리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는 넘치는 성능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카본보다 신뢰할만한 내구성은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오르막길을 댄싱으로 오를 때 역시 더위를 날려버릴 듯 시원한 반응성으로 정상을 향해 질주한다. 체중을 많이 실어 페달을 짓눌러도 자전거의 중심이 되어 좌우 페달링의 힘을 지탱하는 BB셸 부위가 뒤틀리는 느낌이 없다. 어설프게 만들어진 카본 프레임보다는 훨씬 뛰어난 감각을 라이더에게 줄 수 있는 알루미늄 프레임이다.
내리막을 내려올 때 노면의 충격은 카본소재 포크가 진동을 잘 흡수하여 핸들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최근의 로드바이크에 거의 표준으로 적용되고 있는 상하 비대칭 베어링의 테이퍼드 헤드셋과 스티어러튜브가 적용되지 않은 부분은 다소 아쉽다.
포크는 스티어러 튜브까지 전체가 카본으로 만들어져 진동흡수에 뛰어난 동시에 무게 또한 가볍다. 카본포크와 알루미늄 프레임의 조합은 알루미늄 프레임의 다소 단단한 성향으로 인해 노면의 요철이 주는 충격과 진동에 취약한 단점을 상쇄하며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 여기에 순정 사양으로 장착된 컨티넨탈 울트라 스포츠 Ⅱ 타이어 역시 믿을만한 접지력으로 과감한 코너링에서도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스칼리티의 출시가 반가운 이유로 사이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국내 실정에 맞춘 사이즈들이 대거 출시되는 점이다. 프레임의 사이즈는 440부터 550까지 무려 7가지 다른 사이즈(440, 460, 470, 490, 510, 530, 550)로 세분화 되었다. 여성용과 남성용 프레임의 구분은 없고 라이더의 신장에 따라 맞는 사이즈의 프레임을 선택하면 된다. 특히 440, 460, 470으로 여성라이더에게 잘 맞는 작은 사이즈 모델이 세분화 된 점이 반갑다. 첼로 스칼라티와 함께라면 이제 몸에 맞지 않는 사이즈의 프레임에 몸을 맞출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내게 잘 맞는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자전거를 잘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나에게 잘 맞아 제대로 조종할 수 있는 자전거, 이것은 더 나아가 라이더에게 안전한 라이딩과 로드바이크의 진정한 재미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첼로의 로드바이크 라인업에서 엘리엇과 케인으로 대표되는 카본 로드바이크 라인업의 아래에 위치한 스칼라티는 사실상 입문자에서 중급자까지 다양한 라이더를 만족시켜줄 모델이다. 게다가 만약 핸들바와 스템, 시트포스트 같은 부품을 더 가벼운 제품으로 바꾸고 휠을 업그레이드 한다면 7kg대의 경량 올라운더 타입 로드바이크를 꾸밀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모델이니 자신만의 자전거로 꾸며나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스칼라티 105 모델은 첼로의 2016년 라인업으로 119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성능 스포츠 로드바이크를 만나보고 싶은 라이더, 알루미늄 프레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은 라이더라면 첼로 스칼라티 105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첼로 스칼라티 105 제원
프레임 : 슈퍼라이트 알로이 레이싱 프레임, 스무드&퍼티 웰딩
포크 : 카본 레그, 카본 스티어러 튜브
크랭크 : 시마노 105 FC-5800, 50X34T, 프레스핏 타입
헤드셋 :
헤드셋 :
핸들바 : 모나키 알로이 ф31.8mm
스템 : 모나키 알로이, ±7º, AL6061, 1-1/8"Xф31.8mm
시프터 : 시마노 105 ST-5800 (22단)
브레이크 : 시마노 105 BR-5800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 105 RD-5800 SS
프론트 디레일러 : 시마노 105 FD-5800
체인 : 시마노 CN-HG600-11
카세트 : 시마노 105 CS-5800, 11-28T (11단)
휠 : A-CLASS ALX210C, 리어 실드베어링, 클린처
타이어 : 컨티넨탈, 울트라 스포츠 Ⅱ, 700X23C
시트포스트 : 모나키 알로이 ф27.2mm
안장 : 산마르코 에라 스타트업 오픈
사이즈 : 440, 460, 470, 490, 510, 530, 550
가격 : 119만원
글
장낙규 rockyou@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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