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존재하는 자전거 부품의 종류는 수천 가지, 어쩌면 수만 가지가 넘을 것이다. 심지어 똑같은 기능과 역할을 가진 부품이라도 사람마다 제각각인 신체와 취향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사이즈와 종류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수많은 부품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라이더들이 ‘내게 맞는 자전거 부품’을 찾기 위해 지금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전거를 몸에 맞추는 것은 어쩌면 몸에 맞는 옷을 고르는 과정과도 비슷하다. 신장이 비슷한 라이더라도 팔과 다리의 길이가 제각각이고, 유연성 또한 다르다. 기성복처럼 무난하게 몸에 맞는 자전거를 구입해 탈 수도 있지만, 열정적인 라이더라면 ‘내 몸에 꼭 맞는 자전거’를 타겠다는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고, 실제로 내 몸에 꼭 맞는 자전거를 탈 때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



자전거와 몸이 완벽한 일체감을 이루도록 하는 것, 이것은 비단 프로레이서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취미로 자전거를 즐기는 레크리에이션 라이더 역시 몸에 맞는 자전거를 탈 때 느끼는 일체감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라이딩을 통해 사이클링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소다.

동일한 라이딩 코스를 달리더라도 내 몸과 하나가 된 듯한 자전거를 탈 때 느껴지는 재미와 만족감, 그리고 잘 컨트롤되는 자전거가 주는 안정성의 가치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 맞는 부품을 선택하는 것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피직은 척추의 유연함을 기준으로 라이더의 성향을 분류하는 ‘스파인 콘셉트(Spine Concept)’를 통해 부품 선택 기준을 제안한다. 11 자로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손을 발끝에 닿게 뻗는 테스트는 우리가 흔히 해왔던 유연성 측정 방법인데, 피직은 이 간단한 측정을 통해 라이더를 뱀, 카멜레온, 황소의 세 가지의 성향으로 나누었다.

손끝이 발끝에 닿을 정도로 가장 유연한 라이더는 뱀같이 유연하다는 의미로 ‘스네이크(Snake)’ 타입이며 손이 무릎을 겨우 넘어 정도로 유연성이 적은 라이더는 황소같이 강인한 라이더라고 하여 ‘불(Bull)’ 타입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두 가지 타입의 성향을 반반씩 사용하는 중간 단계 유연성 라이더는 '카멜레온(Chameleon)' 타입으로 구분한다.



안장에서부터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컴포넌트인 핸들바와 스템 그리고 시트포스트에 이르기까지 어떤 제품이 내 몸에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라이더라면 스파인 콘셉트를 통해 어렵지 않게 자신의 몸에 맞는 부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연성에 의한 스파인 콘셉트로 선택, 시라노 핸들바

피직의 핸들바인 시라노(Cyrano) 제품군은 이 유연성 정도에 따른 세 가지 타입으로 구분되어 출시되고 있으며 각 제품명에는 스네이크, 불, 카멜레온 명칭이 붙어 어떤 타입 라이더가 사용하기 좋은 제품인지 알기 쉽게 표기하고 있다. 특히 세 가지 타입 핸들바를 옆에서 본 모습을 비교해보면 스네이크, 카멜레온, 블 타입 핸들바의 어떤 부분이 다른지 금방 알 수 있다.



피직 시라노 스네이크 타입 제품은 핸들바 상단에서부터 하단까지의 낙차가 크다.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띈 ‘클래식 라운드(Classic Round)’ 형태의 핸들바다. 핸들바를 옆에서 보았을 때 상단에서 하단까지의 거리를 ‘드롭(Drop)’, 스템과 결합되는 안쪽에서 바깥쪽까지의 폭을 ‘리치’라고 표기한다.

시라노 스네이크 타입 핸들바의 드롭은 140mm, 리치는 85mm다. 상당히 깊고 넓은 스타일의 핸들바다. 시라노 스네이크처럼 상단에서 하단까지의 낙차가 큰 핸들바를 자전거에 장착하고 드롭 하단부분을 잡으면 앞으로 크게 숙여지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평소 라이딩에서 상체를 많이 숙이는 자세를 선호하는 유연한 몸의 라이더라면 과감히 스네이크 타입 핸들바를 사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카멜레온과 불 타입 핸들바는 전체적인 모양이 유사하지만, 드롭과 리치에서 차이가 있다. 시라노 카멜레온 핸들바의 드롭 수치는 135mm 이며 리치는 85mm이다. 시라노 스네이크 타입과 앞뒤 거리는 같지만 하단부의 높이는 조금 더 높은 셈이다. 신체가 많이 유연하지는 않지만 핸들바 하단과 상단을 비롯하여 다양한 포지션을 사용하는 라이더라면 시라노 카멜레온 핸들바가 적합할 것이다.



가장 뻣뻣한 몸을 가진 라이더에게 적합한 불 타입 핸들바는 드롭이 130mm, 리치가 80mm다. 시라노 스네이크와 불을 비교하면, 불은 핸들바를 자전거에 장착했을 때 앞뒤 거리가 가깝고 하단이 높아 핸들바를 잡은 손이 몸에 가까이 위치하게 된다. 단순히 유연성이 떨어지는 라이더가 아니더라도 상체를 세우고 편안한 포지션의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라면 시라노 불 타입 핸들바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실제 프로 라이더 중에서도 무척 유연한 몸을 가졌지만 편안한 포지션을 위해 리치와 드롭이 짧은 불 타입 핸들바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네이크, 카멜레온, 불이 라이더의 유연성에 따른 핸들바의 모양을 구분하는 기준이라면, 시라노 핸들바는 소재에 따라 3가지 등급으로 구분된다. 핸들바 제품들에는 ‘00’, ‘R1', 'R3'이라는 제품 등급이 표시되어 있다. 최상급인 ’00‘은 고강성 단방향 카본소재(High Modulus Uni-Directional Carbon)로 제작되어 매우 가볍고 단단하다. 시라노 00 불 핸들바의 경우 무게는 170g(420mm 사이즈 기준)이며 UD 카본 특유의 고급스런 무광 컬러로 마무리되었다.

다음 등급인 R1은 역시 카본 소재로 제작되었으나 동일한 사이즈의 00 모델과 비교하면 약간 더 무겁다. 시라노 R1 불 핸들바의 경우 무게는 205g이다. 시라노 R3 등급의 경우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시라노 R3 불 핸들바의 무게는 245g이다.


 

시라노 스템, 시트포스트

멋을 아는 라이더라면 자전거를 꾸밀 때 핸들바와 스템을 하나의 세트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피직 시라노 핸들바와 가장 잘 어울리는 부품이 피직 시라노 스템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시라노 R1 스템은 70mm부터 130mm까지 10mm단위로 총 7가지 길이를 선택할 수 있고, 각도는 7도와 20도 두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7도이나, 아주 공격적인 낮은 포지션을 원하거나 반대로 라이더의 키가 너무 커서 핸들바의 위치를 높게 세팅할 때 20도 스템을 사용한다.



핸들바, 스템과 함께 자전거의 프레임의 일부나 다름없는 부품인 시트포스트 역시 피직에서 출시되고 있다. 3가지 주요 컴포넌트인 핸들바와 스템 그리고 시트포스트를 통일성 있는 디자인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전거의 외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피직 시라노 시트포스트는 핸들바와 동일하게 3가지 등급의 모델로 나뉜다. 최상급 시라노 00 시트포스트는 카본소재로 제작되며 무게는 130g(사이즈 27.2mm . 330mm 기준)이다. 중간 등급인 R1의 무게는 190g(사이즈 27.2mm 330mm 기준) 그리고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R3는 215g(사이즈 27.2mm 330mm 기준)이다.



시트포스트의 형태는 기둥의 중심에서 후방 25mm 지점에 안장이 장착되는 시트백(Seat back) 스타일이다. 시트포스트의 직경은 로드바이크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두 가지 사이즈인 27.2mm 31.6mm가 나온다.



이번에 소개한 제품 외에도 피직의 베스트셀러인 스파인 콘셉트 안장 시리즈 ‘아리오네(Arione)’ ‘안타레스(Antares)’ 그리고 ‘알리안테(Aliante)’는 많은 라이더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친숙한 제품들이다. 세 안장 또한 각각 스네이크, 카멜레온, 불 타입 라이더들에게 적합한 모델로 스파인 콘셉트를 통해 피직이 라이더들에게 권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아마 이미 이 세 가지 안장들 중 하나를 사용하고 있는 라이더들도 많을 것이다. 자신의 라이딩 타입을 확인해 보고 거기에 맞는 스파인 콘셉트 부품들을 함께 사용해 보는 것도 자전거의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피직의 스파인 콘셉트에 의한 부품 선택이 항상 절대적이고 정확한 해답을 주진 않는다. 어쩌면 부품 선택의 기준이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모든 라이더들의 신체적 특징과 취향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피직 스파인 콘셉트는 실패할 가능성이 적은 하나의 기준으로 참고해볼만하다.

자전거를 구성하는 부품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보며 나에게 맞는 부품을 찾아가는 것은 자전거를 즐기는 즐거움중 하나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하는 가운데 완성해나가게 될 나에게 잘 맞는 자전거는 더욱 안전한 라이딩을 약속할 것이며, 안장위에서 더욱 멋진 경험을 라이더에게 선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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