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는 작년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박람회 EICMA 2014에서 신형 YZF-R1을 공개했다. 이날 YZF-R1은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에게 주목 받았다. MotoGP에서 활약 중인 YZR-M1을 연상시키는 바디워크와 강력한 엔진 스펙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또 올린즈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페어링 전체에 카본 파이버를 사용한 YZF-R1M도 함께 출품 됐다.
▶ 페어링을 제거한 R1의 뼈대
신형 YZF-R1의 개발 콘셉트는 양산형 GP머신. 전작 대비 페어링은 물론 엔진과 섀시를 비롯해 모든 파츠가 변경된 풀 체인지를 진행했다. 세대교체를 진행한 2015년 YZF-R1은 2014년형보다 다소 작아진 모습을 보인다. 외형적으로 전장, 전폭, 전고 등 모든 부분이 슬림하다. 흡사 125cc급 모터사이클과 비슷한 체격이다. 공차중량은 199킬로그램이다. 이전 세대보다 약 6킬로그램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가벼운 중량은 와인딩은 물론 서킷주행에서 날렵한 몸놀림을 가능케 한다.
2015 YZF-R1의 엔진은 신형 크로스플레인 타입이다. 이 엔진은 200마력의 강력한 파워를 뿜어낸다. 강력함뿐만 아니라 경량화도 추구했다. 엔진의 주요구성품인 크랭크샤프트, 피스톤, 실린더 등을 교체 또는 재설계했다. 이미 강도와 강성을 갖췄지만 보다 고가이면서 가벼운 재료인 티타늄, 알루미늄 등을 맘껏 사용했다. 엔진 커버는 마그네슘을 선택, ‘경량’이란 두 글자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 (좌)2014년형 YZF-R1 (우) 2015년형 YZF-R1/M
인젝터는 프라이머리 인젝터와 세컨더리 인젝터 두 개의 인젝터를 사용한다. 또 인젝터의 분사각을 밸브 쪽으로 직관적으로 변경, 효과적인 출력향상을 꾀했다. 엔진뿐만 아니라 흡기 디자인은 많은 양의 공기를 흡입할 수 있도록 MotoGP머신 YZR-M1의 것을 차용했다. 또 7,500rpm을 기점으로 흡기덕트의 밸브가 제어된다. 이 밸브는 모든 엔진회전 영역에서 부족함 없이 공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밸브가 장착된 흡기덕트는 언제나 엔진이 일관된 성능을 발휘하도록 한다. 에어클리너 크기는 10.5리터. 2014년형보다 약 2리터이상 증가했다. 커진 에어클리너는 여과된 공기를 원활히 공급해 향상된 출력에 기여한다.
▶ 라이딩을 돕는 각종 전자장비는 YRC(Yamaha Ride Control)로 적재적소에 활용된다.
신형 모델에 장착된 YRC(Yamaha Ride Control)는 LIF(리프트 컨트롤), TCS(트랙션 컨트롤), LCS(런치 컨트롤), PWR(동력 전달 모드), SCS(슬라이드 컨트롤), QSS(퀵 시프트) 등을 모두 합쳐 가리키는 말이다. YZF-R1M의 경우 올린즈 전자제어 서스펜션까지 제어할 수 있는 ERS까지 포함한다. YRC는 IMU(Inertial Measurement Unit)와 연동됐다. IMU를 직역하면 관성 측정 장치로, 야마하는 양산형 모터사이클에 이를 최초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 가속 센서, 자이로스코프 센서의 움직임
라이딩 데이터 복합 검출 장비, IMU가 필요한 이유
최근 쉬운 라이딩을 돕는 전자장비가 무수히 많이 나와 있지만 필요한 시점에 정확히 활약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실질적으로 라이더를 확실히 돕기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 필수다. IMU란, 이를테면 항공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관제탑과 같은 역할이다. IMU는 직선운동을 측정하는 3개의 가속센서와 회전운동을 측정하는 3개의 자이로스코프 센서로 데이터를 측정, 그 값을 외부와 통신한다. 즉, 바이크의 위치와 동작을 여러 축으로 감지해 데이터를 ECU에 전달하는 역할이다. 통신주기는 초당 125회로, 매우 순식간에 일어나는 모터사이클의 움직임을 대부분 감지할 수 있다. 깊게 기울여 돌아야만 하는 헤어핀 코너나 고속 코너 탈출 시에도 YRC와 IMU는 끊임없이 동작하며 라이더의 의도를 알아낸다. 수집한 데이터는 트랙션 컨트롤 등 직접적으로 컨트롤에 개입하는 세부 장비들로 보내진다.
YRC는 계기반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각종 전자 장비를 끄고 켜거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 임의 세팅이 가능한 YZF-R1은 트랙 또는 와인딩 로드의 환경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PWR은 기존의 예전 D-MODE와 유사한 장비로써, 스로틀 반응을 총 네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퀵 시프트 어시스턴트는 가속시 클러치 조작 없이 기어변속을 할 수 있는 장치. 클러치 조작에 쓰는 1초 차이로도 희비가 갈리는 레이스에서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 R1M은 스마트기기로 바이크와 와이파이 연결해 전자 장비를 세팅할 수 있다.
CCU(Communication Control Unit)는 상급 모델 YZF-R1M에서 사용할 수 있다. 주행 중 발생한 데이터, 즉 주행속도, 뱅크각 등 각종 정보를 저장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활용해 열람할 수 있다. 사용자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라이딩 스킬향상은 물론 주행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트랙 및 와인딩 로드에서 저장한 자신만의 세팅을 불러와 사용할 수도 있다. 또 YRC에 WiFi로 접속하면 스마트폰으로 트랙션 컨트롤 수치 등 모든 설정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 피스톤 형상을 변화해 보어를 넓히고 스트로크를 줄였다. 더욱 고회전형 엔진으로 태어나며 파워 또한 대폭 늘었다.
신형 YZF-R1은 강력한 200마력의 파워, 200킬로그램 이하의 경량 차체를 내세워 레이서 레플리카 장르에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번 풀 체인지는 GP머신 YZR-M1을 기본으로 다양한 면에서 장점들을 이어받은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 전자 제품에 비할 만큼 복잡해 진 전자 장비를 보다 쉽게 컨트롤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고심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YZF-R1은 현재 나와 있는 양산형 모터사이클 중 가장 많은 첨단 기술을 집약한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마하가 추구하는 슈퍼바이크의 이상향은 경량, 하이파워 뿐 아니다. 야수와 같은 폭발적인 출력을 YRC와 IMU라는 조련사를 통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짜 목표다.
▶ IMU가 정보를 검출해 실시간으로 YRC로 전자 장비를 컨트롤하는 모습
이로써 야마하는 200마력을 능숙히 조련할 수 있는 프로와 그렇지 못한 아마추어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머신을 갖게 됐다. 잘 조율된 전자장비 덕분인데, 이는 이미 올 한해 매 라운드마다 시상대에 오르는 야마하 GP머신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양산형 슈퍼바이크는 결국 훌륭한 GP머신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 야마하. ‘전자장비와 라이더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슈퍼바이크 비전을 제시한 신형 YZF-R1으로 양산형 슈퍼바이크 역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중이다.
글
김종현 kjh@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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