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라이더' 부모라면 우리 아이가 자전거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면서 함께 라이딩을 즐길 순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한창 성장 중인 어린이에게 유아용 자전거는 너무 작고 먼 거리를 달리기에 부적합하다. 한편 본격적인 라이딩을 할 만한 자전거들은 대부분 키가 큰 청소년이나 성인에게 맞는 사이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집 앞 마당을 벗어나 라이딩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용 자전거는 어디 없을까?
자전거 라이더 부모들의 오랜 고민거리였던 이 질문에 해답이 될 자전거가 있다. 아메리칸이글의 인기모델인 AE100-20과 이지로드(Easy Road)24다. AE100-20은 20인치 휠을 갖춘 MTB 스타일 주니어용 자전거, 이지로드 24는 24인치 휠의 로드바이크로 어른들을 위한 자전거의 모습을 그대로 축소해놓은 듯한 앙증맞은 생김새를 보여준다.
AE100-20 - 서스펜션포크에 디스크브레이크 갖춘 주니어 MTB
AE100-20은 20인치 바퀴를 장착한 산악자전거 스타일의 어린이 자전거다. 본격적인 산악주행용은 아니지만 크로스컨트리용 MTB를 축소해놓은 듯한 깜찍함을 보여준다. 앞뒤 변속기가 장착되었고, 두툼한 타이어에 디스크브레이크까지 달려있으니 나름 레저라이딩용 자전거로 충실한 구성을 갖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프론트 서스펜션 포크와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고성능의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된 것은 아니더라도 도로의 턱을 내려올 때 같은 가벼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며, 시골길이나 울퉁불퉁한 보도블럭이 깔린 길 정도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타이어 역시 노면을 신경 쓰지 않고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세미 슬릭’ 타입이 장착되었다. 타이어 사이즈는 20X1.95로 어린이용 자전거 치고는 폭이 넓은 편.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는 칼처럼 날카로운 제동력을 보여주기보다는 다소 뭉근한 느낌으로 잡힌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의 악력이라면 네 손가락을 이용해 레버를 쥐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어린이용 자전거에 장착된 저가형 캘리퍼브레이크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제동력을 보여준다. 시마노의 변속기 일체형 브레이크레버를 장착했는데, 레버 안쪽의 나사를 돌리면 어린이의 손 크기에 맞게 레버 간격을 조절할 수 있다.
자전거의 구동부품은 시마노의 21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MTB 스타일의 3장의 기어가 장착된(42-32-24t)을 트리플 체인링 크랭크, 뒷바퀴에는 7단 기어 스프라켓이 장착된다. 순정 사양의 핑거 시프터 변속기가 초등학교 저학년이 사용하기엔 크기가 약간 크고 특히 왼쪽의 레버로 크랭크 체인링을 변속할 때 다소 초등학생의 손으로 다루기에는 높은 악력이 필요한 점이 살짝 아쉬움으로 남는다.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의 어린이라면 변속기를 제대로 활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프레임은 고급 알루미늄 소재를 매끈하게 용접해 만들었으며, 프레임 사이즈는 305mm 한가지다. 색상은 총 3가지로 옐로우/블랙, 레드/블랙, 화이트/블루를 선택할 수 있다. 프레임 컬러에 핸들 그립과 안장 컬러를 맞춰 색상에 민감한 어린이 라이더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산악자전거와 비슷한 어린이용 자전거라면 자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디스크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포크는 안전한 라이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메리칸이글 AE100-20은 아이에게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라이딩의 즐거움을 알려주기에 적합한 자전거다.
청소년 로드바이크 라이더를 위한 - 이지로드 24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키가 크고 청소년 시기에 접어들면서 좀 더 빠른 자전거를 원하는 날이 올 것이다. 성인용 로드바이크를 축소한 미니 로드바이크인 ‘이지로드 24’가 적합한 자전거가 될 것이다.
이지로드 24는 외형에서 일반 로드바이크와 차이가 없을 정도로 손색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단 프레임과 휠의 사이즈는 키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부터 중학생까지 청소년에게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프레임 사이즈는 380mm 한 가지로 출시되며 바퀴는 24인치를 사용한다.
단지 사이즈가 작을 뿐 모든 구성은 일반 로드바이크와 동일하다. T6061 고급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진 프레임에 내구성과 탄성이 좋은 크롬몰리(chrome moly) 합금강 소재의 포크가 적용되었다. 프레임 상단부인 탑튜브에는 약간의 경사가 적용되어 성인보다 작은 체구의 청소년이 다루기 쉽게 디자인되었고, 전체적인 형상은 성인용 로드바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참고로 유효 탑튜브 길이는 490mm 정도로, 신장 150cm 이하의 청소년이 무리 없이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속 레버와 변속기는 시마노의 투어니(Tourney)A070 급 부품을 사용한다. 2단 체인링이 장착된 크랭크와 뒷바퀴에 7단 스프라켓을 사용하는 총 14단 구동계를 장착했다. 일반 성인용 로드바이크를 탈수 있을 만큼 키가 자랄 때 까지, 로드바이크를 다루는 법을 익힐 수 있는 좋은 부품 구성이다. 크랭크는 작은 신장의 라이더를 고려해 일반적인 크랭크 길이보다 10mm 정도가 짧은 160mm 사이즈가 장착되며, 체인링의 톱니 수는 50/36T로 언덕길도 큰 부담 없이 달릴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기어비를 제공한다.
휠에는 켄다(Kenda)의 24X 1-3/8 사이즈의 얇은 온로드 타이어가 장착되었고, 캘리퍼 브레이크와 충분한 쿠션감을 제공하는 안장이 장착되어 있다. 일반 로드바이크 잠시 자전거에서 내렸을 때 어디에나 세워놓을 수 있도록 킥 스탠드가 포함되었다. 물론 자전거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싶다면 스탠드를 떼어내면 된다.
시승 : 라이딩의 즐거움을 알려줄 친구 - AE100-20
이날의 시승은 어린이 라이더가 담당해 주었다. 아홉 살,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자전거 타기를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AE100-20과 같은 어린이용 스포츠 자전거는 처음 타본다고 말했다.
키가 약 130cm가 좀 넘는 정도로 AE100-20 옆에 섰을 때 자전거가 큰 감이 있어 잘 다룰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어린이 라이더의 초롱초롱한 눈빛에서는 벌써 새로운 자전거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들어차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헬멧을 쓰고 안장과 브레이크 레버 조정을 마친 후 적응을 위해 살살 타보았다. 안장에 오르니 처음엔 적응이 덜되었는지 좌우로 비틀거리며 달렸지만 금방 안정적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AE100-20과 친해지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처음엔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에게 낯가림을 하는지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얼굴에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자전거가 주는 기쁨이 한껏 들어있는 얼굴이었다.
한동안 신나게 자전거를 타더니 금방 지쳤는지 자전거에서 내렸다. 이유를 물어보니 몸이 지친것이 아니라 손이 아프다고 한다.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기가 힘들었던 것, 순정 상태의 자전거 세팅으로는 어린이의 작은 손의 악력으로 브레이크를 다루기가 다소 버거웠던 것이다. 어린이용 자전거는 브레이크 레버의 간격을 조절하거나 보다 부드러운 케이블로 교체하여 브레이크의 작동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어렵지 않지만 이 작업에는 자전거 전문 숍 미캐닉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밖에 페달이 발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날카롭게 만들어져 있는데 자칫하면 종아리에 상처를 낼 수 도 있는 점이 우려되었다.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 자전거에 오르기 전에 어린이에게 주의할 점을 알려주는 것은 보호자의 몫이 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특성상 어린이가 이 자전거를 타는 기간은 3년 내외가 될 것이다. 신장이 자라 자전거가 작아지면 AE100-20은 동생에게 물려주고 이지로드 24와 같은 더 빠른 자전거를 타야하지 않을까?
두 자전거가 어른들의 자전거만큼이나 완벽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이날 발견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는 어린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자전거는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자전거 동호회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라이더라도 어울려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주말에 잠깐 이라도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보는 건 어떨까? 일상의 피로를 핑계로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 속에 멀어졌던 자녀들과의 사이가 다시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AE100-20, 이지로드24처럼 라이딩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자전거라면 어린이들의 즐거워하는 얼굴을 더 잘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메리칸이글 AE100-20 제원
프레임 : 알루미늄 프레임
포크 : 서스펜션 포크
크랭크 : 알로이 크랭크 42t-32t-24t
핸들바 : 알로이 라이저 바 560mm, 31.8mm
스템 : 알루미늄 오버사이즈 스템, 60mm
시프터 : 시마노 투어니
브레이크 :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 SIS 7S
프론트 디레일러 : 시마노 SIS 트리플
휠 : 알루미늄 이중 림, 알로이 허브
타이어 : CHAO YANG 20X2.0
안장 : 고급 전립선 안장
사이즈 : 305mm
가격 : 39만 8000원
아메리칸이글 이지로드 24 제원
프레임 : 알루미늄 프레임
포크 : 크롬몰리 포크 리지드 타입
크랭크 : 알로이 160mm 50t,36t
핸들바 : 알로이 레이싱 바 360mm
스템 : 알로이 60mm
시프터 : 시마노 투어니 070 14단
브레이크 : 알루미늄 듀얼피봇 캘리퍼 브레이크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 투어니
프론트 디레일러 : 시마노 투어니
휠 : 24인치 이중 림, 알루미늄 허브
타이어 : 켄다 24X1-3/8
안장 : 고급전립선 안장
사이즈 : 380mm
가격 : 43만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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