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처럼 최신기술이 적용된 빠르고 비싼 스포츠용 자전거에만 주목할 때가 아니다. 자전거의 근본적인 기능은 레저가 아닌 교통수단이다. 가까운 거리를 다닐 때 편리하게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며 복잡한 도심에서는 주차의 문제도 없다. 이런 자전거의 이동수단으로서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전거는 항상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 아이들의 등하교길, 지하철역까지 자전거를 이용하는 직장인, 가까운 마트에 가기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주부들까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자주 이용되는 것이 자전거다. 그리고 자전거 이용자가 점차 많아질수록 일상생활 속에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환경도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생활차’ ‘신문구독 경품으로 받은 자전거’ 등으로 불리는 생활밀착형 자전거들은 너무나도 소홀히 다루어진다. 비를 맞아 녹이 슬어 있는 것은 그나마 양호한 수준이다. 아무렇게나 방치되거나 조금만 고장이 나도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우리는 자전거의 가치와 인프라 구축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자전거들을 값싼 일회용품 정도로만 생각해왔던 것이 아닐까? 스포츠용 자전거 뿐 아니라 바구니와 짐받이가 달린 자전거들이 더 많이 거리를 달릴수록 자전거문화는 성숙해지고 자전거를 이용하기는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다혼의 보급형 폴딩 미니벨로 - SUV D6
다혼(Dahon)의 보급형 모델인 ‘SUV D6’는 일상에서 교통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함은 물론 튼튼하고 실용적인 ‘생활밀착형 접이식 자전거’다. 아마도 미니벨로 자전거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이라면 SUV D6의 외관이나 접히는 형태가 매우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혼은 프레임 중간의 경첩을 통해 접히는 작은 바퀴를 가진 자전거의 원조이며 SUV D6은 보급형 모델이지만 다혼 미니벨로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데이비드 혼 박사에 의해 1975년에 설립된 다혼은 그동안 수많은 접이식 자전거 기술을 개발해왔고, 접이식 자전거에 대한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자전거 메이커다. 다혼은 오늘날에도 새롭고 혁신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자전거들을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다혼은 접이식 자전거에 대한 많은 특허기술을 다른 자전거 회사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오늘날 다혼의 기술을 모방하여 만든 프레임의 중앙이 접히는 유사한 형태의 접이식 자전거들을 여러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누구나 접이식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라는 다혼의 철학이 지금의 접이식 자전거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다. 다혼이 단순히 자전거를 만들어 파는 회사 그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UV D6은 그런 다혼이 접이식 미니벨로 자전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만든 모델이다. 합리적인 부품구성과 소재의 선택으로 가격 부담을 줄였으나 다혼 특유의 편리한 폴딩 기술만은 자전거에 그대로 반영하였다.
우선 자전거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으로는 자전거의 여러 부위에 클램프 레버가 달려있는 점이다. 탑승자의 신장에 맞게 안장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범위가 상당히 크며 핸들바의 높이도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졌다. 자전거는 한 가지 사이즈로 출시되지만 각 부품의 조절범위가 크기 때문에 남녀노소 다양한 신장의 라이더가 탑승할 수 있다.
특히 자전거 프레임의 중앙 경첩과 핸들 포스트를 고정하는 두 개의 클램프는 자전거를 접고 펴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많은 하중을 받는 부위로 튼튼하게 고정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두 부분의 클램프에는 이중의 안전장치가 되어있다.
클램프 레버에는 풀림 방지장치가 되어있고, 만약 풀리더라도 레버를 손으로 완전히 열지 않으면 자전거와 핸들포스트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정도 안전장치라면 의도하지 않은 충격이나 진동에 의해 자전거의 관절부위가 저절로 접힐 일은 없다. 또 자전거가 낡아가면서 클램프가 헐거워지더라도 레버 안쪽의 나사를 이용해 타이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자전거를 접고 펼 때 프레임의 관절 부위는 어긋남 없이 부드럽게 맞물려 작동한다. 레버는 큰 힘을 주지 않아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또 핸들바와 시트포스트 조절부 안쪽에는 부품이 움직이면서 스크래치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플라스틱 심이 덧대어져 있다. 저가형 모델이지만 자세히 살펴볼수록 꼼꼼한 마무리에 신뢰가 간다. 고장력 강철(Hi-Ten Seel) 소재로 만들어진 SUV D6의 무게는 13.4kg. 작고 가벼운 폴딩 미니벨로에 익숙해졌다면 다소 무겁게 느껴 질수도 있는 무게다.
앞 뒤 바퀴에는 물과 진흙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머드가드(Mud Guard)가 기본사양으로 장착되어 있고 뒷바퀴 위로 짐을 실을 수 있는 랙(Rack)도 함께 제공된다. 체인의 기름이 바지에 묻지 않도록 크랭크는 체인링 가드가 있고 페달은 날카롭지 않고 손으로 간단히 접을 수 있는 제품이다. 더불어 자전거를 세워놓을 때 필요한 스탠드 역시 순정 사양으로 장착된다. SUV D6은 실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한 부품 구성이 돋보이는 자전거다.
기본에 충실한 폴딩 미니벨로 - SUV D6 시승
깔끔한 데칼 디자인의 다혼 SUV D6은 도시의 풍경과 어울리는 세련된 외관을 가지고 있다. 캐주얼한 스타일 혹은 정장까지 어떤 복장으로 타더라도 위화감이 없다.
다혼 SUV D6에 장착된 구동계 부품은 시마노 그립 시프터(Grip Shifter)와 6단 스프라켓(Sprocket)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지형에 따라 가볍게 또는 무겁게 페달링을 할 수 있다. 가벼운 스포츠용 자전거처럼 언덕을 빠르게 달려 오를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오르막길을 다니기에는 충분한 기어비다. 물론 평탄한 지형에서는 기어를 변속해 시원하게 바람을 맞을 만큼 빠르게 달릴 수도 있다.
접고 펴는 과정이 숙달되지 않았다면 처음엔 폴딩 과정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핸들바의 레버를 풀어 접고 시트포스트 고정레버를 풀어 안장을 아래로 내린다음 자전거 프레임 중앙의 레버를 풀고 반으로 접으면 된다. 침착하게 순서대로 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접을 수 있지만, 다소 무게가 있는 만큼 힘이 약한 여성이나 어린이의 경우는 접고 펴는데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를 접은 이후 들고 이동해보니 상당히 힘이 든다. 접은 상태는 자전거를 쉽게 보관하기 위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의 트렁크에 싣거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지하철 역사 내와 같은 장소에서는 자전거를 편 상태로 끌고 이동하는 것이 더욱 편리할 것이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걸어가기는 부담되고 차를 타고 가자니 목적지에 주차할 장소가 있을지 걱정된다. 이럴 때 폴딩형 미니벨로는 고마운 존재가 된다.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 작게 접어 보관이 가능함은 물론 수려한 외관까지 갖추었다면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에 끌고 나가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이다. 다혼 SUV D6은 일상과 업무, 여가에 이르는 모든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자전거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일상에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생활밀착형’ 자전거가 늘어날수록 우리 삶은 더욱 쾌적해질 것이다. 다혼 SUV D6 보다 저렴하면서 교통수단 역할을 할 수 있는 ‘생활용’ 자전거들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저렴한 이동수단을 넘어 나의 생활을 바꿔줄 보다 멋진 파트너를 원한다면 다혼 SUV D6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다혼 SUV D6 제원
프레임: 하이텐 스틸(Hi-Ten Steel) SD 랫치 디자인(SD latch design)
포크 : 하이텐 스틸(Hi-Ten Steel)
핸들포스트 : D 쉐이프 스틸(D shape steel)
변속기 : 시마노(Shimano) RD-TY21 6단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Shimano) RD-TY21
휠 : 20“ (406) 알루미늄 림(Aluminum Rims) 콤팩트 프론트 허브(Compact Front hub)
브레이크 : 알로이(Alloy) 110mm V-Brakes
무게 : 13.4kg
폴딩사이즈 : 32 X 79 X 65 cm
운전자 추천신장 : 142 ~ 193 cm
운전자 허용체중 : 최대 105kg
가격 : 39만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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