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일요일은 완연한 가을 하늘 아래 정말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였다. 이 날 아침 이른 시간에 수도권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 성지로 여겨지는 장소인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작은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트렉코리아의 대리점들이 모여 친선 경기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이벤트의 정식 명칭은 ‘트렉 콘셉트 북악 KOM 챌린지’다.
이번 트렉 콘셉트 북악 KOM 챌린지(이하 트렉 북악 챌린지)는 용산에 위치한 트렉 콘셉트 스토어인 루트바이크가 개점 1주년을 맞이하여 준비한 이벤트다. 전국에 위치한 트렉 콘셉트 스토어의 직원들과 스토어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동호회 그리고 갤러리들이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 아침에 부암동 주민 센터 앞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저지를 갖추어 입은 라이더들이 많이 모였는데 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모두 트렉의 자전거를 타거나 본트래거 용품을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모두 이번 트렉 북악 챌린지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 이었다.
화창한 가을 하늘은 상쾌한 아침을 만들어 주었으며 지나는 사람과 차량도 적어 친선경기를 진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다. 안전을 위해 모터사이클 진행 요원부터 코스 시작과 끝에 스태프 들이 배치되었으며 부암동 주민 센터 앞에서 오리엔테이션과 단체 촬영을 마친 후 본격적인 경기시작을 위해 북악산로의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이동하였다.
이날 경기는 두 종목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골인지점은 수도권 라이더들에게 익숙한 장소인 북악팔각정이었다. 다소 날씨가 쌀쌀하였기 때문에 몸이 덜 풀린 참가 선수 중에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행사는 다행히 안전하게 진행 되었다.
루트바이크 개점 1주년 기념 - 북악 KOM 챌린지
트렉 콘셉트 북악 KOM 챌린지는 루트바이크의 개점 1주년을 계기로 시작된 소규모 이벤트지만, 각 트렉 콘셉트스토어의 이름과 자존심이 걸린 만큼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졌다. 출발 전까지만 해도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웃던 참가 선수들의 표정, 그러나 경쟁에서는 질 수 없다는 결의가 눈빛에서 엿보인다.
레이스라고 하지만 진행 방식은 평소의 북악 힐클라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시작지점과 코스의 마지막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는 심판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차가 다니는 도로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다른 라이더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신속하게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에 선수들의 가족과 같은 팀 동료들의 응원 열기 또한 뜨겁다.
개인전보다 더욱 치열했던 것은 단체전이다. 개인전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다시 출발지점으로 내려와 3인 1조의 팀으로 북악 코스를 올랐다. 특히 흥미를 더했던 점은 일반 로드레이스라면 절대 허용되지 않을 선수들 간의 등 밀어주기를 허용한 것이다. 힘들어하는 동료를 지켜만 보지 않고 등을 밀어주며 달리는 모습은 사실 레이스가 아닌 우리 동호인들의 라이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출발지점에는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선수 외에도 상쾌한 아침 라이딩을 즐기러 나온 동호인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참가선수들은 대부분 콘셉트 스토어의 직원과 관계자들이었지만 이 날의 모습은 좋은 가을 날씨 아래 라이딩을 즐기러 나온 동호인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전의 자전거 숍의 직원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파는’, ‘자전거를 고쳐주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젠 고객들과 ‘자전거를 함께 타는’ 관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물론 자전거를 좋아하고 즐기는 콘셉트 스토어의 오너와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또한 눈여겨보아야 한다.
북악스카이웨이에서 행사가 종료된 이후 모든 참가자들은 개점 1주년을 맞이하는 루트바이크로 이동하여 바비큐 파티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각 부문 우승자와 우승팀에 대한 시상, 이벤트 추첨을 통해 전국에서 모인 트렉 콘셉트 스토어 직원들과 그 가족 그리고 스토어에서 운영하는 동호회의 멤버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트렉코리아의 대리점이라는 직업상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이 모여 진행된 행사였지만 이날은 업무로서가 아닌 진정 자전거를 사랑하고 즐기는 한 가족들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 콘셉트 스토어들은 사실 고객을 두고 경쟁하게 되는 관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함께 힘을 합쳐 즐겁고 건전한 자전거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같은 뜻으로 모였다. 이번 트렉 북악 챌린지는 루트바이크의 개점 1주년을 기념한 행사였지만 변화하고 있는 자전거 숍의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 자전거와 용품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있는 자전거 숍, 단지 자전거 판매에만 급급해 고객에게 맞지 않는 자전거를 강요하던 자전거 숍에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트렉콘셉트 스토어들이 보여줄 자전거를 함께 즐기며 발전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자전거 안장에 오르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도 변화하는 자전거문화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트렉콘셉트 스토어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멋진 자전거문화에 큰 응원을 보내고 싶다.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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