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교외로 라이딩을 나가는 로드바이크 무리를 흔히 볼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로드바이크를 라이딩 중에 마주치기란 쉽지 않았지만 최근 자전거가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레저를 위해 고급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중에서도 특히 가볍고 스피디한 로드바이크는 그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로드바이크가 큰 인기를 얻고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고급 모델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이에 경기용 고급 자전거에만 사용되던 카본소재가 동호인을 위한 모델에도 적용되며 대중화되고 있고, 더 쉽고 재밌게 탈수 있는 최신 기술의 자전거를 부담을 덜어낸 가격으로 어렵지 않게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카본 로드바이크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자전거가 바로 국산 자전거 브랜드 첼로(CELLO)의 엘리엇(ELLIOT) 시리즈였다.
: 첼로 신제품 세미나에서 공개된 2016 엘리엇 라인업
엘리엇 출시 이전 카본 로드바이크는 수입 브랜드 제품들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고,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고가의 모델에 한정되어있었다. 2011년, 엘리엇의 등장은 국내 자전거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대중적인 카본 로드바이크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야심차게 런칭 한 엘리엇이 처음부터 라이더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엘리엇의 초기모델은 많은 구조의 개선이 필요했었고, 무엇보다 국산 브랜드의 대한 사람들의 편견은 쉽게 넘을 수 없는 문턱이었다.
하지만 엘리엇은 첫 번째 모델이 출시된 이래로 계속되는 개선과 진화를 거듭해 오며 점차 그 성능을 인정받게 되었고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의 고급 카본 로드바이크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엘리엇의 2016년 최신 모델은 최근 첼로 신제품 세미나를 통해 일반 공개되었다.
2016 새롭게 내실을 다진 엘리엇
2016년형 엘리엇은 지난해 모델과 비교해 외관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부품 구성과 프레임 내부의 개선이 이루어지며 내실을 다졌다. 첼로는 2016년 모델부터 프레임에 사용되는 카본소재의 등급을 새롭게 정의했다. 레퍼런스, 엘리엇, 케인에 사용되는 프레임 소재의 등급을 나눔으로서 분명히 차별화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첼로는 엘리엇의 프레임에 토레이의 ‘T60’ 카본 소재를 사용했다고 밝혀 프레임 강성에 대한 신뢰를 준다. 엘리트 및 동호인 선수를 위한 첼로의 최상위 프리미엄 브랜드인 레퍼런스(Reference)의 로드바이크 프레임은 T99 텍스트림 카본소재를 그리고 엔트리급인 케인은 T45 카본소재를 사용한다.
프레임 구조상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두 가지가 있다. 크랭크가 장착되어 라이더의 체중과 페달링 파워 대부분을 견뎌내야 하는 부분인 바텀 브래킷(Bottom Bracket, BB) 주변부가 보강되어 강한 페달링과 자전거가 좌우로 흔들릴 때 오는 프레임의 비틀림에 더욱 강하게 버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카본프레임의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프레임 내부의 불필요한 잔주름과 거친 부분을 최소화하는 SCIT(Smooth Carbon Inside Tubing) 기술을 적용했다. 외부 충격과 프레임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고르게 분산시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리고 2016 엘리엇 완성차에는 전 세계의 사이클리스트들에게 널리 인정받고 있는 컴포넌트가 장착되어 더욱 매력적인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먼저 조향부를 구성하는 스템과 핸들바는 짚(ZIPP)의 서비스 코스(Service Course) 제품들이 장착된다. 손에 잘 감기는 뛰어난 촉감으로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자드스킨(Lizard Skin)의 바테이프까지 순정사양으로 포함된 점도 구매욕을 당기게 하는 요소다.
안장은 이탈리아 셀레 산마르코(Selle San Marco)의 스테디셀러 안장인 아스피데 다이내믹 오픈 (Aspide Dynamic open)이 순정사양으로 포함된다. 이제까지 엘리엇에 사용되던 첼로 자체브랜드인 모나키의 부품들도 충분히 뛰어났지만 이번 부품구성 변화는 엘리엇 완성차 버전의 매력을 한층 높였다. 해외 프로 레이스에서 등장하여 이름만으로 신뢰를 주는 브랜드의 부품들이다.
더불어 새롭게 적용된 모나키 ALX473 휠셋은 매우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여 당장 힐클라임 경기에 사용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휠세트의 실측 무게는 앞바퀴 613g/뒷바퀴 798g으로 1411g으로 웬만한 상급 알루미늄 휠과 맞먹는 수준이다. 앞 뒤 허브 모두에 적용된 쉴드베어링(Sealed Bearing)은 저항이 적어 구름성이 매우 탁월하다. 동시에 베어링 내부에 이물질과 수분이 침투할 가능성이 적다. 분해 정비 없이도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타이어까지 최상급 경기용 타이어인 슈발베 원(Schwalbe One)이 장착되었으니 더할 나위 없는 부품 구성이다.
모든 구동 부품은 시마노의 105 그룹셋을 사용하였다. 원가를 절감하거나 무게를 낮추기 위해 다른 브랜드의 저렴한 부품을 섞어서 사용하지 않고 105 풀세트를 장착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첼로가 공개한 105 그룹셋으로 구성된 2016 엘리엇 S7 완성차 무게는 7.4kg으로 매우 가벼운 수준이다. 라이드매거진이 직접 측정해본 결과 역시 7.42kg으로 동일하였다. 이 무게는 페달을 제외한 사이즈 49를 실제 측정한 결과다.
출시 이후 진화를 거듭해온 기존 엘리엇 특징들은 그대로 보존되었다. 헤드튜브와 내부의 헤드셋 베어링은 하단이 상단보다 큰 테이퍼드 타입으로 자전거가 좌우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프레임 비틀림을 최소화 하여 날카로운 코너링 성능과 스프린트 시 안정적인 직진주행성을 확보했다. 변속, 제동을 위한 케이블들은 프레임의 톱튜브와 다운튜브 내부를 관통하도록 만들어졌다. 외관의 깔끔함은 물론 공기저항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공기가 프레임을 타고 넘을 때 저항을 발생시키는 와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트튜브는 비행기 날개의 단면과 같은 물방울 형태로 만들어 졌다. M1 Aero Seat Tube Technology라는 이름으로 로드바이크의 최신 유행인 에어로다이내믹(Aerodynamic)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다. 시트 튜브에서 연장되어 안장을 지지하는 기둥인 시트포스트는 엘리엇 프레임과 세트를 이루는 전용부품이며 역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설계가 돋보인다.
더불어 시트튜브의 형태는 뒷바퀴와 맞닿게 되는 부위를 곡선으로 잘라내듯 마무리해 바퀴와의 간격을 좁혀 공기저항을 감소시키며 앞뒤 바퀴간의 거리인 휠베이스 길이를 줄였다. 뒷바퀴가 자전거의 중심이 되는 BB셸과 가까워질수록 강한 힘으로 페달링 할 때 프레임이 비틀리는 현상이 줄어 강성과 자전거의 반응성이 향상되는 동시에 무게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2016년형 엘리엇은 총 4가지 컬러로 출시된다. 현재 로드바이크에 가장 인기 있는 컬러인 무광블랙을 바탕으로 4가지 포인트 컬러(레드, 빈티지골드, 블랙, 화이트)를 더한 버전이 출시된다. 출시 컬러는 모델별로 상이하니 선택 시 참고해야 한다.
사이즈는 총 5가지로 시트튜브 기준 440에서 530까지 출시된다. 가장 작은 440의 경우엔 포크의 조향축에서 시트포스트까지의 수평거리인 유효탑튜브 길이가 500mm로 일반적인 성인 여성이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사이즈다. 물론 키가 작은 성인 남성이나 성장기의 청소년에게도 잘 맞는다. 그동안 서양인들의 사이즈에 맞춘 자전거에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던 라이더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또한 여성라이더들을 위한 콤팩트한 사이즈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멋지고 빠른 경기용 로드바이크를 타고 싶은 마음에는 성별의 구분이 없다. 여성들을 위한 사이즈도 출시된 엘리엇은 이런 바람을 이루어줄 자전거다.
시승 - 안정적인 주행감 갖춘 준수한 카본 로드바이크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은 이미 지난해 가을에 막 신제품으로 공개되었던 2015년형 엘리엇을 시승하였다. 고성능 로드바이크 하면 떠오르는 시승소감인 ‘가볍고 경쾌함’ 보다는 ‘단단하고 꽉 찬’ 느낌이 인상적인 뛰어난 자전거였다. 지난해에서 큰 변화 격진 않았지만 약간의 개선 사항이 더해 졌다.
이번에 시승한 2016 엘리엇 S7은 알루미늄 경량 휠과 105 그룹셋을 적용한 버전으로 합리적인 부품 구성과 가격으로 라인업 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무광 블랙 컬러에 흰색으로 포인트를 준 깔끔한 색상 구성은 오래 함께해도 질리지 않을 듯한 느낌을 준다.
새롭게 장착된 부품들, 짚의 핸들바와 스템 그리고 산마르코의 안장은 무광 블랙 컬러 엘리엇과 잘 어우러져 단정하면서도 세련되었다. 고급 바테이프인 리자드 스킨은 장갑을 사용하지 않아도 손이 미끄러질 염려가 없는 우수한 그립감이 인상적이다. 2016년 엘리엇에 새롭게 선택된 순정 부품들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기가 아까울 정도로 높은 디테일을 보여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궁금해지는 것은 역시 주행 감각이다.
2016 엘리엇은 지난 2015년 버전에서 비비 쉘과 튜빙 내부구조를 보강하여 강성을 더욱 높였다고 한다. 힘이 많이 실린 페달링을 할 때 자전거의 비틀림을 최소화 할 수 있게 한층 발전하였다는 의미인데 과연 지난 시승에서 느꼈던 엘리엇과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 졌다.
경량의 휠 덕분에 처음 페달을 누르며 출발하는 감각이 매우 가볍다. 반면 고속 주행에서의 감각은 상당히 편안한 편에 속한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작은 진동들은 무시해도 좋은 정도다. 반면 림 높이가 낮은 알루미늄 휠이지만 단면을 둥글게 마무리한 것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배려인 것일까? 고속을 유지하는 성능도 딱히 흠 잡을 데가 없을 정도. 레이스용 휠과 비교하면 퍼포먼스의 차이가 느껴지겠지만 일상이나 장거리 투어와 같은 라이딩에 최적화 된 느낌이다. 실드 베어링이 적용된 휠은 가벼우며 저항 없이 가뿐하게 구르는 느낌을 주었다.
페달링에 힘을 실어 강하게 눌러 가속해도 묵직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에는 지난해 버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 프레임이 좌우로 뒤틀리면서 페달링 반응이 더디게 오는 느낌이 없다. 안장에서 일어나 핸들바를 좌우로 흔들며 주행해도 두터운 BB셸과 다운튜브가 안정감 있게 지지해준다. 아주 딱딱하고 빠른 반응은 아니다. 하지만 다루기 쉽고 경쾌한 주행감은 여전히 좋은 느낌이었다.
프레임 내부에서 두 가지 개선, BB셸의 보강과 카본 튜빙 내부를 말끔하게 정리한 개선사항을 실제 주행에서 느끼기는 어려운 점이 아쉽다. 하지만 이미 지난 2015연식 엘리엇을 시승했을 때 당시 동호인을 위한 레저 라이딩용 자전거로서 최고의 선택이 될 자전거임을 확신했고, 올해도 변함없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만일 엘리트 선수나 자전거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는 동호인이라면 레퍼런스가 더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주말에 교외의 장거리 레저 라이딩, 그리고 ‘그란폰도’를 즐기는 동호인 라이더라면 엘리엇은 편안한 승차감과 뛰어난 성능밸런스로 부족함이 없는 자전거다.
단단한 강성으로 힘을 잘 받고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 그리고 합리적인 부품구성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다양하게 출시되는 사이즈에도 주목해야 한다. 엘리엇은 여성 라이더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고급 카본 로드바이크다. 실제로 지난 9월초에 창단한 첼로의 라이더 그룹인 606라이더스 W의 여성 멤버 전원도 2016 엘리엇은 타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이들의 활동 모습을 참고한다면 여성 라이더에게 엘리엇도 잘 어울린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고급 카본 로드바이크의 대중화 시대를 연 모델인 첼로 엘리엇 시리즈가 계속되는 발전을 거듭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잠깐 유행에 편승하기 위해 한 시즌 동안 태어났다 사라지는 자전거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가운데, 꾸준히 라이더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매년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는 엘리엇은 칭찬받을 만하다. 첼로 2016 엘리엇은 올해 9월 중순 출시될 예정이다. 첼로 엘리엇이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로드바이크의 아이콘이자 국내 라이더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모델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16 엘리엇 S7 제원
프레임 : 엘리엇 3K 풀카본 레이싱 프레임, 테이퍼드 타입, 내장케이블,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
포크 : 3K 카본 레그, 카본 스티어러 튜브
크랭크 : 시마노 105 FC-5800, 50X34T, 프레스핏 타입
시프터 : 시마노 105 ST-5800 (22단)
앞 디레일러 : 시마노 105 FD-5800
뒤 디레일러 : 시마노 105 RD-5800 SS
카세트 : 시마노 105 CS-5800, 11-28T (11단)
브레이크 : 시마노 105 BR-5800
휠세트 : 모나키 ALX473, 알루미늄 클린처, 실드 베어링
타이어 : 슈발베 원, 클린처, 700X23C
스템 : ZIPP 서비스 코스, ±6º, AL6061 31.8mm
핸들바 : ZIPP 서비스코스 70 에르고, 31.8mm
안장 : 산마르코, 아스피데 다이나믹 오픈
시트포스트 : 엘리엇 3K카본 에어로 타입
무게 : 7.4kg
컬러 : 블랙/화이트, 블랙, 블랙/레드, 블랙/골드빈티지
사이즈 : 440, 470, 490, 510, 530
가격 : 260만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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