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8, 선택의 이유’에 이은 두 번째 스토리다. 앞선 기사에서 이미 언급했듯 얼마 전부터 푸조 308은 가장 열정적인 직원(?)으로 큰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자전거를 싣기도 하고, 카메라와 여러 장비를 싣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기름도 덜 먹고, 성격도 차분해서 여러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다. 함께하며 느낀 매력과, 스토리들을 소개한다.
푸조 308, 첫 번째 서비스센터 방문
직원들이 차에 큰 문제라도 생긴 것처럼 난리다. 운전하던 도중 갑자기 계기반에 ‘SERVICE’ 경고 메시지가 떴단다. 직접 몰아보니 별다른 게 없다. ‘뭐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푸조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누적 주행거리를 확인해보란다. 2,560km였다. “그러면 초기점검 메시지예요. 걱정 마시고 센터 들러주세요”... ‘아 초기점검 메시지구나’
가장 가까운 강서 서비스센터에 예약을 하고 약속한 시간에 방문했다. 대기 중인 차가 꽤 많았다. 오래 걸리는 게 아닐까 싶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다른 날보다 유난히 많이 몰려서 그렇다고 한다. 게다가 초기점검은 30분쯤이면 끝난다고 걱정 말란다.
서비스 접수를 도와주던 직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우선 이번 서비스 경고등은 차를 출고한 뒤 누적 주행거리가 2,500km를 넘을 때 들어오는 초기점검 안내다. 차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센터를 방문했을 때 주행거리는 3,103km. 경고등이 뜬 채로 600km나 더 달린 거다. 차를 맡기고 어떤 점검을 하는지 지켜봤다. 원래는 고객라운지에서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마냥 기다리자니 시간도 아깝고,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싶어 직업을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 결국 작업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점검 과정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꼼꼼해서 놀랐다. 어차피 기본적인 점검만 이뤄지니 형식적으로 적당히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였다. 카메라를 들이대서 특별히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진 않았다. 타이어 공기압도 맞춰주고, 각종 오일류 점검, 벨트류 점검은 기본이다.
리프트로 차를 들어올려 하체 이곳저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언더커버도 뜯어내고 오일이 새는 곳은 없는지, 다른 불량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별다른 건 없나 보다.
이어 컴퓨터를 차와 연결하고 진단 서비스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푸조-시트로엥 전차종에 대한 정보가 다 들어있고, 차의 주행기록과 여러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PSA 그룹 공용이어서 국내 출시되지 않은 차의 정보도 들어있다.
점검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이미 나있던 흠집이 마음에 걸렸다. 여러 사람이 타는 회사차여서 흠집은 어쩔 수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니 복원하려면 차를 센터에 입고시켜야 하고, 그냥 탈 거면 칠은 당장 해줄 수 있단다. 컬러 담당 직원이 외장 색과 같은 페인트를 담아와서 섬세하게 덧칠해주는 배려까지 경험했다. 언뜻 보기엔 티가 잘 나지 않는다. 다행이다.
뛰어난 연비, 장거리 취재에도 큰 도움
푸조 308 1.6리터 모델을 회사차로 쓰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뛰어난 ‘연비’성능이다. 팀 별로 주말마다 지방 취재를 다니며 기름값이 ‘꽤’ 많이 나왔었다. 이땐 가솔린 중형차를 업무용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308이 합류하면서부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예전 같으면 주유 경고등이 들어오자 마자 주유소를 찾기 바빴던 사람들이 이젠 여유가 넘친다.
공인 복합연비는 16.2km다. 그렇지만 고속도로에서 시속 90~100km사이로 정속주행을 할 때 연비는 리터 당 25km를 훌쩍 넘어선다. 약 4,000km를 타며 누적된 평균연비는 리터 당 17.2km가 넘는다. 평일엔 차가 막히는 시내를 주로 다니고, 주말에 장거리 취재를 다닌 결과다. 운전 습관이 다른 여러 사람이 탔음에도 꽤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달릴 때 자세가 안정적이어서 장거리 운전에도 도움을 준다. 게다가 그동안 회사차라고 방치된 탓에 강한 햇살을 몸으로 느껴야 했지만 얼마 전 창문에도 좋은 필름을 붙였다. 이젠 햇살이 내리쬐는 날 지방 출장도 두렵지 않다.
뉴 308의 원래 이름은? 308 T9
이번엔 조금 지루한 얘기다. 약간(?)의 기술 얘기를 꺼내야 한다. 푸조 308은 PSA의 EMP2플랫폼을 쓴다. 시트로엥 C4 피카소가 처음 썼고, 푸조는 308에 처음 적용했다. 그러니까 308은 브랜드 내에서도 나름 상징적인 차다. 그리고 새로운 308의 원래 이름은 308 T9다.
중요한 건 엔진이다. 유로6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Blue HDi 엔진. Ad Blue(애드블루)라는 요소수를 쓰는 방식이어서 HDi 앞에 ‘블루’가 붙는다. 이 엔진은 촉매온도가 180도가 되면 요소수를 분사한다. 요소수는 물과 섞여 있다. 요소가 열을 받으면 암모니아 형태가 되는데, 촉매에 남아있다가 질소산화물과 결합해 질소와 물로 바뀌어 배출된다. 요소수는 1만5,000원쯤이고, 7만km마다 보충해줘야 한다.
다음으론 새로워진 변속기다. MCP가 아닌 EAT6 라는 아이신제 최신형 6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무게를 줄이고 구조를 개선해 효율이 뛰어나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변속기를 최신형으로 보강했으니 이젠 딱히 흠잡을 데가 줄었다.
글
박찬규 star@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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