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일요일 오전 7시 30분, 이른 아침이었지만 군포시청앞 주차장에는 18대의 자전거들이 제각각 라이더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에는 모두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 로고와 함께 'SBCU' 스티커가 붙어있다. 바로 스페셜라이즈드가 운영하는 자전거 시승 프로그램인 ‘테스트 더 베스트(Test The Best, 이하 TTB)’를 위해 준비된 자전거들이다.
테스트 더 베스트는 스페셜라이즈드 산하의 자전거 기술 교육 기관인 SBCU(Specialized Bicycle Components University)가 운영하는 자전거 시승 프로그램이다. 여러 자전거 유통사가 자전거 시승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자전거를 잠깐 타볼 수 있는 시승프로그램으로는 사실 자전거의 성능을 체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페셜라이즈드 TTB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라이더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의 성능을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기존의 자전거 시승 이벤트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테스트 더 베스트 - 스페셜라이즈드가 찾아갑니다
스페셜라이즈드 TTB는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부터 이색적이다. 시승을 위한 자전거가 라이더들을 직접 찾아 간다. 스페셜라이즈드 TTB는 각 지역 자전거 동호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동호회가 스페셜라이즈드 SBCU에 TTB 참가신청을 하면 시승할 인원과 라이더별 신체 사이즈 그리고 원하는 모델을 사전에 미리 파악한 다음, 참가 라이더에게 꼭 맞는 모델을 준비해 약속한 장소로 스페셜라이즈드 SBCU가 찾아가게 된다. 시승할 코스 역시 동호회 측에서 결정한다. 원한다면 평소 자주 찾는 라이딩 코스에서 스페셜라이즈드의 최신형 자전거를 타보며 성능의 차이를 충분히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열린 테스트 더 베스트의 주인공은 바로 안양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자전거 동호회인 ‘영 칼로리’였다. 주말 이른 아침임에도 많은 라이더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테스트 더 베스트를 신청한 인원은 총 18명이었으며 시승 라이더들을 위한 스페셜라이즈드의 최신 자전거 역시 18대가 마련되었다. 사전 조사를 통해 맞은 사이즈와 안장 높이가 미리 세팅되어 라이딩 전에 세팅을 조정 하는 불편함을 줄였다.
더불어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들에 장착되는 순정 부품들은 프레임 사이즈에 따라 세부 부품들의 크기도 상이하게 적용된다. 스페셜라이즈드의 피팅 프로그램인 바디 지오메트리 핏(Body Geometry fit)이 보유한 누적 데이터를 통해 적절한 사이즈의 부품으로 조립되는데, 스페셜라이즈드 시승차를 처음 만나는 라이더라도 대부분 큰 불편함 없이 자전거를 탈수 있다고 한다.
이날의 스페셜라이즈드 TTB 라이딩은 군포시청을 출발하여 화성시 남양읍 일대를 도는 일명 ‘남양TT’ 코스를 한 바퀴 돌고 복귀하는 일정으로 총거리는 70km에 이른다.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다. 하지만 영 칼로리가 주말 라이딩을 위해 평소 즐겨 찾는 곳으로, 그동안 내 자전거로 여러 번 달려본 보았던 코스를 스페셜라이즈드의 시승 자전거로 달려보며 성능을 충분히 비교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전국 각지의 라이더들과 함께한 테스트 더 베스트
스페셜라이즈드 TTB는 그동안 숨 가쁜 일정을 달려왔다. SBCU는 시승 행사를 위해 전국 각지의 자전거 동호회들을 찾아다녔다. 멀리는 부산부터 가까이는 대전과 원주시에 이르기까지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를 체험하고자하는 동호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갔다. 그리고 이번 영 칼로리를 위한 스페셜라이즈드 TTB가 이번 2015 시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행사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도권에서 진행된 테스트 더 베스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셜라이즈드 TTB를 진행하는 두 SBCU 인스트럭터의 말에 따르면 고급 자전거를 직접 보고 체험할 기회가 많은 수도권보다는 타 지역에서 TTB 행사에 대한 요청이 많았으며, 시승한 라이더들의 참여율은 물론 만족도까지 높았다고 한다. 테스트 더 베스트의 목적은 많은 라이더들이 최신기술이 적용된 스페셜라이즈드의 자전거를 확실히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돕고 이 자전거들로 더 나은 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현장에 집결한 라이더들은 자신이 신청한 자전거를 확인한 다음 SBCU가 미리 준비해둔 펌프와 정비도구 그리고 간단한 음식물로 라이딩 준비를 마쳤다. 총 18명의 라이더 중 2명이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영 칼로리 매니저의 코스 설명이 있은 후 라이더 그룹은 시청 앞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군포시를 나와 화성시 남양읍 일대까지의 도로는 주말이면 행락객 차량 행렬이 줄을 잇는다. 다행히 영 칼로리 회원들에게 익숙한 코스인 만큼 라이딩은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이루어졌으며 스페셜라이즈드 SBCU가 준비한 서포트 차량이 그룹 가장 후미를 따라가며 혹시 모를 기재고장과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어 더욱 든든했다. 스페셜라이즈드 직원들 역시 영 칼로리 그룹의 일원이 되어 라이더들에게 불편한 것은 없는지 자전거에 대한 느낌은 어떤지 여부에 대해 물어가며 라이딩 진행을 도왔다. 그리고 라이드매거진 기자도 테스트 더 베스트 라이딩에 함께 참가했다.
이날 영 칼로리 회원들이 테스트 한 자전거는 스페셜라이즈드의 대표적인 로드바이크 4종이다. 에어로 바이크의 대명사가 된 벤지(VENGE) ViAS, 여성용 경기용 로드바이크인 아미라(Amira) 그리고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타막(Tarmac) 디스크와 인듀어런스 바이크인 루베(Roubaix)였다. 저마다 개성과 특징이 분명한 스페셜라이즈드의 최신 자전거들은 영 칼로리 회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것으로 기대 되었다.
라이딩 그룹은 어천리 저수지를 지나 남양읍의 남양TT 코스 입구에 들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군포시청에서 이곳까지 달려오면서 다들 시승 자전거에 흠뻑 반한 것 같다. 익숙한 코스에서 그동안 자신들의 자전거로 달렸던 라이딩과 다른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된 영 칼로리 회원들은 휴식을 취하며 자전거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벤지는 강한 페달링에서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 그리고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을, 타막은 디스크 브레이크가 주는 편안한 제동의 이점, 아미라는 여성에게 맞는 사이즈가 주는 편안함과 수월한 컨트롤 그리고 루베는 디스크 브레이크의 제동력과 노면의 요철을 무시해도 될 것 같은 편안한 승차감에 대해 각각 만족스런 소감을 이야기 하였다.
이어진 남양TT 코스에서는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자율적인 라이딩, 흔히 말하는 ‘오픈’ 라이딩이 시작 되었다.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와 함께 자신의 한계를 시험 하고픈 라이더들은 최선을 다해 페달을 밟았다. 마치 그날 처음 타본 자전거가 아닌 것처럼 시승자전거를 손쉽게 다루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스페셜라이즈드 TTB에 참가한 라이더 중에는 행사가 끝난 후 자신의 라이딩 기록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라이딩 기록을 공유하여 순위를 측정해주는 스마트폰 앱인 스트라바(Strava)에 주행기록을 올렸을 때,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를 타고 진행한 TTB에서 가장 빠른 주행기록이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더들은 테스트 더 베스트에서 단순히 자전거의 느낌만이 좋은 게 아니라 실제 측정된 기록이 더 향상되는 체험을 통해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의 우수성을 알게 됨은 물론 라이더 자신도 더 나은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남양TT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발휘한 영 칼로리는 다시 코스 입구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새로운 자전거에서 자신의 기량을 한껏 발휘해본 회원들은 더욱 큰 만족감과 자신감을 충전한 듯한 모습이었다. 복귀 라이딩에서도 올 때와 마찬가지로 그룹을 이루어 안전하게 라이딩을 진행했다. 라이딩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체력의 소진을 느끼는 회원들이 발생할 때는 후미를 기다려 출발하곤 했다. 이때마다 SBCU 서포트 카는 라이딩 그룹의 후미를 지키며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
다시 군포시청 앞 주차장으로 돌아온 영 칼로리 회원들은 70km에 이르는 라이딩에 지친 기색보다도 스페셜라이즈드 TTB를 통한 즐거운 경험에 대한 만족감이 얼굴에 가득했다. 하루 동안 라이딩을 함께한 자전거를 반납하면서 자신들이 타본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에 대한 느낌을 서로 이야기 하고 SBCU 멤버들에게 피드백 하는 짤막한 시간이 이어졌다.
홍보를 넘어 라이더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시승행사
많은 자전거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자전거 시승행사를 열곤 한다. 하지만 잠깐 동안 타본 나에게 맞지 않는 자전거에서 그 성능을 제대로 알기란 쉽지 않다. 이런 시승행사에서 아쉬움을 느껴왔다면 스페셜라이즈드 TTB는 갈증을 해소해줄 것이다. 원하는 모델의 나에게 맞는 사이즈의 자전거를 익숙한 장소에서 충분한 시간동안 타볼 수 있다는 것은 자전거의 성능을 확실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전거는 타보기 전엔 말할 수 없다. 더군다나 레이스를 위한 최신기술들이 접목된 자전거라면 있는 경기에서 달리듯 힘껏 페달링을 해보지 않는다면 그 성능을 다 체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페셜라이즈드 TTB는 자전거를 진정한 우수성을 알게 해줄 시승 행사였다. 마지막으로 SBCU 멤버들에게 TTB의 목적에 대해 질문에 보았다. 너무나 뻔한 질문이었지만 이어진 대답은 멋진 것이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자전거로 라이더들을 만족시킬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더들이 편하게 자전거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으로 찾아가 충분히 탈수 있도록 하는 것이 테스트 더 베스트의 목적입니다.”
SBCU 인스트럭터의 말에서 스페셜라이즈드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스페셜라이즈드 TTB 시승행사와 같이 남다른 행보를 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안양 영 칼로리를 마지막으로 종료된 2015 테스트 더 베스트는 2016년에도 계속 된다고 한다. 단순히 제품홍보를 위한 시승행사를 넘어, 참가한 라이더들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자전거를 익숙한 코스에서 마음껏 경험해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한 해 동안 진행되었던 스페셜라이즈드 테스트 더 베스트의 성공적 종료를 축하하며 동시에 내년에는 더욱 활발한 활동으로 라이더들을 찾아가길 기대해 본다. 스페셜라이즈드 Test The Best의 진행, 접수에 대한 문의는 담당자 이메일 jihye.seong@specialized.com을 통해 가능하다.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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