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시장에서 여성라이더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주말에 열리는 동호회들의 라이딩 행사에서 여성라이더가 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더불어 여러 브랜드를 통해 소개되는 다양한 자전거 모델이 여성의 신체 특성과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라이더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성라이더의 빠르게 그리고 멋지게 자전거를 타고 싶은 바람은 남성들과 다르지 않다. 이전까지의 여성용 자전거들이 대체로 여성의 신체 사이즈에 맞추어 편안하게 탈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오늘날의 여성용 자전거들은 고성능을 지향하는 레이스용 바이크를 콘셉트로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사이클리스트가 날렵하고 빠른 로드바이크를 원하는 것에는 남녀 구분이 없다.

 

 

트렉 실크 SL(Silque SL)은 이런 여성라이더들의 생각이 반영된 로드바이크다. 여성을 위한 사이즈와 지오메트리로 제작되었으며 카본소재 프레임과 트렉의 최신기술인 아이소 스피드(ISO Speed)가 적용되어 주행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무광검정을 바탕으로 플라밍고 핑크로 포인트를 준 실크 SL은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로 진지한 스포츠 라이딩을 즐기는 여성라이더를 연상케 한다.

 

 

 

 

 

트렉의 여성용 자전거에는 WSD(Women's specific design)라는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된다. 트렉 실크 SL 역시 WSD 콘셉트가 반영된 모델로, 프레임의 성격을 결정짓는 지오메트리는 물론이고 자전거에 장착된 부품까지 여성이 자전거를 다루기에 편안하도록 세팅되었다. 크랭크의 체인링과 스프라켓과 같은 구동계는 물론 핸들바의 형태와 사이즈, 스템의 길이, 안장에 이르기까지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는 모든 부분을 여성이 사용하기에 편안하도록 구성한 놀라운 디테일을 보여준다.

 

 

프레임 사이즈는 44, 47, 50cm 세 가지로 작은 키의 여성도 충분히 탈수 있는 사이즈다. 구동계를 살펴보면 크랭크는 톱니 수 50T/34T의 콤팩트 체인링이 장착되었고, 카세트 스프라켓은 11-28T가 장착되었다. 고속주행 시 충분한 스피드를 내면서도 언덕에서는 가벼운 기어비를 제공한다. 페달링의 토크가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을 배려한 기어비 세팅이다. 여성라이더의 가벼운 무게를 살린다면 경쾌한 페달링으로 언덕에서 남성 라이더 못지않은 빠른 업힐이 가능할 것이다.

 

순정사양인 본트래거 레이스 핸들바 또한 가록 폭 36센티의 시중에서 보기 드문 부품이다. 어깨가 작은 여성들 라이더도 편하게 다룰 수 있고, 핸들바의 하단부가 높아 앞으로 숙이는 자세에서도 편안할 뿐 아니라 손이 작은 라이더라도 브레이크를 편안하게 잡을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안장 역시 여성을 위해 설계된 본트래거의 WSD 제품이 장착된다.

 

 

라이더가 자전거를 편안하다고 느낄수록 더욱 수월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편안한 자전거는 안전할 라이딩을 도울 뿐 아니라, 자전거를 잘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은 물론 더욱 즐거운 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경험 많은 라이더일수록 지오메트리부터 각 부품의 구성까지 나의 몸에 맞추는 '피팅(fitting)'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전거 구성을 여성의 신체에 맞춰 구성된 WSD 콘셉트는 로드바이크를 멋지게 타고 싶은 여성라이더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소스피드(ISO SPEED)는 노면으로부터 라이더에게 전달되는 요철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 흡수하기 위한 트렉 고유의 설계 콘셉트다. 그 대표적인 기술이 아이소스피드 디커플러(ISO Speed decoupler)이며 이 기술은 트렉 실크에도 적용되었다. 자전거의 중심에 해당하는 BB셸에서 안장을 지지하는 시트 튜브가 위로 길게 뻗어 올라왔는데, 탑튜브와 시트스테이 사이에서 관절로 연결되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 특이한 구조가 바로 아이소 스피드 디커플러의 핵심이다.

 

 

탑튜브에서 시트스테이가 양 갈래로 갈라지는 사이에 시트튜브는 원형 회전축으로 고정되어 있고, 주변은 플라스틱 커버와 고무소재의 완충재로 감싸여 있다. 아이소스피드가 적용된 자전거의 안장은 일반적인 자전거보다 훨씬 유연하게 앞뒤로 움직이며 탁월한 충격흡수 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안장과 시트튜브가 움직이더라도 자전거의 다른 부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의 전체적인 단단함과 앞으로 곧게 뻗어나가려는 직진성 같은 성질에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편안함 승차감과 강한 주행성능을 동시에 지닐 수 있게 하는 것이 아이소스피드 디커플러다. 

 

 

이 아이소스피드 콘셉트는 장거리와 험로를 달리기 위한 인듀어런스(Endurance) 장르의 레이스 바이크에서 다년간 검증을 거쳤고, 얼마 전 새롭게 태어난 트렉의 대표 레이스바이크인 마돈(Madone)에도 적용되었다. 노면의 진동을 효과적으로 분산하는 것은 곧 라이더가 안장위에서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라이더는 더 멀리, 더 빠르게 그리고 적은 힘으로 더 강한 라이딩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아이소스피드의 장점을 실크 SL에서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프레임 가장 전방에서 포크를 지지하는 헤드튜브(Head Tube)는 하단이 상단보다 구경이 넓은 테이퍼드(Tapered)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프레임의 비틀림이 적어 코너링 상황과 같이 자전거가 옆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하중을 받더라도 뛰어난 안정감을 제공하며 부드럽고 섬세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덕분에 라이더는 더욱 자신감 넘치는 주행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케이블은 모두 프레인 내부를 통과하게 설계되어 외관을 더욱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전자식 변속기도 장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모두 최신 로드바이크들에 적용되고 있는 설계들이다.

 

 

크랭크가 장착되는 BB셸(Bottom Bracket Shell)은 자전거의 중심에서 라이더의 체중과 페달링 파워 대부분을 받아내는 부위다. 가볍고 단단한 BB셸은 자전거의 빠른 가속성능 발휘를 위해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트렉 실크 SL에는 로드바이크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큰 규격인 BB90을 적용했다. BB90은 트렉의 독자적인 규격으로 컵 리스(Cup less) 방식의 베어링이 장착되어 가벼운 무게, 높은 힘 전달 효율을 보여준다.

 

 

체인 키퍼(Chain keeper)가 프레임과 통합된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체인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체인 키퍼는 이제 자전거에 필수적으로 장착해야하는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트렉은 이 체인 키퍼를 순정사양으로 프레임에 통합했다. 라이딩 중 체인이 빠져 길가에 주저앉아 손에 기름범벅을 하게 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트렉의 고유 기술인 듀오트랩(DuoTrap) 센서를 지원하는 부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체인 스테이에 속도와 케이던스(크랭크 회전 수)를 측정하는 센서를 내장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렉 듀오트랩 센서는 블루투스와 ANT+ 무선 통신을 하는 스마트 기기와 연동된다. 포크와 드롭아웃 부위에는 펜더(Fender, 물받이)를 장착하기 위한 마운트가 자그만하게 숨어 있다. 로드바이크의 날렵한 외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경우에 물받이를 장착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 하고 있다.

 

 

 

 

 

 

트렉 실크 SL의 시승은 최근 서울 광진구에 새롭게 문을 연 트렉 콘셉트 스토어 DKCA의 최혜경 CP가 맡아주었다. 그녀는 도로 사이클, 트랙 그리고 MTB 크로스컨트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전 엘리트 선수로,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사이클 경기 우승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을 마지막으로 선수로서는 은퇴했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사랑하는 열성 라이더다. 자전거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가진 그녀가 말하는 실크 SL은 어떨지 궁금해 졌다.

 

 

최혜경 CP는 이미 지난해부터 실크 SL을 타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실크 SL을 타기 전까지 자신이 선수시절에 사용했던 자전거가 최고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선수로서 최고의 순간을 함께한 자전거인 만큼 그 신뢰는 대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자전거들은 여성의 신장엔 맞지 않는 남성용 자전거들이었다. 그녀에게 제대로 된 여성용 로드바이크인 실크 SL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최혜경 CP가 1년간 겪어본 실크 SL,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전거선수로 활약했기 때문에 자전거를 다루는데 누구보다 능숙하다. 하지만 실크는 이전에 타왔던 많은 자전거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고 한다. 코너링과 댄싱과 같이 자전거가 좌우로 기울어진 상황은 물론 빠른 속도에서 내리막을 내려가거나 꾸준한 속도로 지속주행을 할 때도 다루기 편하고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그녀가 타왔던 레이스용 로드바이크는 대부분 남자 라이더를 위주로 만들어진 모델이었다. 하지만 여성 신체에 맞게 설계된 지오메트리의 효과로 실크SL은 내 손안에 들어오듯 쉽게 컨트롤할 수 있어 보다 자신 있고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실크 SL은 로드바이크를 처음 타는 여성라이더라도 빠르게 적응하고 라이딩의 재미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자전거라는 것이 최혜경 CP의 설명이다. 또한 여성의 신체에 맞춘 크기의 프레임이기 때문에 라이더의 실력이 늘어감에 따라 스템과 시트포스트 등 라이딩 포지션을 결정하는 부품도 다양한 사이즈와 타입으로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도 실크 SL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최혜경 CP는 실크 SL의 아이소스피드가 트렉만의 개성이며 동시에 매력 포인트가 되는 특징이라고 언급했다. 인듀어런스 장르에 사용되는 충격흡수를 위한 부품들은 로드바이크가 빠르게 달리기 위한 직진성과 같은 주행성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아이소스피드 디커플러는 충격흡수와 주행성능을 철저히 분리하였다. 안장에 앉을 때는 편안한 주행성능을 보여주지만 안장에서 일어나 강하게 페달을 밟으며 달릴 때는 단단하게 힘을 받쳐주는 특수한 구조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라이딩에서도 안장과 밀착되는 엉덩이 좌골 뼈와 허리 그리고 손과 어깨까지의 저림이나 피로가 확연히 적은 것이 아이소스피드의 특징이라는 설명에는 이미 도마니와 분과 같은 트렉의 다른 자전거를 시승해본 라이드매거진 기자들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최근 동호인 라이더들 사이에 유행하는 장거리 투어 라이딩과 그란폰도(Grand Fondo)에 참가하고자 하는 여성라이더라면 트랙 실크 SL은 가장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트렉의 최신기술인 아이소 스피드가 탑재된 된 여성용 로드바이크인 실크 SL의 등장은 그동안 여성용 퍼포먼스 로드바이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여성라이더들의 모습이 어느 때보다 많아진 지금, 실크 SL은 가장 필요한 자전거가 아닐까 생각된다. 트렉의 실크 SL이라면 이제 몸에 꼭 맞는 고성능 자전거를 통해 라이딩의 진짜 재미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프레임 : 400 시리즈 OCLV 카본, WSD 튠드 아이소스피드
포크 : 트렉 카본 로드, 카본 E2 스티어러
크랭크 : 시마노 울테그라 6800 50t/34t
시프터 : 시마노 울테그라 6800 11speed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6800
뒤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6800 11speed
카세트 : 시마노  울테그라 6800 11speed 11-28t
브레이크 : 시마노 울테그라 6800
휠세트 : 본트래거 레이스 튜브리스 레디
타이어 : 본트래거 R2 하드케이스 라이트, 아라미드 비드, 700x25c
스템 : 본트래거 엘리트, 31.8mm, 7도, 블렌더 속도계와 라이트 마운트 함께 제공
핸들바 : 본트래거 레이스, VR-S 섈로우 드롭, WSD 사이즈, 31.8mm
안장 : 본트래거 어피니티2 콤프 WSD, 할로우 크로몰리 레일
시트포스트 : 본트래거 카본, 2-볼트 헤드, 27.2mm, 8mm 오프셋
컬러 : Matte Trek Black/Flamingo Pink
사이즈 : 44. 47. 50cm가격 : 345만원
 

※시승차의 사양으로 판매모델과 일부 사양이 다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