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라이즈드는 MTB를 최초로 양산 판매한 자전거 메이커다. 스페셜라이즈드가 첫 MTB모델인 스텀점퍼를 출시했을 당시, 이를 알리는 포스터에는 ‘이것은 단순히 새로운 자전거가 아닌, 새로운 스포츠의 탄생이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일반적으로 많은 자전거 메이커들이 프레임을 만들고, 부품은 기성품을 장착한다. 하지만 스페셜라이즈드는 자전거 뿐 아니라 타이어에서 서스펜션까지 다양한 부품을 직접 개발생산 하는 종합 컴포넌트 메이커기이도 하며, 직접 개발한 자사의 부품을 이용하여 기존의 자전거 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타입 자전거의 탄생을 주도하기도 한다.



최근 스페셜라이즈드가 집중하는 분야 중 하나는 바로 ‘트레일(Trail)’ 바이크다. 많은 동호인 라이더들이 ‘MTB를 탄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즐기는 분야는 크로스컨트리에서 다운힐, 프리라이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모든 MTB 라이더들이 서로 경쟁하며 레이스를 벌이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험난한 미개척지 돌파를 목표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아니다. 아마 대부분의 동호인 라이더가 MTB를 타는 방식은 ‘산길을 즐기며’ 달리는 ‘트레일 라이딩’이 아닐까?

레이스용 초경량, 최신기술의 자전 거는 많은 라이더의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나 레이스용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반드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구름저항을 줄인 낮은 접지력의 타이어는 다루기 까다롭고, 근육을 쥐어짜내는 고속주행용 기어는 가파른 언덕을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다.



스페셜라이즈드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레이스 바이크보다 가파른 언덕을 더욱 쉽게 오를 수 있고, 코너에서도 덜 미끄러져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자전거라면 트레일 라이딩이 더욱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이런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타이어다. 기존 MTB 타이어보다 더욱 접지력이 높고 오프로드에서의 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타이어의 폭을 키우는 것이 해답이었다. 그 결과 스페셜라이즈드는 기존의 650b(27.5인치) MTB 타이어보다 훨씬 폭이 넓고 두툼한 650b+ 규격의 타이어를 장착한 ‘6패티(6FATTIE)' MTB 모델을 선보이게 된다.


 

팻바이크와 MTB의 장점 물려받은 6패티 타이어

자전거 메이커가 타이어에 집중하는 이유에 의문을 갖는 이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타이어는 자전거의 부품 중 유일하게 지면과 맞닿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전거가 지면을 꽉 붙들고 달릴지, 미끄러지며 넘어질지는 오로지 타이어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타이어는 자전거의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MTB와 로드바이크, 팻바이크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분명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타이어의 차이가 아닐까?



일반적으로 폭이 넓은 타이어를 장착하면 자전거가 앞으로 달리는데 저항이 커져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분명 실험실의 계측장비 위나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에서는 얇은 타이어를 장착한 로드바이크가 MTB보다 훨씬 빠르다. 하지만 과연 오프로드에서도 이런 상식이 통할까? 직선에서의 스피드 뿐 아니라 정교하고 민첩한 컨트롤이 가능하고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자전거야말로 트레일에서 ‘가장 빠른’ 자전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간단한 실험을 했다. 경사로를 이용해서 요철이 있는 노면에 기존의 29인치 MTB 휠과 27.5인치 휠에 폭 3인치의 두꺼운 타이어를 장착한 650B+ 휠을 굴리는 굉장히 단순한 실험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650b+ 쪽이 다양한 노면의 오프로드 구간을 주파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다양한 라이더와의 테스트라이딩과 실험을 통해 650b+타이어와 휠을 적용한 ‘6패티’가 트레일을 가장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라는 결론을 냈다.

 

- 스피드

스페셜라이즈드는 6패티 타이어의 장점 중 하나로 ‘스피드’를 꼽는다. 두툼한 타이어가 빠르다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났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게다가 6패티 타이어는 기존의 MTB 타이어보다 무겁다. 일단 6패티 타이어의 페달을 밟은 순간 앞으로 가속하는 느낌은 조금 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노면 굴곡이 많은 지역에서 6패티 타이어는 놀라운 관성 유지 능력을 보여준다. 기존의 타이어보다 노면 저항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직경이 큰 타이어가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밟고 넘어갈 뿐 아니라, 충분한 공기를 담고 있는 체적이 큰 타이어는 노면의 충격을 감싸 안으면서 유연하게 적응하며 달린다. 노면이 거칠수록 기존의 타이어보다 6패티 타이어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스피드 뿐 아니라 부드러운 승차감도 6패티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제원에 따르면 스페셜라이즈드 6패티 타이어의 설치 최대 공기압은 35psi지만, 라이딩을 위한 세팅은 최대 20psi까지를 권장한다. 하지만 실제 주행 시에는 15psi 미만의 공기압을 넣어도 충분하다. 일반적인 MTB 타이어 공기압의 절반 수준이다.



공기압이 낮다고 해서 타이어가 물렁물렁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6패티 타이어 내부의 용적이 크기 때문에, 15psi 정도의 압력만 유지하더라도 타이어 내부에 충전된 공기는 외부의 충격을 받아들였다가 이를 되돌리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저장한다. 20psi의 공기압을 완전히 충전한 상태라면 지나치게 통통거리는 느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거친 노면, 특히 모서리가 각진 단차를 타고 넘으며 타이어에 큰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라이더가 체감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6패티는 타이어가 찌그러지며 내부의 튜브를 손상시키는 ‘스네이크 비트’ 펑크와 같은 트러블이 일반 타이어보다 적고, 점프와 착지시의 충격에도 잘 버티며 보다 안정적인 착지를 할 수 있으니 더욱 과감한 도전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접지력과 조종성

“잘 미끄러지는 자전거가 좋나요? 덜 미끄러지는 자전거가 좋나요?”
이 질문에 쉽게 미끄러지는 자전거가 좋다고 말하는 라이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강력한 접지력은 6패티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스페셜라이즈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6패티의 27.5×3인치 타이어는 기존 MTB 타이어 대비 169%의 접지력을 낸다고 한다. 접지력이 강력하다는 것은 쉽게 말해 그만큼 덜 미끄러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덜 미끄러진다는 것은 속도를 낼 수 있는 한계가 조금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타이어 접지력을 가장 크게 체감하는 순간은 급격한 코너링을 시도할 때다. 자전거가 옆으로 기울며 지면과 접촉하는 면적이 줄어들면서 원심력을 못 이기고 바깥으로 밀려나가려는 순간 라이더는 본능적으로 속도를 줄이게 된다.



그러나 6패티 타이어는 더욱 넓은 면적으로 노면과 접촉하며 강하게 땅을 움켜쥔다. 바깥으로 덜 밀리니까 더 안정적인 느낌으로 달릴 수 있다. 더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만큼 더욱 빠른 속도로 코너링 할 수 있다. 기존의 MTB를 탈 때보다 더 쉽게 컨트롤 하고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만큼 더 즐겁다.



타이어의 무게가 무거워진 만큼 오르막에서는 더 힘들지 않을까? 스페셜라이즈드 그라운드 컨트롤 타이어를 비교해보자. 2블리스 레디 모델의 경우 650b×2.3인치 타이어의 무게가 675g, 29×2.3인치 타이어 무게는 720g, 650b×3인치 6패티 타이어의 무게는 1045g으로 훨씬 무거운 것은 맞다. 만약 잘 포장된 기나긴 오르막을 오른다면 필자 역시 6패티 타이어를 빼버리고 2.1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 싶다는 유혹을 참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산에서 만나는 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벼운 무게가 전부가 아니다. 가파른 경사를 만나 안장에서 일어나 페달을 내려찍으며 토크를 가하는 순간, 그대로 타이어가 지면에서 미끄러지며 헛돌아 자전거에 내려야만 했던 경험은 MTB라이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러나 6패티 타이어의 강력한 접지력이라면 지면을 움켜쥐고 자전거를 위로 끌어당기며 언덕을 기어오르는 추진력 또한 극대화 된다.



비에 젖은 트레일, 약간의 물기에도 쉽게 미끄러지는 나무뿌리 투성이의 길을 질주할 때, 흙모래가 푹푹 파이는 무른 노면이나 자갈투성이의 길을 달릴 때도 6패티는 훨씬 안정적이다. 6패티 타이어의 강력한 접지력과 뛰어난 조종성은 그만큼 어려웠던 MTB 라이딩을 쉽게 만들어주고, 더욱 즐거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 스페셜라이즈드 스텀점퍼 익스퍼트 카본 6패티

어쩌면 많은 라이더들이 6패티와 같은 새로운 MTB의 등장이 국내에서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스페셜라이즈드는 새로운 6패티야말로 트레일 라이더를 위한 최고의 자전거이며, 국내의 트레일 라이더에게도 6패티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과감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전국 각지의 스페셜라이즈드 대리점과 연계한 ‘6패티 테스트 바이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라이더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트레일 라이딩의 즐거움을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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