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익스플로러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정말 큰 차’였다. 큰 덩치는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차가 나를 보호해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거기엔 이름도 한 몫 한다. 익스플로러는 ‘탐험가’라는 뜻을 가졌다. 이름 때문일까. 어디든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차만 있으면 당장 정글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하고 웅장한 디자인



차를 타보기에 앞서 바뀐 외관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차는 부분변경 모델로 앞모습이 새로워졌다. 입체적으로 복잡한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커진 헤드라이트는 전면 디자인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다. 이런 굵직한 변화는 큰 몸집과 잘 어울린다. 이에 반해 실내 변화폭은 적다. 나무 질감을 그대로 살린 도어 패널과 부드러운 가죽 소재를 사용한 실내는 세단 같은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7인승의 이 차는 운전석과 동승석뿐만 아니라 2열과 3열 모두 넓고 푹신한 시트가 인상적이었다. 3열까지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넓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만족스럽다. 트렁크 공간도 넓다. 594리터나 된다. 2,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2,313리터의 적재공간이 생긴다. 오토캠핑처럼 짐이 많은 레저 활동을 하는 사람에겐 편리할 거 같다.




2.3 에코부스트 엔진



새로워진 익스플로러는 새 엔진이 적용됐다. 이 모델에 들어간 2.3 에코부스트 엔진은 트윈 터보차저 시스템이 결합된 2.3리터 4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다. 최고출력 274마력(PS, @5,500rpm), 최대토크 41.5kg·m(@2,500rpm)의 힘을 낸다. 기존 3.5리터 모델보다 출력은 작지만 토크는 약 15% 높다.



전체 길이가 5미터가 넘고, 무게도 2.1톤이 넘는 거대한 몸집을 2.3리터의 작은 엔진으로 움직여야 한다. 과연 실제 성능은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로에선 묵직하게, 오프로드에선 부드럽게



시트에 올랐다. SUV 차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시트 포지션이 높은 차는 어색하고 낯설다. 큰 SUV답게 올라타는 게 힘들었다. 운전석은 껑충하니 높았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차 크기가 가늠이 안 됐다. 평상시 운전하던 차보다 높고 커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기어노브 주변의 동그란 다이얼이 눈에 띄었다. 지형관리 시스템이다. 노면에 따른 차의 주행 세팅을 변경해 노면 충격을 줄여주고 승차감을 좋게 해주는 장치다. 평지, 오프로드, 진흙, 모래, 눈길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내리막에서 자동으로 저속으로 주행하는 힐 디센트 컨트롤도 포함됐다.



먼저 매끈한 도로를 달렸다. 묵직했다. 차고가 높지만 출렁임이 적었다. 의외였다. 가속을 해보니 폭발적인 힘은 아니지만 꾸준히 속도를 높여갔다. 차가 크고 각진 형태라 바람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바람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터빈 소리도 들려왔다. 트윈 터보차저 시스템이 결합된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이번엔 자갈길과 주먹만한 돌이 깔린 오프로드다. 주행모드는 달리면서도 바꿀 수 있다. 눈앞에 오르막이 보였다. 길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다. 전방 카메라를 활용하면 된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모니터에 비친 숨은 길을 보면서 잘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번엔 내리막이다. 힐 디센트 기능을 사용했다. 브레이크를 힘들게 밟지 않아도 속도가 빨라지지 않아 안정감이 들었다.



다양한 길을 달려보니, 어떤 길을 달려도 거기에 맞춰 만족스러운 승차감과 핸들링을 느낄 수 있었다. 똑똑한 서스펜션 덕분이었다. 이 차는 커브 컨트롤 기능의 전자 주행 시스템과 인텔리전트 4WD가 결합된 지형관리 시스템이 전·후륜 독립식 서스펜션을 조절한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편의장비 총집합



이 차에는 고급 세단 부럽지 않은 다양한 편의장비들이 들어찼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은 기본이고, 앞 차와의 간격에 따라 속도를 줄여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을 넘으면 차 스스로 차선 안쪽으로 이동시키는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충돌이 예상되면 경고음을 울리는 충돌 경고 시스템, 충돌 시 안전벨트에서 에어백이 전개되는 2열 시트 등 안전에 도움을 주는 기능들이 대거 들어있다.



또한, 짐을 많이, 그리고 자주 싣는 사람에게 편한 차다. 키의 버튼을 눌러 트렁크를 열 수도 있고, 트렁크 뒤편에서 두어 번의 발동작으로도 열 수 있었다. 짐을 싣기 위해 3열 시트를 접거나 펴는 것도 버튼을 누르면 다양한 형태로 바뀌었다.



이번 모델에 새롭게 추가된 편의장비는 마사지 기능의 1열 시트다. 허벅지와 등 부분을 마사지하는 이 기능은 자주 사용할 것 같지는 않지만, 졸릴 때 잠 깨는 용도로 쓰면 잠깐 효과는 볼 수 있을 거 같다.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싶다면



사흘간의 시승을 마치고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를 살펴보니 리터당 8.1km가 나왔다. 복합연비인 리터당 7.9km보다 높게 나왔다. 무거운 차를 작은 엔진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다.



처음 차에 오를 때 불편했던 부분들도 차츰 익숙해지고 점차 맘에 들 즈음 반납할 때가 됐다. 차를 돌려준 후 기자의 낡은 차로 옮겨 타자 다양한 편의장비가 들어 찬 뉴 익스플로러가 그리워졌다. 주말에 캠핑 계획을 세우다 보니 고급스러운 실내와 넉넉한 트렁크 공간, 다양한 편의품목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연비에 크게 개의치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대형 SUV를 찾는다면 고려해 볼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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