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오전, 충남 아산의 현충사 일대 도로에서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 레이스의 스테이지 4 레이스가 펼쳐졌다.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 레이스의 마지막 스테이지는 현충사를 출발하여 아산 시내의 신정호 관광단지를 한 바퀴 돈 이후 곡교천 순환도로를 5주회 하는 총거리 67.2km의 코스에서 진행된다.

 

이번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 레이스는 광복 70주년 기념 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출발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국의 구국정신이 깃들어 있는 현충사와 아산은 그 이름에 걸맞은 피날레를 장식할 무대다.

 

 

 

 

 

이른 아침부터 현충사 앞마당으로 각 팀 서포트카들이 도착하였다. 곧 자전거를 내리고 트레이너 위에서 웜 업을 시작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띈다. 마지막 날이지만 첫날에 이상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아직 승부가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프린트 포인트 두 번과 마지막 피니쉬에서의 순위에 따라 개인종합우승자의 옐로우 저지와 스프린터 및 베스트 영 라이더 저지의 주인, 심지어 팀 종합 순위까지 뒤바뀔 수 있는 아슬아슬한 시간차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지 4에는 피니쉬라인을 포함해 보너스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3번의 기회가 있기에 우승자의 행방을 정하는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다.

 

 

전날 미처 시상하지 못했던 세 번째 구간 옐로우 저지에 대한 시상식이 출발 전 열렸다. 주말을 맞아 선수들의 모습을 보러 온 갤러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출발지에서 많은 박수와 축하를 받으며 고양시 팀 페달링(Team Pedaling)의 김대신 선수가 단상에 올라 레이스 리더를 상징하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었다.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위해 선수들은 출발선 앞으로 도열했다. 스테이지 4 67.2km의 코스는 주로 평지로 이루어진 코스로, 경기 중후반 곡교천 일대 순환도로 5바퀴가 가장 중요한 승부처다. 1주회와 3주회의 스프린트 포인트 그리고 피니쉬 지점에서 주어지는 보너스 타임을 어느 선수가 차지하게 될지 그 여부에 따라 종합시상식의 포디엄 자리가 바뀌게 될 것이다. 순위를 뒤집기 위해 우승을 노리는 선수는 모든 스프린트 경쟁에서 3위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움직임을 방어하기 위한 팀에서는 에이스가 직접 경쟁에 뛰어들거나 라이벌 팀에게 점수를 뺏기지 않기 위해 팀원들이 대신 순위 안에 들어 보너스 타임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곧이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출발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선수들은 현충사를 빠져 나갔다. 신정호 관광단지에 들어서기 직전, 4구간 경주 시작을 알리는 깃발이 선두 유도 차량에서 나부끼자마자 한 선수가 펠로톤에서 뛰쳐나와 브레이크어웨이(Break away)를 시도했다. 바로 팀 자이언트(Team Giant)의 김남형 선수였다.

 

 

가장 먼저 화살의 시위를 당긴 김남형 선수는 5주회가 순환이 시작되는 현충사 입구 삼거리까지 홀로 달려 나갔다. 첫날 홍성 스테이지에서도 인상적인 독주를 보여준 김남형 선수가 브레이크어웨이에 성공하여 스프린트 포인트에 걸려 있는 보너스 타임을 독식하게 된다면 종합순위를 올릴 수 있음은 물론이고 설령 금방 펠로톤에 흡수 되더라도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 대회 4일 동안 진행되고 있는 인터넷 생중계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인터넷 생중계라는 팬들을 위한 새로운 즐길 거리가 이번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에 추가되었다. 또한 선수들은 스폰서와 팀에 대한 광고효과를 위해서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이날은 가장 주목을 받게 되는 마지막 스테이지인 만큼 각 팀의 리더 선수들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 위해 홀로 선두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산 시내를 다섯 바퀴 도는 동안 팀 캐니언-엘 에스 알(Team Canyon LSR)의 성종민, 캐논데일 레이싱팀(CANNONDALE RACING TEAM)의 이환걸, 위아위스 팀 레드사이클링(WIAWIS TEAM RED CYCLING)의 변정수 선수가 그룹을 뛰쳐나와 달려 카메라의 단독 샷을 받아냈다. 경기 중반 캐논데일 레이싱의 이환걸, 팀 바이클로&신영의 배준호, 박지웅 선수가 어제 경기에서 벌어진 시간차를 만회하고자 회심의 브레이크어웨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린 펠로톤은 이를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선수들이 총거리 67.2km를 달린 평균속도는 무려 42.8km/h였다.

 

 

모두들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스프린트 포인트와 보너스 타임이 걸린 현충사 입구로 선수들의 무리가 들어섰다. 2주회와 4주회에 있었던 두 번의 스프린트 경합에서 팀 아미스타(Team AMISTAR)의 정승균 선수는 두 번 모두 가장 먼저 통과하여 총 10점을 가져갔다. 끝까지 경합을 벌인 팀 바이클로&신영의 박지웅 선수는 첫 번째 스프린트 포인트에서 2위로 들어오며 3점을 얻었지만 두 번째에서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스프린트 저지 보다 중요했던 것은 바로 옐로우 저지를 노리는 개인종합순위 경쟁자들 간의 보너스 타임 경합이었다. 동 타임을 기록하고 있는 옐로우 저지 라이벌인 김민수와 김대신, 두 선수 중 스프린트 지점에 걸린 보너스 타임을 가져간 선수는 바로 김민수였다. 

 

 

 

 

 

엘파마 탑스피드의 김민수는 두 번째 스프린트 포인트에서 3위로 골인하며 보너스 타임 1초를 가져갔다. 중간결과로 본다면 김민수 선수에게 옐로우 저지가 수여되게 된다. 이제 선수들은 다시 곡교천 일대 순환 도로를 돌아 다시 현충사 입구를 2번 지난 이후 현충사로 골인하며 경기를 마무리 하게 된다. 결승지점에서 만약, 김민수와 김대신 두 선수 중 누군가 3위 이내로 들어온다면 경기 종료 이후 시상식에서 가장 영광스런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모든 갤러리들과 스태프들이 결승지점으로 빠른 걸음을 옮겼다.

 

투어 레이스의 여러 스테이지 우승 중 마지막 날의 승리를 가장 영광스러운 것으로 여긴다. 옐로우 저지 경쟁에 못지않게 갤러리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오늘의 스테이지 우승이었다. 코스의 마지막 1km는 현충사 입구에서 크게 좌회전을 하며 결승구간에 진입하게 되어 파워 못지않게 노련한 컨트롤 실력이 요구된다. 마지막 곡교천 순환도로에서 빠져나와 2km 표지판이 보이자 스프린터간의 자리싸움으로 펠로톤의 속도는 점차 증가하면서 선수들의 대열도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마지막 코너를 돌아 피니쉬 라인을 향해 달려오는 선수들 중 녹색 유니폼과 네온컬러 장갑으로 눈에 띄는 선수가 중앙에서 달려나오는 것이 포착되었다. 그대로 자전거를 밀고 앞으로 나온 이 선수는 승리를 확신하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쭉 뻗는 멋진 세레모니와 함께 피니쉬라인을 넘었다. 바로 캐논데일 레이싱 팀의 강연덕 선수였다. 노련한 위치선정과 타이밍으로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 레이스 파이널 스테이지의 우승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은 옐로우 저지 라이벌들의 순위에 집중되었다. 3위까지 주어지는 보너스 타임 때문이다. 뒤이어 들어온 선수는 티포스 펠트(T-FORCE FELT)의 권용대 그리고 팀 아미스타의 정승균 선수였다. 옐로우 저지를 입고 있던 김대신 선수는 5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김대신과 동 타임을 기록하고 있던 김민수 선수 역시 피니쉬라인 스프린트에서는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스프린트 포인트로 얻은 보너스 타임 1초로 개인종합순위 1위를 결정지었다.

 

 

현충사로 골인한 직후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는 팀원들은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4일간의 경기를 잘 마무리 하였다는 것에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매일같이 격렬한 경쟁 속에 361km를 달려온 이 선수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수준 높은 동호인 선수들이다. 이 대회에서 포디엄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완주한 것만으로도 뛰어난 기량을 증명한 셈이다. 경기를 마친 모두가 승리자였다.

 

 

 

 

 

곧이어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는 종합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시상식 전 준비된 4일간 경기의 영상이 장내에 방영될 때 모두 레이스의 순간순간을 떠올리며 박수를 치고 기뻐했다. 첫 번째 시상은 베스트 우먼 라이더로 엘파마 탑스피드의 최소연 선수가 수상하였다. 최소연 선수는 올해 유일한 여성 참가 선수다. 지난해는 많은 여성 선수들이 참가하여 여성최우수 라이더를 위한 핑크 저지를 놓고 경합을 벌였으나 올해는 팀당 참가인원이 줄어든 관계로 여성 선수가 대부분 참가하지 못하였으며 핑크 저지도 수여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일한 여성 라이더인 최소연 선수는 뛰어난 기량으로 남자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이번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에서 활약했다. 다음해에는 많은 여성 선수가 참가할 수 있길 기원해 본다.

 

 

이어진 모범 심판 상은 박인국 심판이 수상하였다. 박인국 심판을 비롯하여 모든 운영진과 관할 지역단체와 경찰은 4일간 경기에서 선수들의 안전과 대회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었다. 성공적인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 대회 뒤에서 수고해주신 이분들께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최우수 감독상에는 팀 캐니언-엘 에스 알의 양동균 감독이 시상대에 올랐다. 양동균 감독은 뛰어난 전략과 팀 운영으로 팀 캐니언-엘 에스 알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다.

 

 

이제 오늘의 주인공들을 축하할 차례가 왔다. 가장 먼저 가장 값진 구간우승을 차지한 마지막 스테이지 4 우승자 강연덕 선수가 포디엄에 올랐다. 2구간에서 옐로우 저지를 차지한데 이어 마지막 구간 우승을 차지한 캐논데일 레이싱 팀은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첫 번째 저지의 주인공은 베스트 영 라이더(Best Young Rider)를 차지한 팀 하이바이크 세븐힐즈(Team HAIBIKE SevenHills)의 이상훈 선수였다. 이상훈 선수는 스테이지 3의 브레이크어웨이 그룹에서 온힘을 쏟아 승리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어 팀 바이클로&신영의 박지웅 선수와 팀 포커스 세븐레이싱(Team Focus Seven Racing)의 손승용 선수가 각 2,3위에 올랐다.

 

 

오르막길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킹 오브 마운틴(King of Mountain, KOM) 저지는 팀 아미스타의 다니엘 마크왈트(Daniel Marquardt)가 차지했다. 2, 3 구간에 있었던 킹 오브 마운틴 지점을 1, 3위로 통과하며 포인트를 쌓았다. 2위를 기록한 엘파마 탑스피드의 김민수 선수와 동점이나 2구간 산악구간에서 1위 기록이 인정되어 저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푸른색 스프린트 저지의 주인공은 오늘 마지막 스테이지의 스프린트 포인트를 모두 독식하며 승부를 뒤집은 팀 아미스타의 정승균 선수가 입게 되었다. 마지막 결승지점을 넘을 때까지 주인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던 스프린트 경쟁은 지켜보는 사이클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역시 멋진 활약을 펼친 팀 바이클로&신영의 박지웅 선수 그리고 고양시 팀 페달링의 김대신 선수가 2, 3위에 올랐다.

 

 

마지막 날 시상식에서만 볼 수 있지만 4벌의 저지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승리가 있다. 바로 팀 종합우승이다. 지난 3구간까지 상위 3개 팀이 동점으로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다. 매일의 경기마다 각 팀의 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하여 팀 순위를 정한다. 모든 팀원이 골고루 실력을 갖춘 강팀이 받게 되는 부문이다. 4일 동안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팀 캐니언-엘 에스 알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어서 팀 하이바이크 세븐힐즈 그리고 팀 페달링이 2, 3위에 랭크되어 팀원 모두가 함께 포디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에서 단 한명의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옐로우 저지는 팀 엘파마 탑 스피드의 김민수 선수에게 수여되었다. 김민수 선수는 지난 스테이지 3에서 구간 우승을 차지하며 종합순위 공동 1위로 뛰어올랐으며 스테이지 2, 3에서 브레이크어웨이 그룹을 이끌며 가장 많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이기도 하다. 스테이지3 종료 이후 옐로우 저지는 동일한 기록을 가졌으나 구간기록 합산이 더 좋았던 김대신 선수에 아깝게 내줘야만 했다. 그러나 마지막 스테이지 두 번째 스프린트 포인트에서 3위로 골인하며 1초의 보너스 타임을 획득하여 간발의 차이로 옐로우 저지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김민수 선수는 단 1초 차이로 결정된 명승부를 보여주었다. 또한 스테이지 2, 3에서의 공격적인 경기운영이 특히 돋보였다. 이번 투르 드 코리아 2015 스페셜의 MVP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이 선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종합우승을 두고 경합을 벌인 김대신 선수는 2위에, 팀 캐니언-엘 에스 알의 김춘호 선수는 3위에 올랐다.

 

 

때로는 협동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4일을 함께 보냈던 이들은 멋진 추억을 남겼다는 말로 경기 소감을 남겼다. 포디엄에 올랐던 선수들뿐만이 아닌 모든 참가 선수들은 한 해 동안 투르 드 코리아를 위해 달려왔다. 멋진 경기를 안전하게 치르고 한해 시즌을 마무리 하는 지금이 가장 뜻 깊은 순간이자 그동안의 땀방울과 노력을 보상받은 시간들이었을 것이다.

 

 

투르 드 코리아는 올해도 멋진 경기와 새로운 스타 라이더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들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경기가 끝날 때 쯤 부쩍 앞으로 다가온 겨울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의 아쉬움도 남겼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는 3월이면 2016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을 향한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가 다시 시작된다. 다가올 2016 시즌에 동호인들의 열정적인 질주 그리고 초여름에 열리는 엘리트 선수들이 8일간 전국에서 펼칠 투르 드 코리아 2016도 기대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