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자전거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어느 때보다 각 메이커 간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외 수입 자전거 메이커들과 토종 메이커들의 격전지인데, 세계적인 유명 자전거 메이커라 해도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모델을 매년 선보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반면 토종 자전거 메이커들은 국내 라이더들이 선호하는 사양으로 무장한 경쟁력 있는 모델을 빠르게 선보이고 업그레이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자전거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해외 자전거 메이커들이 선보인 새로운 규격과 기술을 국내 자전거 메이커들이 도입하는데 다소 시간차가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국내 자전거 메이커들이 기술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사양의 도입은 신중하게, 국내 라이더들이 원하는 기술의 도입에는 적극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일례로 엘파마는 2016년 MTB 라인업에도 프레스 방식이 아닌 나사산으로 결합되는 베어링 컵 방식의 BB(Bottom Bracket)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베어링 프레스 방식을 사용한 자전거에서 간혹 발생하는 소음문제를 국내 라이더들이 민감하게 여기며 여전히 많은 라이더들이 기존 규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시마노의 신형 XTR과 XT에 적용된 사이드스윙 방식 앞 디레일러는 출시와 거의 동시에 이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프레임을 선보였고, 2016년 모델부터는 드롭아웃의 교체를 통해 MTB 상급 모델이 스루액슬 방식 휠세트를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철저히 국내 라이더의 취향을 반영한 모델을 내놓는 엘파마의 전략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한 듯하다.


 

환타시아 G 팀 - 최신 사양으로 더욱 강력해진 엘파마 기함

기함(Flagship)이란 함대를 지휘하는 사령선을 의미하며 한편으로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모델을 가리키는 말이다. 엘파마는 나상훈 선수를 비롯한 국내 최고수준의 MTB 라이더들이 소속된 '팀 엘파마'를 후원하며 이들을 위한 최상급 레이스모델인 환타시아 G 팀 에디션(FANTASIA G TEAM EDITION)을 기함으로 내세우고 있다. 엘파마의 MTB 모델들은 프레임의 이름 + 컴포넌트의 등급으로 모델명이 정해지는데, 환타시아 G 프레임에 레이스에 최적화된 고성능 컴포넌트를 장착한 모델이 바로 환타시아 G 팀 에디션이라 보면 정확하다.



2016 엘파마 환타시아 G 프레임의 카본소재와 제조공법은 기본적으로 작년 모델과 동일하게 미쓰비시 HR40 고탄성 카본소재와 MR60 고강성 카본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U.U.D.라는 UD카본레이어 적층기법으로 최고급 카본소재의 특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자전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이너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는데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드롭아웃의 변화다. 엘파마 환타시아 G 프레임은 2016년 모델부터 기존의 135×9mm QR방식에서 최신 MTB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142×12mm 스루액슬 방식 휠세트를 장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되었다.



2015년과 2016년 모델의 드롭아웃 형태를 비교하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 2015년 모델의 드롭아웃은 카본으로 만들어졌는데, 2016년 모델은 이를 일부 깎아낸 다음 알루미늄 드롭아웃을 새로 장착한 듯한 형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알루미늄 드롭아웃이 장착되는 부분만 살짝 달라진 것을 보아 2015년 프레임과 동일한 프레임 몰드를 통해 제작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약간의 변화가 가져오는 성능의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기존 QR방식을 프레임에 바퀴가 걸려있는 형태라고 표현한다면, 12mm 스루액슬 방식은 바퀴축이 프레임을 관통하면서 뒷삼각의 좌우를 연결하는 구조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뒷삼각 전체가 트러스구조를 이루며 높은 강성을 갖기 때문에 라이더가 온 몸의 체중을 실어 댄싱하거나 다운힐 중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질 때처럼 프레임에 큰 부하가 걸리더라도, 특히 비틀림에 강하게 버틸 뿐 아니라 브레이크시의 진동 또한 감소하게 된다.

드롭아웃 외 체인스테이 브리지가 생략된 것도 2016년 모델의 변화다. 브리지를 생략해도 드롭아웃이 바뀌면서 전체적인 프레임 강성은 더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 외 약간의 페인팅과 데칼 변화를 제외하곤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DT 스위스의 최신형 컴포넌트 장착

2016 엘파마 환타시아 G 팀 에디션은 작년의 모델이 그러했듯 올해도 DT스위스의 최상급 컴포넌트가 장착된다. 이는 엘파마 브랜드의 모회사인 (주)엠비에스코퍼레이션이 DT스위스 컴포넌트의 국내 공식 수입처라는 배경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라이더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환영할만한 부분이다.



DT스위스 컴포넌트는 수차례 월드챔피언을 차지한 MTB 라이더 니노 슐터가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세계적으로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제품들이다. 올해 환타시아 G 팀 에디션에 장착된 DT스위스 'OPM O.D.L. LTD 팀 에디션' 서스펜션 포크는 기존에 출시된 모델을 튜닝 해 성능을 더욱 높인 것으로 전 세계 300개 한정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OPM O.D.L. LTD 팀 에디션 서스펜션 포크의 무게는 액슬을 포함했음에도 불과 1455g에 불과하며, 이는 경쟁사들의 XC용 서스펜션 포크 대비 200g 이상 가볍다. 극한의 경량화를 이루면서도 레이스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강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기존의 OPM O.D.L.과 달리 LTD 팀 에디션 모델은 서스펜션 포크의 스티어러튜브와 크라운에 카본소재를, 로워 레그는 마그네슘을 사용해 스위스에서 제작했다. 게다가 단순히 무게만 줄인 것이 아니라 스웨덴 SKF와 공동 개발한 신형 더스트 실을 장착해 마찰저항을 줄여 작은 충격에도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했다.

휠세트는 포크와 마찬가지로 DT스위스의 신형 XMC 1200 27.5를 장착했다. DT스위스의 공식 매뉴얼에 따르면 XC올라운더 및 올마운틴, 그리고 경량 엔듀로 레이스용 휠세트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허브는 DT스위스가 자랑하는 36T 스타래칫시스템을 적용한 스플라인, 림은 폭 30mm의 와이드 카본 림으로 훅리스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엘파마 환타시아 G 팀 에디션에 장착된 XMC 1200 27.5 휠세트는 작년모델에 장착되었던 XRC 1250 휠세트보다는 무겁다. 그러나 후크리스(Hookless) 디자인과 폭 30mm의 광폭 림 적용, 그리고 리어 휠의 142×12mm 스루액슬의 적용으로 더욱 강력한 오프로드 주파성능과 코너링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매년 점점 거칠어지는 월드컵 클래스의 XC 레이스에서도 충분히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스펙이다.

구동계는 시마노의 XTR M9000 시리즈의 기계식 모델을 사용했다. 형제기인 환타시아 G970 Di2 모델에는 전동식 구동계인 XTR Di2를 사용했지만, 팀 에디션에는 최신기술보다 레이스에서 신뢰할 수 있는 컴포넌트를 최우선으로 선정한 것이라 여겨진다.

핸들바와 스템, 시트포스트는 엘파마의 카본 컴포넌트를 장착했다. 작년과 동일한 스펙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약간의 변화가 있는데, 핸들바의 폭은 700mm로 작년대비 40mm가 넓어지고, 스템은 10mm가 줄어들었다. 이 같은 변화는 보다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주행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러 메이커의 레이스바이크들이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엘파마의 새로운 기함, 2016 환타시아 G 팀 에디션에 장착된 컴포넌트는 올해도 역시 더 이상 업그레이드 할 부분이 보이지 않는 뛰어난 구성을 보여준다. 작년 모델과 비교해 서스펜션은 업그레이드 했고, 휠세트는 무게가 늘어난 대신 더 뛰어난 내구성과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추구했다. 그리고 가격은 무려 100만원이 더 내렸다. 750만원이라는 완성차의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라이더도 있겠지만, 장착된 컴포넌트의 가치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시승

이미 기존의 환타시아 G 팀 에디션 모델을 시승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번 시승은 2015년 모델과의 비교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환타시아 G 시리즈를 시승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부분이지만 가벼운 무게감에는 매번 놀라게 된다. 이번 환타시아 G 팀 에디션의 무게를 재는 것부터 시작했다. 실측 무게는 8.97kg, 작년에 시승했던 모델보다 무게가 약 200g 정도 더 가벼워졌다.

프레임에 스루액슬을 적용하고 휠세트도 작년보다 살짝 무거워졌는데도 전체 자전거의 무게는 더 가벼워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일단 경량화 된 것이 확실한 컴포넌트는 DT스위스 OPM O.D.L 팀 에디션 포크다. 크라운이 알루미늄에서 카본으로 업그레이드 된 모델이니 이 부분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이 확실하고, 프레임에서도 일정부분 군살을 뺐을 것으로 여겨진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동안에는 간혹 무게감을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가파른 언덕에서 더 가볍게 치고 올라가는 맛이 더 좋아졌을 것은 분명하고, 이를 환영하지 않을 라이더는 없을 것이다.



DT스위스 OPM O.D.L. 포크의 반응속도는 무척이나 빠르고 부드럽다. 팀 에디션은 SKF의 레이싱 더스트 실이 적용되어 마찰저항을 더욱 줄였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얼마나 더 부드러워졌는지 기억속의 이전모델과 비교우위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단 이전에도 시승하며 느꼈던 것이지만 민감한 서스펜션의 능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리바운드 스피드를 살짝 빠르게 세팅한 다음 조금씩 자신에게 맞춰 가감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더스트실의 마찰저항보다도 더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포크의 무게다. 무게가 가벼워져서 좋은 것은 힐클라임만이 아니다. 굉장히 핸들링이 가볍고 자전거를 다루기가 쉽다. 사실 자전거의 무게에 신경을 썼지 포크의 경량화에 크게 신경을 쓴 적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초경량의 포크를 장착한 모델이다 보니 이러한 특징을 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이전 모델에서도 프레임은 충분히 단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를 정정한다. 스루액슬이 적용된 2016 엘파마 환타시아 G 프레임은 작년 모델과 전혀 다르다고 느껴진다. 체중을 실어 짓눌렀을 때도 뒷삼각이 뒤틀리는 느낌 없이 즉각적인 추진력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굉장히 경쾌하다. 스루액슬이 적용된다는 것, 이것은 단순히 바퀴를 단단하게 결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프레임 전체의 강성을 크게 높여준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15년 프레임과 거의 동일한 프레임이지만 드롭아웃의 교체만으로 이런 성능 향상을 가져온다는 점을 직접 체감하고 나니 앞으로는 기존의 QR 방식에 결코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16 엘파마 환타시아 G 팀 에디션의 성능은 이전과 전혀 다른 자전거라고 느껴질 만큼 업그레이드 했다. 더 가벼워지고, 높은 강성과 안정감, 우수한 컴포넌트의 장착과 가격의 인하까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다. 한층 더 강력해진 엘파마의 기함과 함께라면 어떤 레이스에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16 엘파마 환타시아 G 팀 에디션 제원

프레임 : 엘파마 환타시아 G
포크 : DT스위스 OPM O.D.L. 팀 에디션 27.5 100mm, 15mm 스루액슬
크랭크 : 시마노 XTR FC-M9000-2 36X26T
시프터 : 시마노 XTR SL-M9000
앞 디레일러 : 시마노 XTR FD-M9020-L 사이드 스윙
뒤 디레일러 : 시마노 XTR RD-M9000 SGS 11단
카세트 : 시마노 XTR CS-M9001, 11-40T 11단
체인 : 시마노 XTR CN-HG900-11
브레이크 : 시마노 XTR BL/BR-M9000
로터 : 시마노 XTR SM-RT99 180/160mm
타이어 : 슈발베 레이싱랄프 EVO 튜브리스이지 27.5×2.1
휠세트 : DT스위스 XMC 1200 CL 스플라인 27.5
스템 : 환타시아 카본, 31.8mm, 80mm
핸들바 : 환타시아 카본, 31.8mm, 700mm 플랫
안장 : 셀레이탈리아 SLR 슈퍼플로우 130 Ti레일
시트포스트 : 환타시아 카본, 31.6mm, 400mm
사이즈 : 340, 370, 400, 440, 470
색상 : 매트블랙/글로스블랙, 글로스블랙/프리즘레드
가격 : 7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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