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영하의 매서운 추위가 몸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지만 자전거 라이더들의 열정을 식힐 순 없는 모양이다. 추운 날씨가 계속 되고 있음에도 햇빛이 강한 한낮에 자전거 도로에 나가보면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겨울철 라이딩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을 경우, 젖은 노면이나 쌓인 눈에 의해 신발 외부는 물론 내부에 물기가 침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라이딩 중 발생하는 땀에 의해 발이 조금씩 젖고 체온을 조금씩 빼앗겨 동상에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발이 다른 신체부위보다 민감하지 않다는 관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발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수분에 젖지 않게 하는 것은 얼굴과 손의 보호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어떻게 발을 감싸야 할까? 가장 좋은 것은 동계용 슈즈인 ‘사이클링 부츠’를 착용하는 것이다. 겨울철 라이딩을 즐기는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필수품이 된 부츠는 유연한 외피가 발목까지 완전히 구조에 찬바람과 습기 눈을 막아주는 방풍·방수소재로 만들어졌고, 내피는 따뜻한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겨울철 라이딩에 최적화 된 만큼 두터운 양말을 착용할 것에 대비해 내부 공간이 넉넉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동계용 사이클링 부츠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로 출시되지만 각 브랜드마다 조금씩 기능과 특징이 다르다. 이탈리아의 전통 있는 사이클링 슈즈 메이커인 게르네(GAERNE)는 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 두 장르 모두 동계용 사이클링 부츠를 출시하고 있다.
G. WINTER MTB/ROAD GORE-TEX
-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한 최상의 사이클링 부츠
: 게르네 G. 윈터 MTB 고어텍스 슈즈
방수, 방풍이 뛰어난 동시에 투습성을 가지고 있어 보온은 유지하며 내부의 열기와 수분은 배출하는 멤브레인(membrane) 기능성 소재는 다양한 방한용품에 사용된다. 그 중에서 유명한 것이 바로 독일 고어사가 개발한 소재인 ‘고어텍스(Gore-Tex)’인데, 방한용품에 붙어있는 고어텍스 태그는 곧 제품의 성능에 대한 보증수표와도 같이 여겨진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겨울철에도 일단 라이딩이 시작되고 나면 옷과 신발 내부는 땀과 열기로 가득 찬다. 특히 방수, 방풍 소재로 몸을 감쌌을 경우 내부의 열기와 습도가 크게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외부의 수분 침투를 막으면서 몸이 발산하는 수증기를 배출하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다면 더욱 쾌적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고어텍스라는 소재가 좋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음에도 정작 슈즈의 어떤 부위가 고어텍스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잘 모르는 라이더들도 있다. 사실 고어텍스 소재를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운데, 이는 신발의 외피와 내피 사이에 들어가는 층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한 신발들은 대부분 신발의 발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발전체를 감싸는 주머니 형태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설령 발이 눈이나 물속에 빠지더라도 발목을 통해 눈이나 물이 들어오는 것만 막아준다면 우수한 방수성능을 보이며, 장화처럼 완전히 밀폐된 신발과는 달리 신발 내부의 열기와 습기는 배출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고어텍스 슈즈가 완벽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라이딩 중 외부의 이물질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 게르네 G. 윈터 로드 고어텍스 슈즈
게르네 G. 윈터 MTB/로드 고어텍스 슈즈는 밑창을 제외하면 서로 동일한 모델이다. 로드 모델은 페달링 시 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탄소섬유 강화 나일론 밑창을 사용했고, MTB 모델은 자전거에서 내려 걷거나 뛰는데 불편함을 줄일 수 있도록 유연한 유리섬유-나일론 밑창을 사용했다. 또한 MTB 부츠들의 밑창에 적용된 트레드인 THSR-아이스그립(THSR-ICEGRIP)은 습하거나 얼음이 언 지형에서도 미끄러짐을 최소화하기 위한 특수한 소재로 이루어졌다. 로드용 부츠의 밑창에는 앞, 뒤로 미끄럼 방지 고무 굽이 있어 걸을 때 높은 안전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징은 게르네 G. 윈터 이외에도 이번에 소개할 게르네 G. 스톰, G. 아틱스/아키라 모델이 모두 동일하다.
게르네 G. 윈터 MTB/로드는 매끄러운 디자인의 커버 안쪽에 신발 끈이 감추어져 있고 이를 통해 발을 고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끈을 묶고 매듭짓는 번거로움 없이 잠금장치를 통해 신발 끈을 고정할 수 있다. 보아다이얼과 같은 시스템을 생각하면 다소 번거롭지만 고장의 염려가 없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신발 끈을 고정한 다음에는 발등에서 발목까지를 커버로 덮게 된다. 이 커버는 무척 유연하고 탄성 있는 소재로 벨크로를 이용해 고정하게 되는데, 외부에서 이물질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막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커버를 고정하는 위치에 따라 발등과 발목을 죄어주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발목은 상당히 유연하게 제작되어 계속되는 페달링뿐 아니라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다. 외피와 내피 까지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구조는 외부의 찬 공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동시에 내부온도의 손실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G. STORM MTB/ROAD
- 다이얼을 통해 더욱 편안한 착화감을
: 게르네 G. 스톰 MTB 슈즈. 보아다이얼이 적용되었고, 커버를 벗기지 않은 상태에서도 다이얼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보아(Boa) 다이얼은 대부분의 레이스용 사이클링 슈즈에 사용될 만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무게가 가벼울 뿐 아니라 신발의 착화감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고 단단하게 발을 고정시켜주는 것은 물론 가늘고 유연한 스테인리스스틸 와이어가 신발의 고정부위를 균일한 압력으로 당김으로서 발의 특정부위에 심한 압력이 가해지는 현상을 줄여준다.
또 라이더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중에도 다이얼을 조절할 수 있을 만큼 다루기도 쉽다. 보아 다이얼은 앞으로 스트랩이나 신발 끈을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게르네의 G. 스톰 은 보아 다이얼을 장착한 최신의 사이클링 부츠라고 볼 수 있다.
: 게르네 G. 스톰 로드 슈즈
게르네 G. 스톰 MTB/로드 슈즈는 G. 윈터와 마찬가지로 MTB와 로드모델이 바닥의 형태를 제외하면 사실상 같은 디자인의 모델이다. G. 윈터가 멤브레인 소재를 사용한 통기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면, G. 스톰은 완벽한 방수성능을 갖추고 외부환경으로부터 발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으며 3M 신슐레이트(thinsulate) 보온재를 사용해 발을 감싼 혹한용 사이클링 부츠다.
발목과 발등은 두툼한 커버로 감쌌는데, 발등의 커버를 덮은 후 발목의 커버가 겹쳐지는 이중구조로 외부 이물질의 침투를 막는다. 또한 커버의 안쪽에도 두툼한 보온재가 들어있어 체온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디자인 되었다.
발등 커버의 안쪽은 보아다이얼과 케이블이 들어있는데, 커버를 덮어도 다이얼 부분이 살짝 외부로 노출되어 손쉽게 착화감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신발의 외부는 인조가죽 소재로 완전히 감쌌으며, 방수처리를 통해 눈과 비에 맞서 발을 지킬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G. ARTIX MTB / G. AKIRA ROAD
: 게르네 G. 아틱스 MTB 슈즈는 MTB 라이더를 위한 엔트리 급 사이클링 부츠다.
: 로드바이크 라이더를 위한 슈즈인 게르네 G. 아키라 로드
G. 아키라 로드와 G. 아틱스 MTB는 게르네 동계 사이클링 부츠의 엔트리 급 모델이다. 하지만 사이클링 부츠의 기본성능인 방한, 방수 기능을 모두 갖추었고, 발등과 발목을 감싸는 벨크로 방식의 커버, 유리섬유-나일론 밑창과 뒤꿈치를 단단히 고정해주는 힐 컵의 디자인을 비롯한 상위 모델의 장점을 대부분 물려받은 모델이다.
G. 아키라/아틱스는 G. 스톰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방수성능, 그리고 3M 신슐레이트 보온재를 통해 뛰어난 방한성능을 보여준다. 보아 다이얼을 적용한 G. 스톰과는 달리 신발 끈을 이용해 착화감을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지만, 신발 끈 잠금장치를 적용해 쉽게 신거나 벗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발 뒤꿈치를 고정하는 힐 컵 디자인, 그리고 카본-나일론 및 유리섬유-나일론과 THSR-아이스그립(THSR-ICEGRIP) 트레드에 이르기까지 상위 모델의 특징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합리적인 가격의 고성능 사이클링 부츠를 원하는 라이더라면 G. 아틱스 MTB / G. 아키라 로드 모델은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직접 신어본 게르네 동계용 부츠
동계 사이클링 부츠와 함께라면 과연 얼마나 따뜻한 라이딩을 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앞선다. 동계 라이딩에서는 움직임을 둔하게 하는 과도하게 두꺼운 옷보다는 기능성 소재 옷을 여러 개 겹쳐 입고 모자와 장갑 그리고 신발을 잘 선택함이 옳다. 그런 의미에서 동계부츠는 체온을 유지하고 겨울철 쉽게 젖을 수 있는 발을 보호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겨울철에 눈이 쌓여도 산악자전거 라이딩은 계속 된다. 오히려 눈 덮인 산에서 즐기는 라이딩은 특유의 재미가 있어 산악자전거 마니아라면 이때를 기다리기도 한다. 눈을 즐기러 왔다면 그 안에 빠져보고 젖어들어야 제 맛이다. 산악자전거 라이딩의 재미는 코스와 하나가 되는데 있다. 과감하고 거친 주행은 라이딩을 더욱 즐겁게 한다. 비록 자전거와 의류들이 흙 범벅이 되지만 그것 또한 즐거움의 일부가 된다. 한참을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겹겹이 입은 동계 기능성의류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렇다면 과연 신발은 어떨까?
양말이 새것같이 뽀송뽀송하다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 것이다. 약간의 땀이 스며들긴 했지만 두터운 슈즈커버를 착용할 때보다 훨씬 깨끗한 상태였다. 더욱 놀라웠던 건 라이딩 하는 도중에 발이 시리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발목까지 올라오는 디자인은 외부의 추위가 신발 안쪽으로 침투하려는 것을 완벽하게 막아준다.
신발을 착용하기 전 바닥의 트레드 고무가 다소 말랑말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차가운 노면의 냉기가 닿았을 때 고무 트레드는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고,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는 지면을 붙잡는 마찰력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단단한 흙은 물론 바위나 나무뿌리를 밟고 올라설 때도 미끄럼 없이 안정감 있는 접지감이 인상적이다. MTB용 사이클링 슈즈를 신고 등산을 하려는 이는 없겠지만, 사이클링 슈즈가 아닌 등산용 트레일 슈즈에도 이런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발목의 움직임이 편안하다.
처음 소개한 바와 같이 잘 준비된 장비는 동계 라이딩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을 넘어 더욱 안전하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게르네가 소개하고 있는 동계용 클립리스 부츠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겨울철에도 시즌오프를 맞이하지 않도록 본격적인 방한장비에 관심을 갖는 라이더 또한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머지않아 동계 부츠가 겨울 시즌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게르네 사이클링 부츠와 함께라면 즐겁고 안전한 동계 라이딩 시즌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글
장낙규 rockyou@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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