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은 다양한 가격대와 스타일 그리고 기능으로 종류만 해도 천차만별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 화려하고 강인한 느낌을 주는, 당장이라도 자전거 경기에 출전해야만 할 것 같은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다소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멋스러움을 잃지 않은' 혹은 ‘일상복과 잘 어울리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의 헬멧은 찾기 쉬울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흔치 않다.



하지만 이런 헬멧을 찾아다니던 라이더들이 고민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클래식하고 심플한 디자인에 스포티한 성능까지 갖춘 헬멧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완성도 높은 마감과 더불어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 노하우까지 고스란히 헬멧에 녹아들었다. 이 헬멧의 정체는 바로 스페셜라이즈드의 2016년 신제품 ‘에어넷(Airnet)’이다.


: 과거 레이서들이 착용했던 보호장구인 헤어넷(좌)과 스페셜라이즈드 에어넷 헬멧(우)

아마 클래식 바이크를 좋아한다면 벌써 이름에서 이 헬멧의 정체를 눈치 챘을지도 모르겠다. 충격흡수재에 플라스틱 셸을 씌운 현대적인 헬멧이 등장하기 전, 가죽과 푹신한 패드로 만들어 졌던 헤어넷(Hairnet) 헬멧을 연상하게 하는 이름이다. 아니나 다를까 디자인 또한 헤어넷 헬멧의 클래식한 모습에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아마 에어넷이라는 이름은 ‘에어로다이내믹스’와 ‘헤어넷 헬멧의 클래식한 디자인’이라는 의미를 합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스페셜라이즈드의 노하우가 담긴 - 에어넷

: 스페셜라이즈드는 세계에서 가장 공기저항이 적은 헬멧을 만들기 위해 맥라렌과 협업하기도 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혁신적인 자전거만큼이나 헬멧과 슈즈 그리고 라이더를 위한 용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헬멧 분야에서는 뛰어난 통풍성과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프리베일(Prevail), 공기역학적 설계로 최고의 찬사를 받은 이베이드(Evade)에 이르기까지 헬멧 전문 브랜드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 앞모습은 클래식한 헤어넷 헬멧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헬멧 하단부에 다른 스페셜라이즈드 헬멧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가로방향의 통풍구가 에어넷 헬멧에도 적용되었다는 점이 재미있다.



: 후두부의 거대한 통풍구가 인상적이다. 통풍구 하단의 검은 띠는 야간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반사 스티커다.



하지만 본격적인 레이스용 헬멧들을 부담스러워하는 라이더도 있고, 비싼 가격 때문에 가볍고도 쾌적한 고성능 헬멧의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캐주얼한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쓰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헬멧을 완성해 내었다. 국내 출시된 에어넷 헬멧은 ‘아시안 핏’ 모델로, 스페셜라이즈드의 다른 헬멧처럼 SM/MD, LG/LX의 2가지 사이즈로 출시되며 컬러는 화이트, 블랙, 라이트블루/레드의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 스페셜라이즈드 에어넷 헬멧은 일상복이나 클래식한 스타일의 라이딩 복장과도 잘 어울린다. 또한 탈착식 선바이저가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캡을 쓰지 않아도 된다.



헬멧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물론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충격 흡수재의 성능은 사실 헬멧의 메이커나 모델에 따른 성능차이가 크지 않다. 그보다 헬멧을 고를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편안하게 쓸 수 있는지, 그리고 머리에 꼭 맞게 고정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머리를 고정하게 되는 후두부의 다이얼 시스템은 상당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두상에 맞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하며 사용자가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도록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스페셜라이즈드 헬멧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마인드셋 마이크로 다이얼 피팅(Mindset micro fitting)시스템은 다이얼의 크기가 작고 조작감이 가벼워 장갑을 낀 손으로도 쉽게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후두부와 옆면을 잇는 와이어들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매우 작은 단위로 조절되는 다이얼은 머리를 단단히 고정하는 동시에 압박은 덜 느낄 수 있는 정도로 미세하게 세팅이 가능하다.





헬멧이 머리에 편안하고 단단하게 고정된다면 다음으로 보아야 할 것은 통풍성이다. 라이딩 중 머리에서 발산되는 열기를 헬멧 밖으로 배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넷 헬멧은 헬멧 내부 앞뒤를 연결하는 깊고 긴 에어터널 그리고 측면의 벤트 홀을 포함해 4면의 공기순환 터널을 형성한다. 이러한 4차원 냉각 시스템은 다른 스페셜라이즈드의 헬멧에서 그 성능과 효과가 증명되었다.





헬멧 내부에서 머리를 감싸는 drirelease® 메리노 울 소재 패드는 땀의 흡수와 건조가 빨라 헬멧 속을 언제나 쾌적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또한 턱끈에는 4× 드라이라이트(Drilite) 소재를 사용해 땀이나 수분에 젖어도 늘어나지 않으며 동시에 부드럽고 가벼워 착용 시 피부에 닿아도 거부감이 적다.



또한 야간 라이딩 시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후두부의 반사 스티커, 헬멧 전후방의 구멍을 이용해 고글이나 안경을 끼울 수 있도록 한 미끄럼방지 ‘벤트 그립퍼’ 등에서 라이더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잘 아는 스페셜라이즈드의 노하우가 묻어난다.



기능을 살펴보니 웬만한 고급 헬멧이 부럽지 않다. 하지만 이제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바로 헬멧을 썼을 때도 우스꽝스럽지 않고 멋스러운가의 문제다. 물론 착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헬멧 양 옆이 튀어나온 흔히 말하는 '버섯돌이' 헬멧이라면 선택이 망설여질 것이다.



하지만 착용 후 거울을 보았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리고 한숨은 다시 한 번 큰 만족감으로 바뀌었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에어넷의 외형은 얼굴보다 과도하게 크지 않으며 두상의 외곽선에서 옆으로 많이 벗어나지 않는다. 착용 후 모습은 이베이드의 멋진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레이스용 최상급 헬멧들보다는 다소 무겁다는 점이다. SM/MD 사이즈의 공식 무게는 314그램이며 LG/XL의 무게는 353그램이다.



스페셜라이즈드 에어넷 헬멧은 CPSC, SNELL B90A, CE, AS/NZS 등 전 세계 각 국가의 소비자 안전 기준을 통과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안전기준 인증을 받아 KC마크를 획득하였다. 에어넷의 국내 공식 출시 가격은 16만원이다. 아주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순 없지만 자전거를 새로운 취미로 선택하거나 교통수단, 때로는 레저를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헬멧이 진짜 기능을 발휘하는 순간은 라이더가 자전거에서 넘어지거나 머리가 충격을 받게 되는 때이다. 그 순간 헬멧은 자신을 희생하여 주인 대신 그 충격을 흡수하며 머리를 보호한다. 하지만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위해서는 평소에 항상 헬멧을 쓰고 다녀야 하며, 평소에 쓰기에 편하고 부담이 없어야 '누구나 쉽게 평소에' 쓰게 된다. 그런 점에서 에어넷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EVERYDAY' 헬멧이 될 것이다. 아직 헬멧을 고르지 못했다면 2016년 스페셜라이즈드의 에어넷과 함께 라이딩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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