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광고 경쟁력만큼은 세계 일등

현대차가 광고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회사 광고 세 편이 글로벌 브랜드들의 광고 경연장인 수퍼볼 광고 대전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2016 수퍼볼 광고 순위를 매기는 미국의 주력 일간지 USA투데이는 2월7일(현지시간), 현대차가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수퍼볼을 통해 내보낸 광고 모두가 TOP10 안에 들었으며, 이중 제네시스 광고 ‘첫 데이트(First Date)’ 편이 최고의 광고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USA투데이의 ‘광고 선호도 조사(USA Today Super Bowl Ad Meter)’에서 1위를 차지한 제네시스 광고 첫 데이트(First Date) 편은 수퍼볼에서 방영된 총 63개 광고 중 10점 만점에 6.9점을 받으며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일간지는 “제네시스(프로젝트명 DH)의 최첨단 기능을 돋보이게 연출한 유명 코미디언 케빈 하트(Kevin Hart)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코믹한 스토리가 광고의 볼거리“라면서, “이는 현대차가 역대 수퍼볼 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자동차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일등을 차지하고 지난 1989년 광고 선호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비(非) 미국 브랜드로는 사상 처음 정상에 오르는 영예를 안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USA투데이 광고 선호도 조사 1위를 차지한 제네시스 광고 덕분에 우리의 제네시스 브랜드를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 깊이 각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5위와 6위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먼저 5위를 기록한 ‘라이언빌(Ryanville)’ 편은 한마을에 사는 모든 남성을 캐나다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로 그려 보는 이로 하여금 코믹함을 유발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이 광고는 10점 만점에 6.27점을 받았다. 6위를 차지한 ‘추격전(The Chase)’ 편은 올 뉴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의 스마트 기능으로 야생곰의 위협으로부터 탈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스릴 있게 그려내 10점 만점에 6.19점을 기록했다.

이런 화려한 성적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건 아니다. 이 회사는 2008년 수퍼볼 광고에 처음 참여했던 시점부터 기발하고 유쾌한 광고 스토리를 풀어내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항상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인 광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2년, 벨로스터 터보와 치타의 드래그 레이스를 보여주는 ‘벨로스터와 겨루기 싫은 치타(Cheetah won’t race Veloster)’ 편으로 종합순위 8위에 랭크 됐었고 10점 만점에 8.16점을 받았었다. 2013년에는 산타페를 탄 강한 어린이들을 내세운 ‘어린이 풋볼 팀(kids football team)’ 편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었다. 점수는 6.65점이었다.

이어 2014년에도 제네시스 긴급제동시스템을 소재로 한 ‘아빠의 육감(Dad's Sixth Sense)’ 편으로 자동차 부문 1위, 전체 6위를 차지했고 점수는 10점 만점에 6.87점을 획득했었다. 지난해는 아쉽게도 수퍼볼 광고를 진행하지 않아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새로운 차 출시 부재로 광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

비록 2015년 수퍼볼 광고에서는 현대차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회사가 수년간 쌓아온 수퍼볼 광고 제작 경험이 올해 ‘최고의 광고’를 거머쥘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의 광고 성적은?

2016 수퍼볼 광고판을 석권한 현대차 광고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광고는 혼다의 광고였다. ‘사랑을 전하는 새로운 트럭(A New Truck to Love)’이란 제목의 이 광고는 노래를 부르는 양 떼를 태운 혼다의 뉴 픽업 트럭 리지라인이 나와 보는 이로 맑고 청아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10점 만점에 6.13점을 받으며 7위에 자리매김했다. 이어 아우디가 우주 비행사를 주제로 한 ‘사령관(Commander)’ 편이 10점 만점에 6.04점을 받으며 8위를 차지했다. 이 작품은 우주 비행기에 아우디 R8을 빗대어 이 차가 첨단의 기술력은 물론 빠른 가속력을 갖췄다는 걸 표현했다.

이번 USA투데이 광고 선호도 조사를 후원한 지프는 사람들의 얼굴을 담은 ‘초상화(Portraits)’ 편으로 13위를 기록했다. 점수는 10점 만점에 5.70점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영상미를 드러냈다는 게 조사 기관의 주장.

현대차의 형제 브랜드인 기아차는 올 뉴 옵티마(한국명 K5)를 주제로 한 ‘웰켄의 옷장(Walken Closet)’ 편으로 5.61점을 획득했다. 순위는 15위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인 크리스토퍼 월켄(Christopher Walken)이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

자동차 회사가 만든 광고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광고는 어큐라의 ‘그의 대답(what he said)’ 편으로 10점 만점에 4.37점을 받으며 47위에 이름을 올렸다.

USA투데이 광고 선호도 조사는?

USA투데이는 1989년부터 슈퍼볼 중계방송 시 집행된 광고에 대해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조사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한편의 광고를 주별, 성별, 연령대별 선호도 등으로 나눠 객관적인 점수를 뽑아내는 걸로 유명하다. 여기서 나온 수치는 10점 만점 척도의 평균값으로 재환산 돼 1위부터 마지막인 63위까지의 순위를 결정짓는다.

수퍼볼은 어떤 게임?

수퍼볼은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National Football League) 우승팀과 아메리칸풋볼리그(AFC, American Football League) 우승팀 간의 챔피언결정전을 뜻한다. 이 경기는 처음 AFL-NFL 세계선수권대회라고 하였으나 AFL에 소속된 캔자스 시티 치프스(Kansas City Chiefs)팀 구단주인 레이머 헌트의 제안으로 슈퍼볼(Super Bowl)이라 부르게 됐다.

매년 1억 명 이상의 미국인이 미디어를 통해 대회를 보며, 시청률은 해마다 70% 이상을 웃돈다. 따라서 중계 방송료 수입도 어마어마하다. 광고비는 30초에 60억원, 초당 2억원의 천문학적인 단가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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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우 msw@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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